[사설]취약계층 외면한 윤석열 정부 경제정책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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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취약계층 외면한 윤석열 정부 경제정책 방향
  • 편집부
  • 승인 2022.06.23 11:31
  • 수정 2022-12-05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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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가 6월 16일 향후 5년간 경제정책 운용방향을 담은 ‘새 정부 경제정책 방향’ 청사진을 내놨다. 이날 발표된 경제정책 방향은 한마디로 대기업과 부자들에 대한 감세가 골자이다. 경제운용의 주체를 정부 주도에서 민간과 기업으로 전환하고, 법인세 감세와 세제 특례 제공, 상속세 납부 유예, 최고경영자 형사처벌 완화는 물론 노동자와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중대재해처벌법과 공정거래법 등도 손질해 규제 완화 등을 통해 대기업과 부자들의 경제활동을 집중적으로 지원해 경제를 살리겠다는 내용이다. 하지만, 정작 서민을 위해 시급한 물가대책 등 민생 해법은 물론 골 깊은 양극화 해소와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대한 별다른 대책이 보이지 않아 걱정스럽다.


 장애인 경제정책을 보면, 수요자 맞춤형 통합지원을 강화함으로써 삶의 질을 향상하겠다며 구체적인 목표들을 제시했지만, ‘장애인개인예산제 단계적 도입’ 계획 외에 새로운 게 없이 전 정부가 추진해온 국정과제의 재탕 수준에 그쳤다. 2024년까지 시범사업 중인 ‘최중증발달장애인 24시간 돌봄’과 ‘탈시설 지역사회 자립지원 사업’은 평가를 거쳐 확대 추진한다거나 내년 1월까지 노선버스 대·폐차 시 저상버스 의무도입 추진, 내년까지 장애인콜택시 약 5천 대 증차, 중증장애아동 돌봄 등 양육지원 강화, 장애인 소득·고용 보장 강화, 장애인건강주치의 활성화, 장애인 건강권 보장 강화 등등. 정부가 매년 대책이랍시고 읊어대는 시나리오와 다름없다. 장애인 경제정책 방향이라 이름 붙이기에도 민망한 수준이다. 


 문제는 정작 장애인들이 요구하는 핵심 내용은 정부가 매번 재정부족을 이유로 쏙 빼놓고 외면하고 있다는 점이다. 장애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돌봄’이 아닌 ‘자립’인데 이러한 비전이 구체적으로 담겨 있지 않고 정책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게 장애계 지적이다. 올해 장애인권리예산 반영과 장애인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출근길 지하철 투쟁과 발달장애인 가족들의 잇따른 극단적 선택으로 추모 분향소를 설치하고 발달장애인 국가책임을 촉구하는 등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윤석열 정부는 책임 있는 답변은커녕 나 몰라라 하고 있지 않은가. 장애인들을 위한 일자리 확충, 예산반영 등 정작 담겨야 할 핵심 내용이 빠진 장애인 경제정책 운용방향이 졸속이란 비난을 면키 어려운 이유다.

 한국 경제가 고물가와 고금리, 고환율이라는 '3고(高)'에 시달리고 있다. 이 같은 3고로 서민의 고통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다. 생활물가 상승으로 인한 후폭풍이 취약계층에 집중될 것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코로나 위기를 거치며 더욱 악화된 자산 양극화에 대해서도 문제의식이 아예 보이지 않는다. 부유층과 대기업을 상대로 세수를 늘려 취약계층에 선별 지원해도 모자랄 판에 고소득층의 세금을 깎아주겠다고 나서니, 당면한 현실문제 해결과는 너무도 괴리감이 크다.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 운용방향이 서민 등골을 빼서 부자와 대기업을 살리겠다는 심산이 아닌가. 안타깝게도 서민 희생만을 강요하는 군사독재 시절 경제정책으로 회귀를 예고한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사에서 드러난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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