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인가? 배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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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려인가? 배제인가?
  • 편집부
  • 승인 2022.05.06 09:31
  • 수정 2022-05-06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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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한세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하루하루 빠르게 변화하는 일상을 살면서 우리는 타인에게 다양한 배려와 다양한 배제를 경험하게 된다. 우리는 어떠한 배려와 배제를 경험하게 될까?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잠시 주위를 돌아보며 생각해 보자.

어린이집에는 0세~만 5세까지의 영유아들이 생활한다. 각각의 아이들은 다양성을 가지고 있다. 노래를 잘하는 아이,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아이, 아이들에게 웃음을 주는 아이, 말보다는 몸으로 표현하는 아이, 눈에 슬픔을 가득 담고 있는 아이, 아직 말을 하지 못하는 아이, 배움이 늦은 아이, 자신만 아는 아이 등 다양한 아이들이 생활하고 있다. 작은 사회의 연장선인 어린이집에서도 배움이 늦거나 언어 지연으로 인해 말을 하지 못하는 영유아에게는 상대적으로 기회가 덜 주어진다. 교사의 발문이나 놀이 활동에 있어서 약간의 배려를 가장한 배제가 이루어진다. 아이에게 말하기 전에 교사가 알아서 행동하거나 친구들 간에 장난감으로 인한 갈등 상황 속에서도 “아직 표현이 서투르니까 네가 좀 이해해 주면 어떨까?” 하며 그 아이가 스스로 자신을 표현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 과연 이것이 배려인가? 배제인가?

교복을 입고 휠체어를 탄 학생을 바라볼 때 우리는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이 학생은 체육 시간에 한 번도 체육을 해본 적이 없다고 한다. 교사는 공을 가지고 놀이할 때 몸이 불편하니까 나름 배려를 한 것이다. 그 학생도 그 행동을 배려라고 생각할까? 그러나 그 학생은 배려가 아닌 자신을 배제한 것이라고 말한다. 과연 교사의 행동은 배려인가? 아니면 배제인가?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장애인 연령분포는 10대 미만이 3%, 20~29세 7%, 40~49세 13%, 50~69세 21%, 70세 이상이 36%로 나이가 들수록 장애인구는 증가추세이다. 이는 70세 이상이 되면 10명 중 4명이 장애인구에 속한다는 의미이다. 나이가 들수록 장애는 나와 거리가 먼 이야기가 아니며 노인가족 안에서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과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는 대한민국 국민의 장애에 대한 편견을 해결하고자 매년 장애인 인식 강사를 양성하고 있다. 100인 이상의 사업장은 반드시 연 1회 장애인 인식개선 강의를 진행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 사회는 배려와 배제가 존재한다. 선천적인 장애든, 후천적인 장애든 혹은 노화로 인한 자연스러운 장애를 갖게 될 때 우리 사회가 장애에 대한 따뜻한 마음만 열려 있다면 장애는 배려나 배제를 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나와 다름을 인정하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잘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때로는 장애인에게 불편해 보이는 상황을 배려하고자 배제하는 상황이 장애인에게는 활동을 할 수 없는 제약의 조건으로 작용할 때가 많다. 이것은 진정 그들을 위한 배려일까? 아니면 배제일까? 앞으로 배려를 하기 전에 장애인 당사자의 입장과 마음을 먼저 생각해 본다면 배제가 아닌 배려가 존재하는 따뜻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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