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일자리,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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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일자리,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하다
  • 차미경 기자
  • 승인 2022.03.25 09:22
  • 수정 2022-03-25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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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HR솔루션 전문기업 ‘㈜브이드림’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장애인 상시근로자를 1명 이상 고용한 기업은 전체의 4.3% 수준에 불과하다. 장애인 고용 의무가 있는 상시근로자 50명 이상 기업 중 약 33%는 장애인을 고용하지 않고 있다. 고용비율을 맞추지 못하면 고용부담금을 내야 함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고용률이 오르지 않는 원인은 무엇일까? 대부분의 기업들은 업무에 부합하는 직무능력을 갖춘 장애인 구직자를 찾는 것이 힘들다는 것을 가장 큰 원인으로 꼽고 있다.

또한 장애인 근무환경 및 시설조정 비용의 부담과 채용 후 사후관리의 어려움을 이유로 채용을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인사관리(HR) 솔루션 기업 ㈜브이드림(대표 김민지, 이하 브이드림)은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자체 개발한 재택근무 플랫폼 ‘플립’을 통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장애인 일자리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 

 

재택근무 플랫폼 ‘플립’ 운영

장애유형별 교육-기업수요에

맞는 직무교육-매칭에 중점

 

장애인 특화 재택근무 플랫폼 ‘플립’을 운영 중인 브이드림은 장애인에게 맞춤 직무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후속 관리까지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특장점을 살려 지난 2018년 창업과 동시에 기술력을 인정받아 왔으며, 현재 브이드림을 이용하는 장애인은 3,000명이 넘고, 플립을 통해 1,000명의 장애인 근로자가 기업에 취직해 근무하고 있다.

브이드림은 장애유형별, 기업 업종별 데이터를 토대로 장애인 당사자에게 직무를 추천한다. 난이도에 따라 초·중·고급으로 나눠 사무직, 디자인, 데이터 기록, 정산 등 12개 분야에서 200여 개의 직무를 분류해놨다.

이처럼 장애유형별 교육 및 기업 수요에 맞는 직무교육을 진행함으로써 인재를 개발하고 매칭 성공률을 높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우선 △기관, 학교, 단체와 협업 및 방문교육 진행 △직무역량 강화 교육 및 상담 서비스 △다양한 직무교육 체험을 통한 맞춤형 직무 제안 △이미지메이킹, 면접 노하우, 이력서 작성 가이드, 취업고민 상담 등 구직자들이 원하는 교육커리큘럼을 구성해 찾아가는 직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온라인 비대면 직무교육 진행(브이드림 자체 진행), △SNS 마케터 실무자 양성, 디자이너 기초양성 교육 등 수요 많은 직무교육 커리큘럼 구성 △브이드림 소속 직원이 멘토가 되어 1대1 맞춤교육 시행 △수료 이후 해당 직무로의 채용 적극 진행 등 브이드림 자체 직무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도 장애인단체 및 복지관과의 긴밀한 업무 제휴, 교육 수료를 완료한 장애인 인재관리, 지자체 및 지역별 직업교육센터, 대학, 산학협력단과 협약을 유지하는 등 전국 단위의 장애인인재풀(POOL)을 확보하는 등 차별화된 프로그램과 서비스로 장애인 HR솔루션 전문기업으로서 입지를 단단히 하고 있다.

무엇보다 브이드림의 특장점은 ‘장애인 특화 재택근무’ 시스템에 있다. △디자인 △사무 △영상편집 △마케팅 △텔레마케터 △개발 분야의 직무를 집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직업을 재택근무로도 원활히 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위에서도 언급한 ‘플립’ 덕분이다.

브이드림이 자체 개발한 재택근무 플랫폼 ‘플립’은 출퇴근/연차/휴가 관리 등 △근태관리는 물론 △업무일지 보고/업무 지시서 전달 등과 같은 업무 지원과 △장애인 근로자의 사용편의를 위해 확대 및 흑백화면 기능 등 여러 가지 접근성을 고려했다. 또한 △부서 내 일정 캘린더로 정보 공유가 가능하고, 급여 지급 내역 및 확인 역시 가능하다. 이밖에도 △기업내 취업규칙 등 문서 보관기능과 △쪽지/채팅 등 근로자와 기업의 소통의 창을 마련하고 있다.

이 시스템을 통해 브이드림은 장애인 재택근무자의 입사에서 퇴사까지 모든 업무과정을 실시간 모니터링으로 통합 관리하고 있다.

브이드림이 추구하는 재택근무 시스템은 지역과 상관 없이 취업이 가능하다는 이점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브이드림을 통해 인천에 있는 디자인 기업에 일러스트 기술이 있는 부산지역 장애인 두 명이 취업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구직 공고를 내고 면접을 봤다면 맺어지기 어려웠겠지만, 브이드림이 기업과 장애인을 연결시켰고 재택근무를 통해 디자인 작업을 마친 결과물만 보내주면 되니 거리는 아무 문제가 되지 않았다.

간혹 실제로 출퇴근이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인사상의 관리가 힘들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이는 앞서 설명한 근태 관리는 물론 업무보고까지 가능한 ‘플립’이 충분히 보완해주고 있다.

 

지속 관리로 재직자-기업 만족도 높아

최종목표는 ‘종합 장애인 플랫폼’ 구축

 

스타트업임에도 브이드림이 설립 4년 만에 업계에서 입지를 단단히 한 데에는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근로자와 기업을 끊임없이 관리하는 사후관리시스템 때문이다.

브이드림은 고객지원팀을 통해 근로자와 사업체 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기업 측에서 요청하는 업무 관련 지시사항을 정리해 장애인 근로자에게 OJT(직장내 교육훈련)교육 및 업무수행에 필요한 제반 사항들을 교육하고 있다.

