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뉴딜, 약자 포용할 대전환의 비전 담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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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판 뉴딜, 약자 포용할 대전환의 비전 담아야
  • 임우진 국장
  • 승인 2020.06.05 09:38
  • 수정 2020-06-05 09: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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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난위기 상황을 타개할 ‘한국판 뉴딜’의 윤곽이 드러났다. 문재인 대통령은 6월 1일 제6차 비상경제회의에서 사람 우선의 가치와 포용국가의 토대 위에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을 축으로 한국판 뉴딜을 국가의 미래를 걸고 강력히 추진해 나갈 것임을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판 뉴딜은 추격 국가에서 선도 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국가발전 전략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위기 극복에서 빈부 격차나 양극화 심화 등 국민 삶의 격차가 벌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대통령의 언급에 적극 공감한다. 특히, 한국판 뉴딜을 통해 국가 대전환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 점에 주목한다. 다만, 정부가 사회적 약자들을 포용할 제도적 대전환의 비전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대폭 수정했으면 한다.

정부가 공개한 ‘한국판 뉴딜’의 기본골격은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일자리를 창출하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성장동력을 발굴해 미래를 대비하겠다는 것이다. 7월 발표될 종합계획이 나와 봐야 구체적인 내용을 알겠지만, 현재까지 나온 정부의 추진 방향은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로 요약된다. 이를 위해, 정부는 문재인 정부 임기가 끝나는 2022년까지 총 31조3천억 원의 재정을 투입해 일자리 55만 개를 창출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이 같은 정부안은, 문 대통령이 언급한 “한국판 뉴딜은 단순히 위기 국면을 극복하는 프로젝트의 하나이거나 미래 과제 중 하나를 넘어서는, 총체적으로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대전환을 이뤄내게 하는 미래비전”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외환위기와 금융위기 과정을 거치며 사회적 격차가 심해진 부작용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며 ‘사람 우선의 가치와 포용국가’를 강조한 대통령의 의지를 반영하려면 빈곤과 실업의 구제는 물론 사회적 불균형과 불평등을 바로잡는 제도개혁이 수반돼야 한다. 하지만, 한국판 뉴딜에는 사회보장제도 확대, 노동권 강화, 경제주체 간 타협 등 양극화 해소와 사회적 지속가능성 강화를 위한 개혁방안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사회적 통합을 위해서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포용할 수 있는 제도적 개혁방안이 포함돼야 함은 물론이다.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니라 공정한 부의 분배에서부터 더 공평한 기회가 주어지도록 불평등에 가장 많이 노출되고 있는 소외계층을 보듬을 제도적 정책적 대전환을 바라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오는 7월 발표할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에는 훨씬 더 포괄적이고 큰 스케일로, 긴 구상을 담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의 언급을 유추해 봐도, 단순한 코로나19 극복 차원의 일자리 창출을 위한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만을 의미하지 않아 보인다. 정부가 이를 좁게 해석해 그 뜻을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안에 담아내지 못하는 우를 범하지 말았으면 한다. 대통령의 지시대로 당정청이 협업해서 범정부적인 추진체계를 만들되 약자들을 포용할 수 있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반에 걸쳐 혁명적인 제도개혁 등을 포함한 대전환의 미래비전을 그려냈으면 한다. 새로 출범한 21대 국회 또한 국가 미래가 달린 만큼 협치를 통해 초당적인 차원에서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한국판 뉴딜’의 개혁입법에 적극 나서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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