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미술가의 ‘다른’ 감각에서 창조되는 예술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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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미술가의 ‘다른’ 감각에서 창조되는 예술성
  • 편집부
  • 승인 2021.07.21 18:26
  • 수정 2021-07-21 18:26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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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 칼럼리스트

요즘 발달장애예술인의 활동이 약진을 하며 성장 중입니다. 미술과 음악, 그리고 무대 공연 등의 창작에 대한 관심과 직접 참여하여 자신의 예술 분야의 적성을 알아가는 당사자들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 ‘장애예술인 문화예술 활동지원법(장애예술인지원법)’이 20대 국회에서 통과되었습니다. 그동안 장애예술가들의 창작 욕구와 발표에 대한 기회균등의 차별성을 공론화해 열심히 표면 위로 끌어올린 선배님들의 노고로 8년 만에 이룬 성과입니다. 앞으로 장애예술인들이 목소리를 모아 모니터링하며 지속적인 개정 활동으로 이어가는 관심과 지지가 필요한 걸음마 단계이지만, 법 명칭과 정의에 ‘장애예술인’이라는 단어가 명확하게 명시됨으로써 장애예술인이 법적 지위를 가지게 된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한국장애예술인협회 방귀희 회장은 힘주어 말합니다.

발달장애가 있는 사람들은 신경발달체계의 ‘다름’으로 설명되고 있습니다. 결손, 결여, 불가능의 프레임이 아닌 우리와 ‘다른’ 감각으로 ‘다른’ 조건에서 ‘다른’ 가능성을 찾는 사람들이라는 새로운 관점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그들만의 방법으로 볼 수 있고, 들을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다른’ 감각에서 나온 그림들을 본 적 있나요? 발달장애미술가들의 그림이야기를 잠시 해 볼까 합니다.

발달장애미술가들의 그림에 대한 관점을 어디에 두어야 할까, 요즘 그림 그리는 아들을 보며 자주 고민하게 됩니다. 화실에서 다년간 수련하고 미술을 전공한 화가들의 그림과 같은 잣대로 바라봐야 할까?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표리부동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발달장애의 특질상 과민, 과둔의 신경발달체계로 세상을 보고 접하고 표현하는 방법이 ‘다르다’고 하면서 그림은 왜 비장애작가들의 그림처럼 그려야 할까요? 가끔 부모들조차도 발달장애가 있는 자녀가 그림을 좋아하면 화실로 손을 잡고 가서 그림을 공식대로 그리도록 가르쳐 달라고 합니다. 물론 화실에 다니며 재료의 쓰임새나 도구를 사용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좋은 작품이 나오기 위한 필요한 과정입니다. 그러나 그 이상의 과도한 교육적 미술은 결코 좋은 그림이 나올 수 없을 것입니다. 공모전이나 대회 출품을 할 때에는 선생님이나 다른 사람이 마무리 완성에 손을 대는 맑지 못한 예술이 억지로 탄생되는 순간도 존재합니다. 이것은 비단 발달장애미술계에서만 이 아닌 미술계 전체의 고질적 병폐로 뒷말이 나기도 하는 현실입니다만….

인간은 자신의 신체적 환경에 맞춰 다른 감수성을 개발해 내는 능력을 가지고 있는 존재입니다. 발달장애인 역시 신체 조건에 적응해 자신의 생활 세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을 하며 자신의 신체 경험을 완성해 가는 것이지요.

세상을 보는 방식, 경험하는 방식, 그리고 그것을 알아가는 과정은 절대적으로 규정된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바라보고 경험하는 것입니다. 그런 ‘다름’에서 표출된 선과 색채가 어떻게 미적 공식으로 학습된 그림과 똑같을 수 있다는 것일까요!

세상에서 말하는 잘 그린 그림이라는 잣대로는 발달장애작가들의 작품세계를 단정 지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발달장애미술가들이 그림을 통해 사회와 소통하며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가 등의 많은 질문들은 단순히 관념적이거나 이론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그림은 세상과 관계성을 만들어가는 각자 개!개!인의 예술적 프로젝트임을 기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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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선아 2021-07-30 19:28:28
발달장애인의 다른 시각을 강조한 이야기가 좋다. 다양한 사람들의 예술이 넓어지면 좋겠다

이은혜 2021-07-30 18:41:32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조금 알수있을듯하네요 좋은 글 읽고 갑니다 발달장애인이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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