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비하 발언, 특단의 조치 강구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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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비하 발언, 특단의 조치 강구해야
  • 편집부
  • 승인 2021.02.19 09:21
  • 수정 2021-02-19 09: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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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정치인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장애인을 비롯한 국민들의 가슴을 멍들게 하고 있다.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의 ‘집단 조현병’ 발언에 이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비대위장)의 발언이 장애인과 미혼모 비하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김종인 비대위장은 설날을 앞두고 지적장애가 있는 미혼모들 보호시설을 방문한 자리에서 “정상적인 엄마가 별로 많지 않은 거 같다.”는 말을 해 구설에 올랐다. 장애인단체를 비롯해 여당과 일부 야당에서조차 “장애인 비하는 물론이고 미혼모는 정상이 아니라는 거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국민의힘 측에서 “부적절했다.”고 수습에 나섰지만 실수로 치부해버리기엔 그리 가벼운 사안이 아니다. 정치인들의 비하 발언이 너무 잦다는 점 때문이다.

국민의힘 초선의원 31명은 지난 2월 1일 국회에서 ‘북한 원전건설 추진 의혹’과 관련해 정부·여당을 향해 “국민을 우습게 아는 것이 아니라면 ‘집단적 조현병’이 아닌지 의심될 정도”라고 발언해 논란이 됐었다. 장애인단체들과 조현병 당사자들이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하자 일주일 만인 지난 8일 국민의힘 중앙장애인위원장 이종성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고 사려 깊지 못한 표현으로 정신장애인 당사자와 가족들에게 상처를 드렸다며, 당을 대표해 사과드린다고 했지만 그때뿐이었다. 당 차원의 사과가 나온 지 하루 만에 당을 대표하는 비대위장이 또다시 문제의 발언을 한 것이다. 제1 야당 대표인 김 위원장은 발언 논란에도 공식 해명이나 사과를 하지 않았다.

그동안에도 정치권에서는 장애인을 비하하거나 차별하는 발언이 끊이지 않았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지난 2020년 1월 “선천적 장애인은 의지가 약하다고 한다.”고 말해 인권위에 진정된 바 있다. 인원위가 당에 차별행위 중단과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고, 이 대표에게는 장애인 인권교육을 수강하라고 권고까지 했었다. 지난해 1월 정세균 당시 국무총리 후보자에게 “절름발이 총리”라고 한 당시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나 4월 비례대표 후보자가 많음을 빗대 선거 투표용지가 길어서 “키 작은 사람은 자기 손으로 들지도 못한다.”고 말한 황교안 전 대표에게도 인권위는 당에 인권교육과 재발방지 교육을 권고했지만 정치권은 조금도 달라진 게 없는 것이다.

이 같은, 끊임없는 장애인 비하와 차별 발언 중에서도 이번 국민의힘 초선의원들의 ‘집단적 조현병’ 발언은 절대로 가벼이 넘겨서는 안 될 사안이다. 국민을 대표한다는 국회의원 31명이 정치적 목적으로 연서명을 하고 기자회견장에서 낭독까지 했다는 사실은 결코 우발적이거나 즉흥적으로 나온 말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정신장애를 정치적 의도를 갖고 상대방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사과만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반복되는 정치인들의 사회적 약자를 비하하는 막말의 악습을 뿌리 뽑기 위해서는 인권위 권고로만 그칠 게 아니라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보완 및 처벌을 포함한 국가 차원의 특단의 조치를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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