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출신 박두성 선생이 반포한 한글점자 훈맹정음 유물 국가문화재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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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출신 박두성 선생이 반포한 한글점자 훈맹정음 유물 국가문화재 됐다
  • 차미경 기자
  • 승인 2020.12.04 14:56
  • 수정 2020-12-04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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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맹정음 설명서, 점자타자기 등 송암박두성기념관 전시품 8건 48점
대한민국 첫 ‘시각장애인 관련 국가문화재’로 이름 올려
국립세계문자박물관(2022년 개관)에‘훈맹정음 상설 전시관’운영
송암점자도서관 전시장 내부

인천광역시(시장 박남춘)는 송암박두성기념관에 전시돼 있는 한글점자 훈맹정음 설명서·선생이 사용했던 제판기와 점자타자기 등 관련 유물 8건 48점이 4일 국가등록문화재로 공식 지정됐다고 밝혔다.

이번에 국가등록문화재 제800-1호로 등록된 「한글점자 『훈맹정음』제작 및 보급 유물」유물은 훈맹정음의 사용법에 대한 원고, 제작과정을 기록한 일지, 제판기, 점자인쇄기(로울러), 점자타자기 등 한글점자의 제작·보급을 위한 기록과 기구들이다.

현재 유물은 미추홀구에 소재한 송암박두성기념관에 전시돼 있으며, 인천시시각장애인복지연합회에서 소유·관리하고 있다.

앞서 시와 미추홀구는 훈맹정음 관련 유물의 국가등록문화재 등록을 위해 현장조사, 인천시 문화재위원회 사전신청 결의를 추진해 올 7월 문화재청에 등록 신청했으며 문화재청의 현지조사 등을 거쳐 명실상부 국가문화재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문화재청은 일제강점기 시대에 시각장애인을 위한 고유언어라는 점에서 문화적 가치가 크며, 당시의 사회상을 반영할 뿐 아니라 근대 시각장애인사를 파악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써 문화재 등록 가치가 높다고 등록 사유를 밝혔다.

특히 시각장애인 문화유산이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 의의가 남다르다.

이번 국가등록문화재 등록으로 문화재청과 협력해 보수, 정비 등 체계적인 보존과 관리를 위한 국비지원도 받게 됐다.  

시는 인천의 귀중한 문자 문화 역사를 널리 알리기 위해 송도에 2022년 개관 목표로 추진 중인 국립세계문자박물관에‘훈맹정음 상설 전시관’을 마련해 전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선생의 정신과 훈맹정음의 우수성을 전세계에 알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송암 박두성 선생 생가터-강화군 교동면 상용리
송암 박두성 선생 생가터-강화군 교동면 상용리

훈맹정음은 강화 출신인 박두성(朴斗星, 1888~1963) 선생이 1926년 11월 4일에 반포한 우리나라 최초의 6점식 점자로, 일제강점기 시대 시각장애인들이 한글과 같은 원리를 통해 글자를 익히도록 한 고유 문자체계다. 

인천 강화군 교동도에서 태어난 송암 박두성 선생은 국립맹아학교의 전신인 제생원 맹아부 교사로 재직하며 시각장애인 교육에 매진했다. 당시 일제의 한글말살정책으로 일어점자를 사용했는데, 선생은 1920년부터 일제의 잔혹한 감시 속에서도 한글점자 창안에 몰두해 1926년 훈맹정음을 발표했다.

이후에도 인천 영화학교 교장에 취임해 한글 점자 보급에 힘써 시각장애인들에게 정보와 교육의 빛을 선물한 분이다. 출판한 한글 점자책만 200종이 넘는다. 

강화군 교동면에는 그의 생가터가 남아있으며, 남동구 수산동에 묘소가 마련돼 있다.

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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