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화재 등 재난 발생 시 장애인 피난 대책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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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화재 등 재난 발생 시 장애인 피난 대책 있나?
  • 이재상 기자
  • 승인 2022.02.08 09:46
  • 수정 2022.02.08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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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국가화재통계에 따르면 장애인의 경우 인구수 대비 화재로 인한 사망자 수의 비율이 비장애인의 2배를 초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장애에 대한 고려 없이 비장애인 중심으로 구축된 재난대응시스템은 재난으로 인한 장애인의 피해를 더 키우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 이종성 의원은 지체장애인협회, 국민안전진흥원과 함께 ‘재난 시 장애인 등의 피난 대책마련 토론회’를 1월 24일 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개최했다. 

‘재난시 장애인 피난’ 연구개발품 설치 등 제도개선 필요

400kg까지 휠체어 동반 피난 가능 무동력 승강식 피난기구

개발됐지만 소방청 성능기술 기준 없어 시장 유통 불가

국가화재안전기준, 4층 이상 장애인용 피난기구 없어

대피공간·경사로 등 피난시설 설치 시 건축면적에 산입돼야

유니버설디자인 적용 피난기구 개발됐지만 현행 ‘소방법’ 상

11층 이상 건물 설치 불가

 

∎최규출 동원대 소방안전과 명예교수는 “화재 시 휠체어 이용 장애인들의 수직방향 피난이 절실히 필요하다. 정부 연구개발(R&D) 지원사업으로 휠체어 동반 무동력 승강식 피난기가 개발됐지만 소방청의 성능기술 기준이 없어 시장에 유통될 수 없다.”며 “고층용, 휠체어 이용 장애인용 무동력 피난기구 등 다양한 특징을 가진 연구개발품이 국민들의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설치를 위한 법적 근거 마련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국가화재안전기준은 휠체어 미사용자의 경우 저층에서 피난은 구조대 또는 미끄럼틀을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구조대의 경우 장애인이 직접 펼쳐야 하는 어려움이 있어 도우미가 있어야 사용 가능하다. 사회복지시설에는 구조대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하지만 이는 법적 요건을 갖추기 위한 편법에 불과하다.

실제 밀양요양병원 화재 시 구조대를 펼쳤지만 실제 사용자는 없었다. 미끄럼틀 또한 저층에서 사용하는 피난기구이지만 내려가면서 발생하는 마찰력으로 찰과상의 2차 피해를 호소하는 경우가 많았다.

4층 이상의 장애인용 피난기구는 없으며 현재 화재안전기준이 정하고 있는 승강식 피난기구는 휠체어 이용 장애인의 사용이 어렵다. 4층 이상에서 적응성 있는 피난기구를 3종류 규정하고 있지만 승강식 피난기를 제외한 2가지는 이용이 어려우며 다인용 피난기구는 국가화재안전기준에 규정돼 있지만 실재 생산제품은 없는 상황.

‘휠체어 이용자’는 계단 이송용 의자를 통한 수직 방향 피난이 가능하지만 장애인 혼자서 할 수 없기 때문에 반드시 피난 도우미가 필요하다. ‘휠체어 계단 이송용 의자’의 경우 일부 공급돼 있지만 두 사람의 도우미가 필요해 실제 상황에 이용이 불가능하다.

수직 방향 휠체어 이동기구로 전기를 이용한 휠체어 리프트가 지하철 등에 보급돼 있지만 화재 시 건물에도 정전되기 때문에 사용이 불가능하다.

휠체어 동반 무동력 수직 방향 피난기구로 2021년 아세아방재가 개발한 제품이 있지만 소방청의 성능기술 기준이 없어 시장에 유통될 수 없는 상황.

‘휠체어 동반 무동력 승강식 피난기’는 최대 사용 하중이 150kg에 불과한 기존 승강식 피난기의 단점을 400kg까지 확대해 휠체어 동반 피난이 가능해지도록 했다. 두 개의 기둥에 승강기를 설치해 무거운 하중에도 흔들림 없이 승강판이 기둥을 타고 자연스럽게 슬라이딩하는 방식으로 개발됐다.

또한 승강기는 피난자 몸무게로 하강하지만 다시 원위치로 복귀해 다음 피난자가 탈 수 있도록 했으며 상용 전원이나 배터리를 사용하지 않고 로프나 추 등 기계적 장치를 상승 에너지로 활용한다.

이제 휠체어 동반 무동력 승강식 피난기가 개발됨에 따라 사회복지시설이나 병원 등 안전취약계층이 많이 사용하는 시설에 설치돼 휠체어 사용자들의 피난대책으로 적용돼야 한다.

최 교수는 “현행 ‘장애인등편의증진법’은 화재 시 장애인을 위한 경보 및 피난시설을 규정하고 있는데 피난시설에 ‘휠체어 동반 무동력 승강식 피난기’를 피난기구 기준에 포함시켜 설치가 일반화되도록 규정하면 건축물의 안전환경 조성에 큰 도움이 될 것”임을 주장했다. 또한 최 교수는 “현행 건축법에는 경사로, 노대 등 피난시설 설치 시 건축면적에 산입하지 않는다는 기준이 있다.”며 장애인 피난시설의 건축면적 규제도 문제로 제기했다.

2월 11일부터 시행되는 ‘대피공간, 경사로, 노대’ 설치 기준은 안전취약계층을 위한 최선의 피난 대응 방안이다. 대피공간은 층별로 일정 면적의 대피공간을 마련하고 연기와 열을 제어하는 시설을 갖춰야 그 기능을 할 수 있다.

