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2년차 장애인의 삶, 도미노처럼 무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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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팬데믹 2년차 장애인의 삶, 도미노처럼 무너지고 있다
  • 이재상 기자
  • 승인 2021.04.22 10: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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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별진료소 방문 어려운 장애인
이동검체채취 요구했지만 거부당해
보건소·선별진료소 내 수어-문자통역
행동적 지원 수단과 인력이 없어

코로나19 보건의료 체계에서의
접근성 확보 등 대책 필요

코로나19와 장애 보고서

코로나 팬데믹이 2년차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장애인들은 행사 없는 조용한 장애인의 달을 보내고 있다. 본지는 코로나19가 장애인에게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 문제점이 무엇이고 현재 관련하여 시행되고 있는 법령이나 지침, 매뉴얼의 내용은 어떠한지를 집단시설, 자가격리, 건강권, 교육권 등을 분야별로 검토하고 개선방안을 제시한 장애인법연구회의 ‘코로나19와 장애 보고서’를 장애인의 달 특집으로 다룬다.  - 이재상 기자

■ 장애인 건강권 문제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청의 발표에 따르면 2020년 12월 9일 기준 전체 확진자 3만9432명 중 비장애인은 3만7870명(96.0%), 사망자는 439명(1.2%)이다. 반면 장애인은 1,562명(4.0%)이 확진되었고, 사망자는 117명(7.5%)이다. 이처럼 코로나19로 인한 장애인의 삶은 도미노처럼 무너져 장애인이 비장애인에 비해 사망률이 6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장애인 확진자 1,562명 중 지체장애가 37.6%로 가장 많았고 청각장애 17.2% 순이었다.

코로니19 감염이 의심되는 경우 선별진료소에서 검진을 받아야 하는데, 방문이 어려운 장애인이 이동검체채취를 거부당하기도 했고, 특별교통수단을 이용해 진료소를 방문하려고 했지만 승차를 거부당한 사례도 있었다.

감염에 취약한 신장장애인 등이 별도 검진을 받을 수 있는 이동지원수단이 없으며, 혈액투석을 해야 하는 신장장애인이 열이 난다는 이유로 병원 출입을 금지당하기도 했다.

또한 선별진료소 내에 경사로 미설치, 휠체어 이동이 곤란한 좁은 진료공간 등 편의시설이 부족하다.

보건소 및 선별진료 내에 수어통역, 문자통역의 지원이 없었고, 의사소통 및 행동적 지원을 위한 수단과 인력이 없었다. 선별진료소 내에 영상전화기가 설치되어 있지 않거나, 설치시에도 보건소 직원이 영상전화 기능을 인지하지 못하고 없다고 안내를 하기도 했다.

청각장애인에게 직접 수어통역사를 데리고 오라고 안내하기도 했고, 청각장애인이 수어통역사를 동행한 경우 보호장구를 지급하지 않았다.

지방자치단체의 수어통역센터도 업무중단 지침이 내려진 상황에서 수어통역사들도 동행에 어려움을 호소했는데 이에 대해 수어통역센터에 별도의 지침이 없었으며, 지역농아인협회에서 선별진료소 중 수어통역 검진이 가능한 거점진료소를 지방자치단체 등에 제안했으나 답변을 받지 못했고, 언어장애인의 의사소통을 위한 의사소통 보조기구 및 인력지원도 없다.

그런가 하면 공공병원 또는 병상 부족으로 장애인 확진자가 바로 입원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코로나19 고위험군에는 임산부, 65세 이상 성인, 당뇨병이나 심부전, 만성호흡기질환, 암 등을 앓는 만성질환자, 흡연자 등이 해당한다. 이에 신장을 이식받은 장애인이 코로나19 양성판정을 받았음에도 특별한 증상이 없다는 이유로 경증으로 분류돼 입원하지 못하고 집에서 대기하다 이틀 만에 사망한 사례도 있었다.

또한 평소 자신의 의사로 병원에서 증세 등 이야기하기 어려운 발달장애인이 양성판정을 받은 후 자가격리로 대기하다 이틀 만에 병원에 입원했는데, 입원 후 폐렴이 진행된 상황임이 확인됐다.

