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칼럼 ‘장애비하 용어’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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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칼럼 ‘장애비하 용어’ 유감
  • 이재상 기자
  • 승인 2021.01.21 10:43
  • 수정 2021-01-21 1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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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는 장애인을 비하하는 단어를 거침없이 사용해 언제 끝날지 모르는 코로나 블랙 상황에서 누구보다 힘든 삶을 살아가고 있는 장애인과 가족에 상처를 줬다.

조선일보는 ‘나라 안에선 제왕, 밖에 나가면 왕따’라는 제목의 ‘박정훈 칼럼’을 1월 15일자로 게재했다. 칼럼은 ‘문 정권의 4년 국정을 ‘내강외약(內强外弱)’으로 요약하며, 나라 안에선 제왕처럼 군림하면서, 바깥 세상과는 ‘왕따’처럼 따로 돌고 있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흠집냈다.

근로자 사망 때 사실상 과실이 없어도 CEO를 1년 이상 징역에 처한다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예로 들며 구체적인 과실 유무와 무관하게 경영자 개인을, 그것도 징역형의 하한선까지 못 박아 처벌하는 나라는 어디에도 없다고 비난했다.

또한 문 정부 국정은 전 세계와 따로 가는 ‘우리 식대로’가 특징으로, ‘소득주도성장’은 문 정부가 처음으로 시도하는 초유의 실험이다. 만약 이것이 성공한다면 경제학 교과서를 새로 써야 할 판이다. ‘마차가 말을 끄는’ 기적을 이루는 것이라고 비아냥댔다.

그러면서 ‘운동권의 두뇌엔 ‘자폐 DNA’가 새겨져 있다고 한다. 중국에 문화혁명 피바람이 불어도, 소련이 붕괴해도 한사코 눈감던 이들이 정권 핵심부에 포진해 있다. 밖을 보지 않는 ‘운동권 정권의 자폐적 세계관’이 국가 진로를 역주행시키고 대한민국을 고립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주장해 ‘우물 안 개구리 식의 세계관’ 등 다른 표현이 얼마든지 있음에도 굳이 발달장애인 비하 표현을 두 번이나 사용했다.

운동권, 다시 말해 군사정권과 맞싸운 지금의 586민주화운동 세력이 있었기에 국민들이 직접 대통령을 뽑을 수 있게 됐고 이 만큼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누릴 수 있게 됐으며 민주주의 정부 하에서 장애인들도 투쟁을 통해 장애등급제 폐지와 탈시설·자립생활을 쟁취할 수 있었음을 부인하진 못할 것이다.

언론의 사명은 무엇보다도 공정성이기에 선입견과 편견을 바탕으로 써진 조선일보의 이번 장애인 비하 용어 칼럼은 비난받아 마땅할 것이다.

오는 4월 서울시장 등 보궐선거와 내년 3월 제20대 대통령 선거, 6월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과거처럼 장애인을 비하한 원색적 표현으로 정치적 이익을 얻으려는 시도가 많아질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에서 조선일보의 이번 장애비하 단어 사용은 장애인의 한 사람으로서 유감이다. 조선일보 임직원은 즉시 장애인식개선교육을 받을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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