경사로는 신축 건축물 설계에 반영해 설치돼야 하는 피난시설로 현행 ‘장애인등편의증진법’은 경사로 설치 시 건축면적에 산입되지 않는 규정을 두고 있다.

그는 “장애인이 사용 가능한 피난기구 설치공간은 적지만 건축주들은 피난시설 설치에 주저하는 것아 현실”이라며 “장애인 사용 가능한 피난시설이 확충될 수 있도록 기준 설정 등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11층 이상 건물엔 피난기구 설치를 제외하고 있는 현행 ‘소방법’도 문제다. 피난기구 설치가 제외된 이유로 고층에서 안전한 피난기구가 없고 외국에서도 설치를 제외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최 교수는 “하지만 고층에서도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 가능한 피난기구가 개발되고 있다. 고층에 적용 가능한 장애인용 피난식 승강기 등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사용 가능하도록 유니버설디자인이 적용됐다.”며 “11층 이상 건물에도 피난기구 설치기준이 제정돼야” 함을 피력했다.

 

화재 등 재난발생시 거동 불편한 중증장애인 별다른 피난대책 없어

휠체어 동반 무동력 승강식 피난 기구는 긴급상황서 생명지킬 장비

건축면적 제외-설치비용-유지비용 지원 등 지원책 마련돼야

 

∎이찬우 한국척수장애인협회 정책위원장은 “화재 등 재난이 발생하면 거동이 불편한 중증장애인들의 피난에 대해서는 별다른 대책이 없다. 의협심이 강한 사람들이 도와주지 않는다면 휠체어 이용 중증장애인들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사회구조”임을 지적했다.

우리가 활동하고 있는 주거공간과 업무공간, 생활공간에도 중증장애인을 위한 피난시설들을 보기가 어렵다. 법적으로도 미비하고 미비한 법조차 지키지 않는 것이 현실이며 ‘설마’라는 안전 불감 의식과 과도한 부담이라는 금전적인 이유가 대부분이다.

중증장애인들은 다양한 곳에서 경제활동 및 사회활동을 하고 있으며 진료와 건강관리를 위해 병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하기도 하고 재활훈련을 위해 복지관 등을 자주 방문하기도 하며 근로를 위해 다양한 환경에서 경제활동을 한다.

많은 장애인들이 사회활동을 위해서는 이동을 해야 하는데 특히 수직이동에 제한이 많고 이를 위해 경사로나 엘리베이터는 필수요건이 되었으며, 지하철의 안전한 수직이동을 위해 장애계는 투쟁을 끊이지 않았다.

최근 척수장애인욕구실태조사에 의하면 조사자 중에 68.7%가 아파트나 주상복합, 오피스텔에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회활동을 하다가는 수직이동은 양보할 수도 있고 조금은 기다릴 수도 있고 돌아갈 수도 있지만, 화재 등의 긴급한 상황에서는 생명과 직결되기 때문에 그럴 수가 없다. 피난기구의 필수적인 설비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

이 위원장은 “이번에 개발된 ‘휠체어 동반 무동력 수직 방향 비상탈출장치’에 대한 기대가 크다. 체험할 기회가 있었는데 정기적으로 피난 훈련을 하면 긴급한 상황에서는 생명을 지켜줄 수 있는 장비가 될 것임에는 틀림이 없었다. 특히 노약자 시설이나 장애인시설, 병원, 공공기관 등에는 필수적으로 설치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휠체어 이용 장애인을 수직으로 이송하는 장비라서 부피가 크다. 부피가 크다는 것은 건축주의 입장에서는 건물의 효율성과 비용을 고민하게 될 것”이라며 “이에 건축면적 제외, 설치비용과 유지비용 지원 등 지원책이 마련돼야” 함을 주장했다.

 

행안부, 재난안전산업과와 협력 기준마련

재난안전교육 콘텐츠 개발 적용토록 노력할 것

 

▪김정훈 행정안전부 안전개선과 과장은 “휠체어 사용 장애인이 자유롭게 탈출하는 무동력 승강식 피난기를 처음 보았으며 행정안전부 연구개발(R&D)이 성공리에 완성돼 휠체어 사용 장애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시설이면 조속히 관계부서에 좋은 길이 열릴 수 있도록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재난안전산업과와 협력해 기준마련을 준비하고 재난안전 교육 콘텐츠 개발에 적용토록 행안부에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휠체어 동반 비상탈출장치,

기구보다 설비에 가까워

건축 설계 쪽에서 먼저 검토할 사항

건축법이나 소방법 아닌 특별법 성격의

장애인편의증진법서 종합적으로 검토가 이뤄져야

 

∎최재민 소방청 소방분석제도과장은 “휠체어 동반 비상탈출장치는 기구보다 설비에 가까워 건축 설계 쪽에서 먼저 검토가 이뤄져야 할 사항”이라며 “이동도 수직방향이라 굴뚝효과(연기가 아래에서 위로 올라오는 현상)로 시야에 방해를 줄 수 있다.”며 연구개발 제품의 시장진입에 부정적 입장을 표했다.

이어 “일반적인 내용을 다루는 건축법이나 소방법이 아닌 특별법 성격의 장애인편의증진법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담은 뒤 종합적으로 검토가 이뤄져야” 함을 밝혔다.

이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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