또한, 매월 말일에 근로자 관련 이슈사항에 대한 리포트를 기업 측에 전달하는 등 기업에서 힘들어하는 장애인 근로자 관리 부분에서 손실이 발생하지 않도록 체계적인 관리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있다.

이 밖에도 근로자의 사기 증진을 위해 브이드림 소속 우수 장애인 재택근무자에게 공기청정기 등의 상품과 간식 등을 담은 럭키박스를 배송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와 행사를 기획함으로써 장애인 근로자의 장기근속을 독려하고 있다.

2022년 브이드림의 슬로건은 ‘우리 방식으로 압도하자!’다. 스타트업이라면 당연히 겪을 수밖에 없는 시행착오들을 수차례 겪어 왔음에도 지금까지 성장할 수 있었던 건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실행하고 부딪힌 덕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올해는 이러한 부분에 힘을 싣고 브이드림만의 색깔을 입혀 성장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장애인 특화 커뮤니티 구축, 장애인 뮤지컬 공연단 구성 및 IT직군의 소프트웨어 교육 등 장애인이 진정으로 자활할 수 있는 환경과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도 가지고 있다.

브이드림이 추구하는 가치는 바로 ‘공존’이다. 함께 일할 때, 서로의 가치를 알아갈 수 있다는 마음으로 장애가 아닌 사람을 보는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또 그런 사회가 되길 꿈꾸고 있다. 그래서 오늘도 그 길로 가는 더 단단하고 빠른 길을 다지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했다.

브이드림은 이제 장애인 근로자 매칭에서 나아가 직무 맞춤 교육부터 장애인과 보호자, 기업 등을 연결하는 종합 장애인 플랫폼으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인공지능(AI) 음성인식 기업 와이즈넛과 함께 메타버스 사무실을 구축했으며, 올해 상반기 중 장애인 커뮤니티 플랫폼을 선보일 계획이다.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그들이 꿈꾸는 장애인과 기업, 사회가 함께 ‘공존’하는 사회 역시 머지않아 다가올 것이라 믿으며, 그들의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장애인에게 다양한 취업기회 제공…선진복지 실현이 목표”

 김민지/㈜브이드림 대표

 

-㈜브이드림을 설립하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20대 때 교통사고로 하반신을 움직일 수 없게 된 친한 친구가 직접적인 계기가 되었어요. 다시 직장을 구하려고 했으나 기업들이 고용을 꺼려했고, 친구의 취업 의지가 사라지는 것을 보면서 장애인들의 어려움을 알게 됐어요. 또한, 사업을 하기 전 IT회사에 재직할 당시 투자유치 및 기업제휴로 업무 범위가 넓어지면서 자연스레 여러 기업 대표들을 만날 기회가 많았어요. 그때 CEO들이 공통적으로 했던 고민 중 하나가 “장애인고용부담금 때문에 너무 힘들다.”는 거였어요. 기업 인사담당자의 고용부담금에 대한 고충을 듣고 장애인들이 편하게 일하면서도 기업은 노무관리에 큰 비용이 들지 않는 시스템의 필요성을 확신했어요. 특히 단순히 일자리 매칭이 아닌 고용 유지가 가능한 방법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창업을 시작하게 됐어요.

 

-김민지 대표께서 생각하는 진정한 의미의 장애인복지와 장애인의 사회적 참여에 관한 생각을 말씀해주세요.

장애인에게 진정한 복지는 일자리와 스스로 자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장애인 맞춤형 직무교육 활성화로 장애인에게 다양한 취업의 기회를 제공해 선진 복지를 실현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앞으로 장애인의 일자리를 넘어서 장애인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사회참여를 격려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장애인 특화 메타버스 구성, 인공지능(AI) 기반 맞춤형 직무 매칭프로그램 등 IT 기술과 결합한 장애인복지를 실현할 계획입니다.

 

-장애인 고용환경이 과거보다 많이 개선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고용환경이 열악하고 단순 근로 위주여서 질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브이드림에서는 장애인고용환경의 긍정적 변화를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나요?

지금까지 장애인 채용시장은 발달장애인과 경증장애인 위주의 임가공업무가 대부분이었어요. ‘중증장애인은 일을 할 수 없다’는 인식 때문에 장애인들의 사회참여가 쉽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고요. 브이드림에서는 단순 근로를 벗어나 4차 산업혁명에 발맞춰 개인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다양한 IT직군의 직무를 개발해 기업에 추천하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방법으로 기업에게는 ESG 실현을, 장애인에게는 자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사회참여와 자립에 대해 생각은 있지만, 용기를 내지 못하는 장애인들과 장애인 고용을 망설이는 기업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장애인을 고용하면 추가로 들어가는 비용이 많다는 인식이 강해요. 직장 내에 장애인편의시설, 이동 동선도 마련해야 하니까요. 의사소통이 힘들고 업무를 수행할 만한 능력의 장애인을 찾기 힘들다는 기업의 의견도 많습니다. 장애인 입장에서도 회사 조직에서 적응하기 힘들어서 어렵게 취업을 했다가도 스스로 그만두는 경우가 적지 않고요. 이런 사례가 악순환되면서 기업 입장에서도 장애인 고용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요. 그래서 브이드림에서 만든 것이 재택근무 시스템이에요. 집에서 장비를 갖추고 편하게 일하면서도 기업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업무 결과를 낼 수 있게 도와주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거죠. 고객지원팀에서 장애인 근로자의 자택에 방문해서 업무 관련 상담도 진행하고 기업 측 인사 관련 업무도 대신해 줘서 부담을 줄여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렇게 지속적으로 인식을 바꿔줘야 장애인 고용을 늘려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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