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직함이 민망한 이준석의 약자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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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대표 직함이 민망한 이준석의 약자인식
  • 편집부
  • 승인 2022.04.07 09:22
  • 수정 2022.04.07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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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의 ‘장애인 이동권 보장·장애인 권리예산 반영’을 요구하기 위한 출근 시간대 지하철 시위를 두고 “수백만 서울시민의 아침을 볼모로 잡는 부조리”로 규정하고 “서울경찰청과 서울교통공사 등 관계당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며 사실상 공권력의 물리적 대응을 촉구한 발언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제1야당 대표이자 곧 집권여당의 대표가 될 자의 그릇된 약자인식과 사회의제 인식 수준에 공당의 대표란 직함을 붙이기에도 민망할 지경이다. 21년간 이어온 장애인의 정당한 이동권 요구 시위를 ‘부조리’로 매도하는 야당 대표란 자의 언행이 갈수록 가관이다. 오죽하면 같은 당 소속 시각장애인 김예지 의원이 “책임을 통감한다.”며 무릎을 꿇었겠는가.

이준석은 지난 3월 25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서울경찰청과 서울교통공사는 안전요원 등을 적극 투입해 정시성이 생명인 서울지하철의 수백만 승객이 특정 단체의 인질이 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 장애인 승객에게 정차 후 일정 시간이 지난 뒤 출입문 취급을 위해 탑승 제한을 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독설을 쏟아냈다. 그런데, 그의 이중성은 전장연이 공개한 속기록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그는 지난해 8월 24일 전장연과 국회 면담에서, 저상버스 도입 등 장애계 요구사항 예산 배정을 반대하는 기획재정부에 대해 “저희가 기재부 혼내는 방법은 대선 성공하는 것밖에 없다. 하여튼 당 대표 주안점은 이동권, 계속해서 관심 갖겠다.”고 해놓고 대선이 끝나자마자 안면을 바꾼 것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그의 정략적 사실 왜곡이다. 장애인의 순수한 이동권 보장 요구조차 정략적인 투쟁으로 호도하고 있다. 이준석은 “문재인 정부 하의 박원순 시정에서 장애인 이동권을 위해 했던 약속들을 지키지 못했다는 이유로 오세훈 시장이 들어선 뒤에 지속적으로 시위를 하는 것은 의아한 부분”이라며 흑색선전했다. 그러나, 장애인 이동권 투쟁은 2001년 1월 오이도역, 2002년 발산역의 장애인 리프트 추락 사망을 계기로 20년 전부터 지속돼 왔다. 장애계의 단식투쟁 결과, 이명박 전 서울시장 당시 서울시는 ‘장애인이동권보장 종합대책’을 통해 2004년까지 모든 서울 지하철 역사에 엘리베이터 설치를 약속했지만 지켜지지 않았던 게 발단이다. 이후 줄곧 서울시나 중앙정부나 정치권이 외면해온 사안이다.

장애인 이동권 시위에 대해 “언더도그마(약자는 무조건 선하고 강자는 무조건 악하다고 인식하는 현상) 담론으로 묻으려 한다.”는 이준석의 주장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자신은 아버지 인맥으로 정계에 입문해놓고도 공정과 능력주의를 앞세워, 대선 과정에서 여성할당제 등과 여성가족부 폐지를 언급하며 성별 갈등을 조장했다. 장애인들이 오죽했으면 비난을 무릅쓰고 출근시간 지하철 투쟁을 벌이는지는 알려고도 하지 않았다. 이 같은 그의 퇴행적 정치행태는 참신성을 기대했던 소속당과 동 세대의 이미지마저 실추시켰음을 알아야 한다. “그들이 장애인이 됐을 때, 이 위치에 놓일 때 얼마나 후회하려고 혐오를 일삼는지 모르겠다.”는 어느 농인 배우의 말을 이준석은 새겨듣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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