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이 배움 통해 보람 느끼고, 자립 용기 가질 수 있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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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이 배움 통해 보람 느끼고, 자립 용기 가질 수 있길 바라”
  • 차미경 기자
  • 승인 2021.04.20 0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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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공예산업직업전문학교 / 송성희 회장과 정명환 이사장
현대공예산업직업전문학교의 정명환 이사장(왼쪽)과 송성희 회장은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지공예와 비누공예, 점토 공예 수업등을 진행하고 있다.
현대공예산업직업전문학교의 정명환 이사장(왼쪽)과 송성희 회장은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지공예와 비누공예, 점토 공예 수업등을 진행하고 있다.

알록달록한 한지 공예품이 가득 전시된 사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 동안 정명환 이사장은 그간 이곳에서 교육을 받은 장애인 수강생들의 작품을 기자에게 선보였다. 섬세함을 기본으로 하는 공예 작업을 훌륭하게 해낸 수강생들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지는 듯했다.

(사)현대공예인협회 송성희 회장은 35년간 협회를 운영해 오는 동안 장애인들에게 한지공예와 점토, 비누공예 등의 수업을 진행해 왔으며, 7년 전부터는 노동부 산하 직업전문학교 인가를 받아 장애인은 물론 비장애인들을 위한 현대공예산업직업전문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시설이 거의 없었던 30여 년 전부터 이러한 활동을 해온 데에는 송성희 회장 자신이 장애아이를 둔 부모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제 큰 이도 지적 경증을 가지고 있어요. 모든 장애아이를 둔 부모들이 그러겠지만 아이들이 안심하고 보낼 곳이 없다는 것이 항상 제일 큰 고민이죠. 제 아이를 안전하게 보살피면서도 자립을 위한 곳을 만들고 싶다는 일념으로 수업을 진행했던 것이 지금의 전문학교 운영까지 온 것 같아요.”

현재는 전통 한지공예 15명, 점토 15명 등 총 30여 명이 함께 하고 있지만 처음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을 시작했을 때는 생각했던 것보다 어려웠던 점도 많았다고 회상했다. “처음에는 일반학교 내 특수학급을 대상으로 교육을 진행했는데, 반복적으로 설명해줘야 하고, 돌발행동이나 집중을 잘 하지 못하는 아이들의 특성상 힘들었던 순간도 많았지만, 대부분 아이가 시간이 반복될수록 심리적으로도 안정되고,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 같아요.” 많은 장애인 수강생들이 학교를 거쳐 갔지만 송 회장의 기억 속에 가장 남는 수강생은 지난해 공예수업을 이수한 여자 수강생을 떠올렸다.

“처음에 우리 학교에 왔을 때 지적 경증이라는 장애도 있었지만, 우울증 등 심리적으로 매우 불안한 모습이었어요. 그런데 수업을 계속 이어갈수록 정서적으로 순화되고, 본인 스스로 자신감을 되찾으면서, 나중에는 강사 자격증까지 취득해 수료 후 인턴 강사로 활동하던 학생이 있었어요. 그런 모습을 볼 때마다 제가 이일을 지금까지 해오는 것에 대해 보람을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송성희 회장의 가장 큰 조력자인 정명환 이사장과 협회와의 인연은 지난 2009년도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인천도시축전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했던 정명환 이사장과 봉사활동을 위해 행사에 참여했던 현대공예인협회가 인연이 됐다.

“인연은 오랫동안 이어왔지만 제가 그 후에도 다양한 활동을 하는 바람에 적극적으로 도움을 드리지는 못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던 중 지난해 초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직을 내려놓으면서 본격적으로 협회의 일을 돕게 된 것이죠. 저도 다른 수강생들과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취미로 수강을 신청했지만, 나중에는 재미도 느끼고, 또 장애인들을 위한 봉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공부를 이어갔고 마침내 강사 자격증을 취득, 협회에서 현대공예산업직업전문학교 강사 겸 이사장직을 맡게 됐습니다.”

