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계층 보듬는 희망찬 새해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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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약계층 보듬는 희망찬 새해 돼야
  • 임우진 국장
  • 승인 2021.01.12 09:32
  • 수정 2021-01-12 10: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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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발생한 원인불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지난해 전세계에서 8천여만 명이 넘는 확진자를 발생시키며 지구촌 사회의 인류 삶 자체를 뒤흔들었다. 사회적 거리 두기는 일상생활을 바꿔놨다. 학생들은 등교 대신 원격수업을 받아야 했고 직장인들은 재택근무를 해야 했다. 온라인 쇼핑에 배달 등 비대면 서비스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고용불안과 소득감소가 심화됐고 부실한 공공의료체계의 심각성도 드러났다. 요양병원과 요양원, 장애인시설 등 집단수용시설이 코로나19 고위험시설로 지목되면서 취약한 돌봄서비스 문제도 부각됐다. 감염병 재난에 대한 허술한 사회안전망으로 취약계층에게 더욱 치명적이라는 사실이 입증됐다.

코로나19로 야기된 우리 사회 양극화와 불평등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번 감염병 재난의 무게는 사회적 경제적으로 매우 차별적이어서 임시직과 일용직, 특수고용직 노동자 등 취약계층일수록 피해와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실직자가 늘고 자영업자들의 폐업이 속출했다. 노숙자나 빈곤층은 무료급식소마저 문을 닫아 당장 끼니 걱정에 내몰려 고통받고 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도 벅찬 일용직 노동자들은 일거리가 끊겨 막막할 뿐이다. 직장인들조차 무급휴직에 내몰리고 문을 닫는 식당과 가게들이 속출하고 있다. 급기야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정부의 집합금지와 영업 제한에 항의하며 일부 업종의 업주들이 방역지침을 어기고 문을 여는 등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당국과 정치권이 가장 먼저 주목해야 할 것은, 가장 힘없고 차별받고 있는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가를 알아야 한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재난은 노인과 아이들 및 장애인 등 돌봄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들의 시설 이용을 어렵게 만들고 활동지원사나 돌봄전담사 등의 활동까지 통제했다. 외부인 출입이 제한됨으로써 자원봉사자들의 활동 또한 어려움을 겪어야 했다. 이들의 돌봄공백은 가족에게 전가되고 가족의 돌봄부담은 극단적인 상황에 이르기까지 내몰렸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대면노동을 할 수밖에 없는 간병인, 요양보호사, 활동지원사, 방과후 교사, 가사도우미, 아이돌보미, 택배노동자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코로나 감염위험에 노출돼야 했고, 그마저 일자리가 줄어 생계위기에 내몰린 실정이다.

빈곤층 대다수가 여전히 복지정책의 사각지대에 있는 상황에서 경제활동조차 봉쇄되는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상황은 이들의 생계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소득 및 고용 불평등은 코로나 이후에도 더 심화되고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재난상황에서 가장 시급한 민생문제는 말할 나위 없이 먹고 사는 문제이고 절대 외면할 수 없는 사안이다. 사회의 가장 어렵고 힘든 이들을 중심으로 정책을 입안해야 하는 이유다. 사회 양극화와 불평등 해소를 위해 한정된 재원으로 분배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취약계층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분배 정책을 재설계하고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 사회적 약자의 절실한 요구를 외면하고서야 양극화와 불평등을 해소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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