병원에 입원한 장애인에게 간호인력 이외 별도의 생활지원인력(생활간병) 지원이 없으며, 장애인 확진자가 입원할 경우 병원 인력이 참고할 매뉴얼이 없으며 퇴원 후 2주간 자가격리 시에 활동지원서비스 제공 지침을 동일하게 적용받기 어렵다.

이에 장애인단체는 코로나19 장애인 종합대책 구성 방향으로 △코로나19 보건의료 체계에서의 접근성 확보 △장애인의 관계 중심적 방역 지원 △장애인의 건강상태, 가구상태, 주변 환경이 고려된 자가격리 지원 △장애인 확진자를 위한 치료 및 지원 △기존 의료자원 부족 및 공백을 보충하기 위한 지원 등을 제시했다.

 

개인별 생활동선 분리 불가능한 집단시설,

일률적인 코호트격리 조치가 시행될 경우

감염병의 무차별적 확대 가능성 높아

 

매주 직원-입소자 코로나 검사 등

적극적인 예방시스템 구축해야

 

■ 집단거주시설 문제점

지난해 2월 청도대남병원 등 집단거주시설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하자 코호트격리를 시행했지만 12월 5일 장애인거주시설 신아원에서 2명이 확진된 지 이틀 만에 60명으로 증가했고 시설은 코호트격리에 들어갔지만 한 방에서 여러 명이 생활하는 탓에 올해 1월 12일 기준 거주장애인 114명 중 52명이, 시설종사자 69명 중 20명이 감염돼 총 76명이 집단감염됐다.

복지부 사회복지시설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사회복지시설 중 2020년 8월 기준 장애인거주시설은 1,428개로, 입소자 수는 2만7091명에 달한다. 또한 2019년 기준으로 30인 이상의 대형 시설은 319개에 달하며 전체 시설 거주인 중 절반 이상인 1만9140명이 거주하고 있다.

장애인거주시설을 비롯한 집단시설은 대체로 다수의 인원을 좁은 공간에 수용하는 구조로 설계되며, 단기보다 장기 거주 혹은 입원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고, 외출이나 개인행동이 자유롭지 않으며, 비자발적 입소 비율 또한 매우 높다. 일례로 정신요양시설의 경우를 살펴보면,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정신요양시설 거주인 대상 설문조사에서 1개 숙소에 6명 이상 거주하고 있는 비율이 62.7%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개인별 생활동선의 분리가 불가능한 구조인 집단시설, 감염병의 치료 및 추가 감염 방지에 필요한 의료 장비 및 인력을 충분히 갖추지 못한 병원 등에 일률적인 코호트격리 조치가 시행될 경우 감염병의 무차별적 확대를 야기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감염병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은 집단시설에 대하여 예방적 코호트격리를 시행하는 것 역시 해당 시설에서 효과적으로 코호트격리가 이뤄질 수 있는지가 선제적으로 고려되지 않는다면 과도하거나 부적절한 대응책이 될 수 있다.

코호트격리가 안전하고 유의미한 조치가 되려면 1인 1실이 보장돼야 함은 물론 시설 내에서 활동 동선과 영역이 개인별로 분리돼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장애인집단거주시설에서는 이러한 환경을 구현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복지부의 기존의 지침 및 매뉴얼에서는 환자가 발생하기 이전이 아닌 환자 발생 시 예방조치에 더욱 초점을 두고 있으며 그 내용도 발열 체크, 시설통제, 소독실시, 촉탁의의 시설 방문을 통한 감염병 예방교육 및 방역 자문에 그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최소 주 1회 이상 장기요양시설 내 감염자와 사망자를 분석하는 체계를 갖추도록 권고하고 있다. 무증상 감염으로 인한 집단감염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미국 LA의 경우 매주 직원과 입소자의 10%를 대상으로 표본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에 보고서는 우리나라도 이처럼 보다 적극적인 예방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며, △체계적인 분석을 통한 감염예방 시스템 구축 △정기적인 표본진단 검사 등을 예방조치로서 고려한 지침과 매뉴얼 마련 △시설 입소자의 면회와 외출 등은 무기한적으로 금지하면서도 직원에 대한 행동수칙 등 부재 문제의 개선 등을 제안했다.

