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나니 생각과 시선이 바뀌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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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나니 생각과 시선이 바뀌는 것 같아요”
  • 차미경 기자
  • 승인 2019.05.21 18:18
  • 수정 2019-07-19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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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여고 김혜연 사서 교사와 고바하, 최인서 학생
▲ 점자 그림책 제작&기증활동을 함께한 강화여고 김혜연 사서교사(왼쪽부터)와 최인서, 고바하 학생
강화여고 김혜연 사서교사를 비롯해 1, 2학년 전체 300여명의 학생들이 지난 세계책의 날(4월23일)과 장애인의 날(4월 20일)을 맞아 그림책 10권을 점자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해 큰 관심을 받았다.
 
김혜연 교사는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된 계기에 대해 “의미 있는 추억을 아이들에게 주고 싶어서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매년 책의 날의 맞아서 아이들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해왔는데, 올해는 항상 하던 것이 아닌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쯤 강화도서관에서 주관하는 ‘박두성 북콘서트’에 연계하는 행사로 점자 그림책을 만들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진행하게 됐어요. 이왕이면 많은 학생이 함께 하면 그 의미가 더 클 것 같아 1, 2학년이 학급별 릴레이식으로 제작하게 된 거죠.”
 
학생들이 좀 더 쉽게 배울 수 있도록 볼록 스티커 방법을 선택해 7개의 점자세트를 구입한 후 10권의 책을 점자화하는 데 약 일주일의 시간이 걸렸다.
 
학교에서만 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해 몇몇 학생은 집으로 가져가서 해오는 열정을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그 열정을 가진 두 학생이 바로 고바하, 최인서 학생이다.
 
고바하 학생은 “처음에는 짧은 시간 안에 배울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많이 들었어요. 핀을 잘못 꽂아서 다시 다 뽑은 뒤 다시 꽂기를 반복한 적도 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즐거웠던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 볼록 스티커 점자기구를 통해 점자입력을 하고 있는 최인서 학생
최인서 학생은 “평소에 엘리베이터나 이런 데서 점자를 접하긴 했지만 도대체 어떤 구조로 이게 ‘닫힘’이란 글씨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웃음) 그런데 막상 배워보니 우리 한글과 마찬가지로 규칙이 있고 그 규칙을 익히니까 조금씩 익숙해지더라고요. 점자를 배우기 시작하면서 다른 곳에서 점자를 마주하게 되면 손으로 만져보고 어떤 글씨인지 읽어보려고 했던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했다.
 
특별한 경험 때문에 두 학생 모두 장애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화하게 된 것 같다는 소감을 전하게도 했다.
 
특히, 바하 학생은 스스로 가지고 있던 편견을 깰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장애인분들은 우리랑 다르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막상 점자를 배우고 나니 우리가 한글을 배우는 것처럼 문자만 다를 뿐 글자를 배우고 책을 통해 같은 것을 느낀다는 걸 이해하기 됐어요.
 
최인서 학생 역시 점자를 몰랐을 때와 알았을 때 스스로도 많은 것이 변화했다며 많이 알아야 변화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점자를 알기 전에는 시각장애인분들의 불편함에 대해 이해하지 못 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막상 우리는 자연스럽게 읽는 글자인데, 그분들은 점자로 표시되어 있지 않은 물건에 대한 정보는 얻기 힘들겠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제가 그랬던 것처럼 많은 분들이 이런 것들에 대해 알고, 홍보가 돼서 긍정적인 변화가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 능숙한 모습으로 바하, 인서 학생이 그림책의 내용을 점자로 입력하고 있다.
기자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고바하 학생은 이번 일을 통해 자신이 몰랐던 것들을 공부하게 되고 또 다양한 사람들에 대해 이해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며, 많은 사람들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기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과생인 최인서 학생 역시 화학연구원이 꿈이라고 말하며, 이번 활동을 통해 화장품이나 샴푸, 약품 등에도 점자가 접목되는 세상이 되길 바라며, 자신도 그러한 변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김혜연 교사는 단순한 이벤트성 활동이 아닌 올해부터 한 달에 한 번 그 달과 계절의 특성에 맞는 책을 골라 점자화하는 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계획임을 전했다.
 
누군가를 이해하고, 이해 속에 배려를 찾을 수 있도록 이끄는 김혜연 선생님과 그 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그 속에서 건강한 생각을 하는 강화여고 학생들 모두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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