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 검열·약물 강제복용···신아원 인권침해 정황
상태바
휴대전화 검열·약물 강제복용···신아원 인권침해 정황
  • 이재상 기자
  • 승인 2021.03.23 09:31
  • 수정 2021-03-23 09: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애여성공감, 강씨 탈시설 조력과정서 오랜기간 시설이 일상적으로 거주인의
인권을 침해했다는 것을 인지…장애계, 인권위 진정 제기-철저한 조사 촉구

장애여성공감 등 3개 장애인단체는 지난해 12월 서울시 송파구 소재 신아재활원(이하 신아원) 거주 장애인 집단감염 이후 벌어진 코호트격리와 긴급분산 조치 및 재입소 과정에서 장애인에 대한 인권침해 정황을 확인하고 3월 22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 제기 및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장애여성공감 장애여성독립생활센터 ‘숨’ (이하 공감)에 따르면 신아원은 117명의 장애인이 거주하는 대형 장애인 거주시설로 지난해 12월 25일 코로나19 최초 확진 이후 시설 내 코호트격리 조치로 12월 한 달 간 65명이 확진됐다. 이에 장애계는 긴급 탈시설을 요구했지만 서울시는 1월 11일 전원 긴급분산 조치시켰으며 이후 3일 만인 1월 14일 거주인들의 재입소가 진행됐다.

공감은 신아원 등 장애인이 거주하는 대형시설과 연계해 장애인자립생활 지원사업을 진행하며 거주인들의 자립생활을 지원해왔다. 신아원의 경우 코호트 격리조치 이전에도 개인의 의사가 존중되거나 시설 밖으로 나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지만 12월 집단감염 이후 벌어진 코호트격리와 긴급분산 조치 및 재입소 과정에서 통제가 더욱 강화되었음을 거주인과 소통과정에서 확인했다.

지난 2월 22일 신아원 거주인 강 모 씨가 긴급하게 슬리퍼만 신은 채 공감을 찾아와 ‘다시는 신아원에 돌아가고 싶지 않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강씨가 시설 관계자에게 자필로 쓴 편지엔 “원장님, 이사장님 저 찾지 마세요, 약 챙겨 오지 마세요. 통장, 도장, 내꺼 전화 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장애여성공감 유진아 활동가는 “강씨의 탈시설을 조력하고 연대하는 과정에서 신아원은 외부와의 소통차단 및 정보폐쇄를 위해 주거이동과 의료행위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또한 휴대전화를 압수하고 사용을 제한했으며, 휴대전화 메시지와 통화 내역을 감시하는 등 오랜 기간 시설이 일상적으로 거주인의 인권을 침해했다는 것을 인지했다.”고 말했다.

이어 “강씨는 알코올 의존성 환자에게 사용하는 약을 10년 넘게 하루도 빠지지 않고 먹어야 했다. 강씨는 신아원 측에 ‘약 먹기 싫어요. 바꿔 주세요’라는 의사를 표시했지만 무시됐다. 이처럼 대부분의 시설 거주인에 대한 정신과 약물 처방이 관행적, 장기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화학적 구속’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재상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