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적 소비자 요구 vs 아마추어 보조공학서비스
상태바
전문가적 소비자 요구 vs 아마추어 보조공학서비스
  • 편집부
  • 승인 2009.06.05 00:00
  • 수정 0000-00-0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동훈/나사렛대학교 재활공학과 부교수
▲ 정동훈/나사렛대학교 재활공학과 부교수

  테크놀로지가 우리 삶에 가져다준 변화와 행복은 이루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그러나 문명의 이기가 가져다준 생활의 편리를 활용하지 못하는 사람에게는 테크놀로지가 하나의 장벽이 되고 좌절감을 느끼며 차별의 논리를 만드는 매체가 되기도 한다. 장애인과 노인은 과학기술의 혜택에서 쉽게 소외될 수 있는 다양한 원인을 가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과학기술이 발달하면 할수록 남들보다 불편함과 제약을 더 많이 감수해야만 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조공학의 올바른 활용과 접목은 더 이상 가능한 중재 방안이 아닌 시급하고도 필수적인 시대적 요청이다.


. 보조공학은 우리 주변에 산재한 많은 테크놀로지를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활용기술이며, 인간과 도구가 조화롭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 해결에 초점을 맞춘 과학이다. 장애 당사자주의에 입각하여 소비자의 권한을 중시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은 맞춤형 보조공학서비스의 발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보조공학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수요가 급증하면서 많은 보조공학기기가 상업적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보조공학서비스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정착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2006년 11월 정부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에서 ‘비전 2030 실현을 위한 기술기반 삶의 질 제고 방안’ 보고서에는 국가적 차원의 보조공학 보급과 기술개발에 대한 정책초안을 제시한 바 있고, 18대 국회에서는 뜻 있는 의원들이 보조공학 관련법을 발의하거나 발의 예정에 있다고 한다. 그러나 현행 서비스의 대부분은 보조공학기기의 대여 및 무상공급 등에 초점이 맞추어진 하드웨어적 측면과 양적 확대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의 결과로 많은 보조공학기기가 사용되지 않고 방치되거나 제 기능을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또한 다양한 보조공학 기기 및 서비스에 대한 소개 및 인식부족으로 많은 잠재적 서비스 수요자의 요구를 채워주지 못하고 있다. 이렇듯 수요와 요구에 맞는 전문성 있는 보조공학서비스의 제공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문제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대학에서 보조공학을 교육하는 입장에서 자기반성의 차원으로 살펴보면, 실제 보조공학 전문가를 양성하는 국내 대학의 교육과정과 질적 수준이 보조공학 영역에 대한 소개 차원에 머무르고 있고 실질적인 서비스 방안과 중재 전략에 대한 내용을 체계적으로 교육시키기에 역부족이란 점이다. 또한 보조공학의 활용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특수교육과 재활치료, 직업재활 등의 분야에서도 교육과정에 보조공학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현실이다. 보조공학의 많은 세부 영역을 보조공학사라는 전문가가 모두 소화해낼 수도 없을 뿐만 아니라 능력을 갖출 수 있는 교육 여건도 마련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런데 소비자의 요구가 확대되고 보조공학의 역할 비중과 잠재력이 더해지면서 너나없이 보조공학 전문가인 양 나서고 있다.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보조공학서비스를 위한 전문가 양성 방안은 없는가? 이에 대한 해결책의 하나로 보조공학의 세부 영역 중 강점을 가진 분야를 발굴하고 집중 육성하는 체계를 제안한다. 예를 들면, 특수교육 영역에서는 컴퓨터 보조교수 및 ICT 등의 분야에, 언어치료 영역에서는 보완대체의사소통 분야, 작업치료나 물리치료 영역은 앉기 및 자세와 이동, 일상생활 보조기기 분야, 직업재활 영역은 작업환경 개조 및 작업수행 보조기기 분야 등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이를 적극 활용하는 교육의 강화가 필요하다. 또한 실제 보조공학서비스를 수행하는 보조공학사뿐만 아니라 보조공학서비스에 대한 정보제공과 정책홍보, 행·재정적 지원을 위한 시스템 구축 등의 역할을 수행할 보조공학 행정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 체계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라도 전문가적 서비스 수요에 부응하는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보조공학서비스를 위한 전문가 양성 체계에 대해 이해관계와 집단이기주의를 배제한 논의가 이루어져야 할 때라고 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