 

현행 지침, 장애인 자가격리 대상

일괄적 격리시설에 격리가 원칙

 

“장애유형별 특성 고려한

시설격리 원칙 마련해야”

 

■ 자가격리 문제점

코로나19 초창기에는 활동지원사와 함께 자가격리 대상자가 된 장애인이 가족에 의한 활동지원이 불가능함에도, 관련 지침이 없다는 이유로 기존 활동지원사의 대체 인력을 제공받지 못해 아무런 도움 없이 자가격리 기간을 버텨야 했던 사례가 고발되기도 했다.

대구에서 15가구 이상의 장애인 자가격리 가구가 발생하고 이들이 활동지원사의 도움 없이 홀로 자가격리를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자, 장애인단체 활동가들이 방호복을 입고 동반격리를 선택해 체온측정, 목욕보조, 식사보조 등을 자발적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지난해 3월 장애인부모연대는 “전국의 자가격리 대상 발달장애인은 18명에 이르고 있으나, 상시지원이 필요한 발달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한 지원 대책이 전무해 자가격리 시 장애인에 대한 돌봄을 발달장애인 가족이 감당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자가격리를 둘러싼 지원체계 부재의 문제는 2014년 메르스 유행 당시부터 개선의 요구가 있었으나, 개선된 것 하나 없이 2020년에 똑같이 반복되고 있다.”며 규탄했다.

이에 복지부는 2020년 8월 코로나19 상황이 재차 악화하자 “자가격리 중인 활동지원 수급 장애인을 돌보는 경우 원래 급여량과 무관하게 24시간 활동급여를 제공하며, 한시적으로 가족에 의한 돌봄도 급여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 ‘장애인 감염병 대응 매뉴얼’을 발표했다.

이 매뉴얼에 따르면 장애인이 자가격리 대상자가 되었을 때, 격리시설에서의 격리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비장애 의사환자의 경우, 자택 자가격리가 원칙이고, 자택 내 자가격리가 불가능한 경우에만 적절한 자가격리 장소(시설 또는 병원격리)가 이뤄지게 하는 반면, 장애인 자가격리자의 경우에는 장애인의 특성상 ‘격리시설’의 이용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들어, 시설에서의 격리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격리상황에서도 의료적 지원이 지속적으로 병행돼야 하는 신장장애인 등 시설에서의 격리가 불가피한 장애유형도 있는 반면, 시각장애인처럼 새로운 환경보다 본인의 익숙한 자가환경에서 격리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수 있다.

중증발달장애인의 경우도 상시적인 지원이 필요하고, 낯선 환경에 예민하고 규칙적인 생활 패턴 유지가 중요한 발달장애 특성상 시설격리보다는 그들의 특성을 잘 아는 이들의 지원과 함께 자택에서의 자가격리가 바람직하다.

정신장애인의 경우 정신질환의 지속적인 관리를 위해 약 복용 등 의료적 서비스가 함께 제공돼야 하며, 청각장애인과 시각장애인은 장애유형에 따라 생활수칙 등의 정보접근에 있어서 적절한 편의제공 방식이 제공돼야 한다.

보고서는 “복지부 장애인 감염병 대응 매뉴얼의 경우 장애인의 격리시설 돌봄 원칙 수립과 비수급 장애인에게 긴급활동지원 급여, 격리시설의 확충 및 활동지원사의 인력충원 등의 목표만 담겼을 뿐 이를 어떻게 구체화할 수 있는지에 관한 내용이 전반적으로 부실하다.”며 ‘장애유형별 특성을 고려한 시설격리 원칙’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애학생, 장애 고려되지 않은

원격수업으로 학습에 어려움 겪어

장애인평생교육시설 휴업 권고로

일상생활 영위할 수 없는 결과 초래

 

학교 제공 전자정보 등 특수교육대상자

장애유형 적합한 방식 제공 이뤄지도록

특수교육법 시행령 개정 필요

 

■ 교육권 문제

교육은 일반적으로 학교 등의 학생과 교사가 일정한 공간에서 모여 이뤄지기 때문에 집단 감염의 위험성이 있다는 점에서, 코로나19에 의해 큰 영향을 받았다. 특히 사회적, 교육적으로 취약한 장애인들은 코로나19와 같은 재난 상황에서 더욱 열악한 상황에 처하게 됐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교육부는 세 차례 휴업 명령을 통해 신학기 개학을 연기했고, 초, 중, 고 및 특수학교, 각종 학교에서 처음으로 온라인 개학이 실시됐다.

