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 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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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 결산
  • 차미경 기자
  • 승인 2022.03.24 09:20
  • 수정 2022.03.24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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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패럴림픽 ‘노메달’, 고령화·지원 부족…아쉬움 남겨
한국 패럴림픽 국가대표
평균 나이 37.8세…중국
보다 12.8세 많아

고령화-여성선수 발굴-
지원 부족 등 해결과제

 

지난 3월 4일부터 13일까지 10일간 중국 베이징에서 개최된 동계패럴림픽에서 당초 동메달 2개(종합 25위권 진입)를 목표로 삼은 대한민국 선수단은 선수 31명과 임원 48명 등 79명을 6개 모든 종목에 내보냈으나 메달을 한 개도 획득하지 못했다. 메달을 한 개도 획득하지 못한 것은 2014년 소치 대회 이후 8년 만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패럴림픽 노메달 결과의 원인으로 선수 고령화, 여성선수 발굴, 지원 부족 등을 꼽았다. - 차미경 기자

 

국가대표 평균연령 37.8세

여성선수 단 2명에 불과

우리나라는 이번 2022 베이징 패럴림픽에서 평창에서 한국의 사상 첫 동계패럴림픽 금메달을 따낸 장애인노르딕스키 간판 신의현(42·창성건설)과 이번 대회 한국선수단의 최연소 국가대표인 알파인스키 최사라(19·서울시장애인스키협회), ‘팀 장윤정고백’이 출전한 휠체어컬링 등에서 3위권 진입을 기대했지만, 기대만큼의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선수들의 투지에도 불구하고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결과에 대해 전문가들과 체육계는 입을 모아 선수의 고령화와 여성선수 부족, 물적 지원 부족을 꼽았다.

실제로 한국 선수들의 평균 연령은 37.8세로 종합 1위를 차지한 중국 대표팀의 평균 나이 25세와 큰 차이를 보인다. 대표팀 31명 중 30대가 13명으로 가장 많고 40대(9명)가 그다음이다.

실제로 신의현 선수는 크로스컨트리스키 남자 좌식 미들(10㎞) 경기를 10위로 마친 뒤 진행된 인터뷰에서 “고도 적응을 못 한 건지, 나이를 먹어서 그런 건지 힘들어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하지 못한 것 같다.”며, 나이에 따른 체력 저하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 하나의 문제점은 얇은 선수층이다. 이번 패럴림픽에 참가한 46개국 560여 명의 선수 중 여성선수는 역대 패럴림픽에서 가장 많은 138명이다. 하지만 우리나라 대표팀의 여성 선수는 단 2명, 알파인스키 최사라와 휠체어컬링 백혜진뿐이다.

국내 대표팀의 얇은 선수층과 고령화의 문제 제기는 하루 이틀만의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이어진 데는 국내 장애인실업팀 부족과 그에 따른 선수 발굴 시스템이 제대로 운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실업팀 창단-훈련시설-전지훈련

국제대회 참가 등 장기투자 필요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얇은 선수층을 단단히 하고 젊은 선수들을 발굴하기 위해서는 장애인실업팀 창단이 가장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번 베이징 패럴림픽 훈련지원을 맡은 대한장애인체육회 박승재 부장 역시 <장애인생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두 부분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박승재 부장은 “지난 평창 패럴림픽 성공의 원인은 우리 선수들의 노력과 열정이 가장 컸지만, 강팀으로 꼽히는 러시아 선수들이 도핑 문제로 참가하지 못했고, 또 국내 개최라는 홈팀 이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많은 분이 이번 베이징 패럴림픽에 대한 기대도 컸겠지만 사실 우리의 인프라와 지원으로 평창 때와 같은 결과를 내놓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냉정하게 평가했다.

우선 팀 경기의 경우 실업팀은 선수를 육성하고 실력을 키우는 데 가장 큰 요소이지만 이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많은 금액과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국가 예산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평창 패럴림픽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아이스하키팀의 경우 10년 이상 꾸준히 투자한 결과 정승환, 한민수 선수를 주축으로 기적적으로 동메달을 획득했어요. 그리고 지속적인 투자와 지원이 있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확신을 준 사례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평창 이후 단 1개의 실업팀도 새로 생겨나지 못했어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어쨌든 금액적인 부분이 가장 크다고 생각해요. 아이스하키팀의 경우 1년간 팀을 운영하는 데에만 4~5억 원의 금액이 들어가다 보니 웬만한 기업과 지자체에서 엄두를 내지 못하는 것이 현실인 거죠.”

