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에게 삶의 의지 찾아주는 공방 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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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에게 삶의 의지 찾아주는 공방 열고 싶어”
  • 배재민 기자
  • 승인 2020.07.01 17:47
  • 수정 2020-07-02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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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주연/인천장애인기능경기대회 화훼부문 금상
고주연/인천장애인기능경기대회 화훼부문 금상

 

고주연(55세, 지체장애4급) 씨는 2019년 나전칠기로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서 우승을 하고 올해 인천장애인기능경기대회에서 화훼로 다시 한번 우승했다. 그는 현재 2020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의 출전을 앞두고 있다. 고주연 씨는 앞으로도 한지와 양재에 도전할 것이 라고 말했다.

“전통공예에 관심이 많았어요. 민화도 배웠었습니다. 20년 전부터 조그맣지만 다양한 분야가 있는 공방을 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하지만 환경도 너무 열약하고 건강도 따라주지 않아 남들이 3~4년이면 하는 걸 전 20년이 넘도록 도전하고 있어요. 꾸준히 손을 놓지 않다 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고주연 씨는 늘 무언가를 이루고 성취하려는 욕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공방을 열기 위한 공예 도전은 경력이 단절된 그녀의 힘듦을 극복하는 꿈이다.

“경력이 단절되고, 창조적인 일을 하고 싶었어요. 장애인에겐 제약이 많아요. 오늘은 지팡이를 안 짚었지만 너무 힘들면 걷지도 못합니다. 하지만 이런 아픔과 힘듦을 공예로 극복했습니다. 결국, 자신의 의지가 있어야 하고 만드는 행위에서 즐거움을 찾아야 해요.”

올해 인천장애인기능경기에서 금상을 받은 고주연 씨의 화훼 작품.
올해 인천장애인기능경기에서 금상을 받은 고주연 씨의 화훼 작품.

 

실제 그에겐 포기할 만한 순간들이 많았다. 작년 인천장애인기능경기대회 시합도 퇴원하고 이틀 만에 참가했다. 시합도 안 나가려고 생각했다. 그런 그녀를 북돋아 준 것은 공예를 향한 열정과 주변 사람들의 응원이다.

“시합을 나가려 하지 않았어요. 전국대회에 가기까지 아무런 지원도 없었어요. 오로지 다 제 힘으로만 해야 했어요. 환경이 너무 열약했죠. 사실 포기했었어요. 하지만, 그런데도 포기하지 못한 건 주변 사람들의 격려에요. 저는 포기하지 않았지만, 저와 같은 이유로 포기한 사람들이 많을 거예요. 그런 분들에게도 격려해 주고 세워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해요.”

고주연 씨는 미래에 그녀가 차릴 공방이 다른 장애인들에게 삶의 의지를 찾아주는 공간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제가 만들고 싶은 공간은 자기 물건을 기쁘게 만들 수 있는 곳이에요. 그리고 물건을 만들며 계속해서 해보고 싶은 욕구를 불어 넣는 공간, 계속 흥미를 채워주는 공방이면 좋겠어요. 그렇게 저의 공방이 장애인들에게 삶의 의지를 찾아주고 귀한 시간을 제공해 주면 좋겠어요.”

고주연 씨는 지금 이 순간에도 열악한 환경에 맞서 전국장애인기능경기대회 준비를 하고 있을 것이다. 그의 도전과 노력은 언젠가 공방을 차렸을 때, 공예를 배우고픈 많은 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쳐 그들의 삶에 작은 희망 하나 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배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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