전통한지 공예 수업을 진행 중인 정명환 이사장
전통한지 공예 수업을 진행 중인 정명환 이사장

정명환 이사장은 현대공예산업직업전문학교를 단순히 공부를 위한 곳이라는 의미를 넘어서 장애인들에게 사회참여의 기회와 더불어 삶의 즐거움을 주는 곳이라고 표현했다. “정식 수업은 12시부터지만 대부분 수강생이 그보다 훨씬 이른 시간에 등교하고 있어요. 또 각자 간식거리를 집에서부터 준비해 와서 쉬는 시간에 서로 나누며 담소를 나누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고요. 사실 장애인들에게는 누군가를 만나서 함께 취미를 공유하고, 담화를 나눈다는 것 자체가 쉬운 게 아니잖아요. 더욱이 요즘과 같은 코로나19 시대에는 더욱 집 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는데, 그런 점에서 학교생활이 그분들에게는 삶의 활력소 역할을 해주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해요.”

정명환 이사장 이야기대로 수강생들 모두가 즐거운 마음으로 이곳을 찾고 있지만, (사)현대공예인협회는 직업전문학교라는 본분에도 충실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송성희 회장과 정명환 이사장은 장애인들이 만든 공예품들의 판로를 만들기 위한 계획을 구상 중이라고 전했다.

“사실 실력이 우수한 장애인분들이 너무 많음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팔 수 있는 판로가 너무 없다 보니 결국 취미로 끝나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이에요. 개인적으로 창업을 하시거나 인터넷을 통해 판매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그 과정이 쉬운 것도 아니고요. 그래서 우리 협회는 올해 말 때쯤 표준사업장을 운영, 이를 통해 장애인들의 일자리를 늘리고 또 나아가 공예기술을 가진 많은 장애인의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계획을 세우고 있어요.”

송 회장은 “아직 우리 사회가 장애인 일자리에 대해 지체장애인을 우선으로 하는 경우를 직접 학교를 운영하다 보면 자주 접하게 된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단순히 가위질만 할 줄 아는 장애인도, 또 비누액을 틀에 붓는 작업만 할 수 있는 장애인에게도 일할 기회를 주는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기회의 평등 아닐까? 어찌 보면 ‘수료증’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들에게는 그 한 장의 종이가 자존감을 키워주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다. 장애의 유형과 정도와 상관없이 도전할 기회를 줄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명환 이사장 역시 비장애인과 사회의 인식변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부이긴 하지만 아직도 장애인이 만든 제품에 대해서는 저렴할 것, 싸게 구매할 수 있는, 품질이 조금 떨어지는 것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그들이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 내는 데에는 비장애인보다 시간이 조금 더 오래 걸릴 뿐 결과물에는 차등이 없다는 얘기를 꼭 해주고 싶어요. 그리고 이러한 생각의 변화가 이루어져야만 장애인 생산품에 대한 판로도 개선되고 그때부터 장애인들의 취업 문이 넓어지고, 나아가 자립이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우리가 조금 더 열린 마음과 눈으로 장애인과 그들의 능력을 알아주는 사회가 되길 바랍니다.”

점토공예 수업을 진행 중인 송성희 회장
점토공예 수업을 진행 중인 송성희 회장

 

송성희 회장과 정명환 이사장이 꿈꾸는 사회는 어찌 보면 너무 간단했다. 장애인도 자신이 원한다면 누구나 공부를 하고, 그를 바탕으로 직업을 갖고 돈을 벌 수 있는 사회가 바로 그것이다. 그리고 조금 늦지만 그러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오늘도 수강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해 알찬 수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기자가 직접 바라본 수업현장은 그 어느 학교의 선생님과 학생들보다 열정으로 가득 차 보였다. 부디 그들의 열정이 실망으로 끝나지 않고 희망으로 피어나는 날이 하루빨리 찾아오길 희망해 본다. <차미경 기자>

 

※현대공예산업직업전문학교에 관심이 있는 장애인들은 전화(1588-5902)로 문의하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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