교육부는 학습관리시스템 플랫폼 e학습터, EBS 온라인클래스 등 원격수업을 위한 인프라를 확충하였다고 하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장애가 충분히 고려되지 않은 원격수업으로 인해 많은 장애인들이 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초, 중등학교뿐만 아니라 대학교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학교교육 외에 장애인의 평생교육 영역에서도 코로나19의 영향이 크다. 평생교육이란 학력보완교육, 성인 문자해득교육, 직업능력 향상교육, 인문교양교육, 문화예술교육, 시민참여교육 등을 포함하는 모든 형태의 조직적인 교육활동을 말한다.

장애인에게 있어서 평생교육은 사회생활 및 직업생활, 여가문화생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장애인평생교육시설은 지역사회에서 장애인들이 공동체를 이루어 살 수 있도록 하는 구심점의 역할을 하고 있다. 이에 대한 고려와 지원책 없이 이루어지는 장애인평생교육시설에 대한 휴업 권고는 해당 시설을 이용하는 장애인들이 일상생활을 영위할 수 없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다.

교육부는 시각장애특수학교와 협력해 EBS 온라인 교재를 점자파일로 제작해 원격수업에 필요한 교재를 국립특수교육원을 통해 점자, 확대문자 등 맞춤형으로 제작해 시각장애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청각장애학생들을 위해서는 신규로 제작되는 EBS 강의에 자막을 지원하고, 에듀에이블 사이트를 통한 수어·자막 교육콘텐츠를 제공하며, 시도별로 운영하는 청각장애거점지원센터를 통해 수어, 속기 등을 지원할 계획을 수립했다.

또한 교육부는 시각장애학생들과 청각장애학생들에게 적합한 원격수업 지원방안 마련을위해 시범학교(서울맹학교, 서울농학교)를 지정, 운영 중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시각장애학생들은 홈페이지까지는 접근할 수 있지만, 개별 콘텐츠 접근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점자·음성 등의 대체자료도 여전히 부족한 상황.

이연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정책실장은 “그동안 줄곧 콘텐츠 접근성과 대체자료 문제에 대해 지적하고 교육부에 요청했지만 시정되지 않았다.”며 “EBS 동영상 등 개별 교육콘텐츠에도 시각장애학생을 위한 화면해설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그동안 시각장애인 대체자료 제작에 소홀했던 것을 인정하며, 원활한 대체자료 제작을 약속했다. 그러나 EBS를 제외한 개별 교육콘텐츠에 화면해설을 넣는 것은 저작권 등의 이유로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또한 청각장애학생이 원격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수어통역, 대필지원, 속기파일 등이 필요하나 이러한 지원이 미비한 실정이다.

청각장애학생 또한 EBS 교육콘텐츠 이외의 실시간 원격수업, 개별 교육콘텐츠에 자막이 제공되지 않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수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는 농학생의 상황은 더욱 나쁘다. EBS에서조차 평생교육에 관련한 콘텐츠에만 수어를 제공하고 있다.

수어통역사인 김철환 장애의벽을허무는사람들 활동가는 “수어를 사용하는 농학생들의 학습권은 늘 보장받지 못했고 지금도 그렇다. 또한 통합학교에 다니는 난청학생들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며 “난청학생들에게는 실시간 원격수업 시 속기를 지원받을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함을 설명했다.

한편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서 각급학교에서 제공하는 각종 정보를 특수교육대상자에게 제공하는 경우 특수교육대상자의 장애유형에 적합한 방식으로 제공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나, 이에 필요한 내용을 구체화하는 시행령 및 규칙 조항의 부재로 인해서 장학생들이 각급학교가 원격수업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장애유형에 적합한 방식으로 받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보고서는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시행령에 교육감은 법 제28조 제8항에 따라 각급학교의 장이 각종 정보(교육기관에서 운영하는 인터넷 홈페이지 포함)를 특수교육대상자의 장애 유형 및 정도 특성에 적합한 방식으로 제공할 수 있는 수단을 개발·보급할 것 등을 포함시키는 개정이 이뤄져야 함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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