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난 사람)“한지작업을 할 때는 모든 시름이 사라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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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만난 사람)“한지작업을 할 때는 모든 시름이 사라져요”
  • 차미경 기자
  • 승인 2019.11.19 15:56
  • 수정 2019-11-19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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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경화 / 지체 경증 / 부평장애인복지관
▲ 양경화씨와 그녀가 만든 한지 공예품(장식, 서랍장)
자신의 첫 작품이었던 화장대 위에 올려놓는 작은 동글이 다용도 함을 만들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는 양경화씨는 어느새 한지공예를 본격적으로 시작한지 8년째라고 했다.
 
손바닥만 한 작은 함을 만들던 그녀는 11월 19일 인천시청 중앙 홀에서 개최된 ‘2019년 여성장애인교육지원사업 합동전시회’에는 자신의 키만큼 높은 서랍장을 출품해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었다. 기자 역시 취재차 들린 전시회에서 제일 처음 카메라에 담았던 작품이 우연히도 양경화씨의 작품이라는 것을 나중에 알고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한지 공예는 종이로만 한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이처럼 가구를 꾸미는 것 베이스가 나무이다 보니 무겁기도 해서 혼자 힘으론 힘든 부분이 있어요. 또 평면 작업이 아니라 사방을 다 작업해야하니 손도 많이 가고요. 그래도 항상 완성된 작품을 보고있으면 그 고된 시간들은 다 잊혀지고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번져요.”
 
한지공예를 시작하기 전에는 평범한 가정주부의 삶을 살았다는 양경화씨는 한지를 접한 후 개인적으로 많은 변화가 생겨났다고 말했다.
 
“우선 한지 작업을 하는 동안 잡생각이 들지 않는 게 제일 좋아요. 정교한 작업이다보니 집중을 해야 하고 그러면 모든 시름은 사라지고 마음이 평온해지는 느낌이거든요. 한지는 매일 반복되는 생활 속에 저에게 생기를 불어넣어준 아이에요(웃음)”
 
양경화씨는 자신이 이렇게 오랜 시간 작업에 몰두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들의 적극적인 지원 덕분이라고도 말했다.
 
“남편과 아이들 모두 제가 만든 작품을 좋아하고, 또 칭찬도 아끼지 않고 해줘요. 이번 작품처럼 무거운 것들도 잘 옮겨주고요. 항상 감사한 마음이죠. 이 자리를 빌려 고맙고 사랑한다고 전하고 싶어요.”
 
이번 전시회에서도 작품을 구매하고 싶어 하는 관람객들은 많았지만 양경화씨는 한지공예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조금은 변화되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아무래도 종이로 만들었다고 생각하셔서 인지, 아니면 취미로 만든 작품이라는 인식 때문인지 그 값어치를 낮게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으시더라고요. 저한테는 백만 원을 준다고 해도 아까운 작품인데요. 말로 다 설명은 안 되겠지만 작업 과정은 정말 정성과 시간이 많이 들어가요. 그러한 부분을 생각해 주시고 작품에 대한 값어치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생각해주는 분들이 많았졌으면 좋겠어요.”
 
마지막으로 그녀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이런 좋은 기회에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것을 기쁘다고 말하며, 내년에는 가족 모두가 건강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시어머니께서 건강이 안 좋으신데, 내년에는 건강히 나아지셨음 하는 바람이에요. 또 우리 아이들과 남편 그리고 저까지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서로 이해하고 보듬으며 살아가는 게 미리 전하는 제 새해 소원이에요.”
 
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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