이러한 현실적인 이유로 평창 패럴림픽 이후도 단 한 개의 동계 실업팀이 만들어지지 않았다. 또한, 아이스하키장을 만들어주겠다는 약속도 지켜지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천선수촌 내에 컬링장이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점은 훈련 부족으로 인한 선수 기량을 끌어올리는 데 한계가 있다는 부분이다. 노르딕스키와 같은 설상 종목의 경우 날씨적인 요인으로 실질적으로 훈련을 할 수 있는 기간이 길어야 3개월이 채 되지 않는다. 비장애인 설상 종목 선수들이 훈련 기간의 대부분을 외국에서 훈련하는 이유도 실전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함이지만 패럴림픽 선수들에게는 그림의 떡과 같은 이야기다. 노르딕협회에서 많은 지원을 하고 있지만, 개별협회의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이처럼 훈련이 지속적이지 못하다 보니 국제 대회에 참가할 기회도 많지 않다. 그렇다 보니 다른 나라 선수들과의 실력을 겨룰 기회도 적어지면서 기량을 쌓는 데에도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는 등 악순환의 연속인 것이다.

 

신인선수 발굴-상비군 육성

대표팀 선발 등 체계적인

선수관리 시스템 도입

 

메달을 목에 걸지는 못했지만 이번 패럴림픽에서 우리나라 대표팀은 희망을 엿보이기도 했다. 알파인스키 시각장애 부문 대회전에서 11위, 회전에서 10위를 기록한 최사라는 물론, 패럴림픽 데뷔전을 치른 이제혁(25·서울시장애인체육회)과 두 번째 패럴림픽을 마친 박수혁(22·대한장애인스키협회)도 다음 밀라노에서의 기대주로 손꼽히고 있다.

대한장애인체육회 측은 신인선수와 꿈나무 선수 육성 사업의 대대적인 개편을 통해 경기력 향상 대책을 내놓겠다며, 2023년부터 새로운 선수 발굴·훈련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인선수 발굴과 이후 전문 지도자를 통해 선수 육성, 상비군 선발, 각종 훈련과 대회 참가를 통해 국가대표로 성장시키는 전문적인 관리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는 것.

박 부장은 “선수층 확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장애인이 직접 다양한 종목들을 접해보는 기회가 가장 필요하다. 이를 위해 17개 시도 체육회와 경기단체를 통해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장애인 당사자들이 장애인 스포츠와 종목에 관심을 두고 접할 기회를 마련하는 등 신인선수를 발굴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 육성을 위해서는 실력 있는 코치와 감독의 역할도 중요하다. 현재는 단기간으로 외국인 코치를 영입해 훈련하고, 대회가 끝나면 계약이 만료되는 시스템이다. 선수의 특성과 기량을 장기적으로 이해하고, 코칭할 수 있는 지도자 시스템이 필요한 만큼 국가적 지원도 더욱 확대되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공기업과 지자체의 관심과 지원이 확대돼 제2의 강원도청 아이스하키팀과 같은 실업팀이 더 많이 창단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중국 금메달 18개 종합1위

우크라 금11개로 2위 차지

 

한편, 아쉬운 결과와 상관없이 우리 선수들은 이번 패럴림픽에서 모든 열정을 쏟아냈다. 신의현은 바이애슬론 3종목과 크로스컨트리스키 3종목 등 6종목에 출전해 약 57.5㎞를 완주하며, 평창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완주에 성공했으며, 알파인스키 한상민(43·국민체육진흥공단)이 활강과 회전, 대회전, 슈퍼대회전, 슈퍼복합 등 5종목 전 종목에 나섰다. 한상민은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한국의 사상 첫 동계패럴림픽 메달을 획득한 선수다. 이후 2006년 토리노, 2010년 밴쿠버, 2018년 평창 대회까지 출전한 그는 베이징이 자신의 마지막 패럴림픽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밖에도 한국 휠체어컬링 대표팀 ‘팀 장윤정고백’은 예선에서 평창 패럴림픽에서 동메달을 거머쥔 캐나다를 상대로 대승을 거두는 실력을 보이기도 했다.

이번 베이징 동계패럴림픽에는 전 세계 46개국 560여 명의 선수가 참가해 6개 종목, 78개 세부 종목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였으며, 홈 이점을 업은 개최국 중국이 금메달 18개(은 20, 동 23)를 따내 종합 순위 1위를 기록했고, 전쟁의 고통 속에도 대회에 출전한 우크라이나가 노르딕 스키에서 메달을 휩쓸며 2위(금 11, 은 10, 동 8)를 차지했으며, 그 뒤를 캐나다가 이었다.

다음 동계 패럴림픽은 4년 뒤 이탈리아 밀라노-코르티나 담페초 대회를 기약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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