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활법 사각지대 느는데 예산타령만 할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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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생활법 사각지대 느는데 예산타령만 할건가
  • 임우진 국장
  • 승인 2019.05.10 09:22
  • 수정 2019.05.10 09: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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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 최저생활 보장에 대한 국가의 의무를 규정한 국민기초생활보장법(기초생활법)이 제정 20주년을 맞았지만 소득지표 악화 상황에서 생계급여수급자는 오히려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는 발표가 나왔다. 배병준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장이 지난 4월 말 ‘기초생활보장제도 발전방안’ 심포지엄에서 밝힌 것이라 빈말이 아닐 것이다. 실제로 생계유지가 어려운 데도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빈곤층이 93만 명으로 추정됨에도 생계급여수급자가 늘어나야 할 상황에서 오히려 줄었다는 것은 기초생활법의 사각지대는 여전히 넓다는 점을 의미한다. 그런 점에서 이 같은 정부 관계자의 언급은 사실상 현행 기초생활법이 제 구실을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법 개정이 시급하다 하겠다.

 
 정부는 그동안 기초생활법 시행 20년간 법 취지를 살려 수급 대상자를 확대하기는커녕 오히려 예산에 끼워 맞추는 데 급급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기초생활법은 생활이 어려운 사람을 지원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지만, 정부는 이런저런 기준을 두고 빈곤층 지원을 외면했다. 그렇다 보니 실제 빈곤층임에도 주거지가 일정하지 않은 이들에게는 신청자격이 없다. 법정 소득기준을 충족해도 국민연금관리공단이 ‘노동력이 있다’고 판정하면 생계급여를 받지 못한다. 현행 제도에선 빈곤층이라도 일정한 소득이나 재산이 있는 가족 등 부양의무자가 있는 경우도 생계급여를 받을 수 없다. 급여액이 부족한 점도 문제다. 1인 가구의 경우 월 51만 원 정도의 생계급여로는 최저 삶을 살기도 힘들다는 지적이다.
 
 대통령 직속 경제사회노동위원회(경사노위) 산하 사회안전망개선위원회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의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권고문을 3일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내년부터 노인·중증장애인에 대한 부양의무제를 폐지하고, 2021년까지 수급자 선정기준을 단계적 완화, 생계급여 기준 산출방식 개선 등 ‘빈곤문제 완화를 위한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개편안’을 권고한 것. 생계급여 수급자격을 제한하는 독소조항을 폐지해 빈곤층에게 최소한의 생활수준을 보장하자는 취지이지만, 이마저도 기획재정부가 재정부담을 이유로 부정적 입장을 보여 노사정 합의문이 아닌 권고문이 된 것은 우려된다.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의 권고인 만큼 정부는 하루속히 이행조치에 나서야 할 것이다.
 
 정부는 부양의무자 기준을 전면 폐지할 경우 생계급여에 추가로 연간 1조원 내외의 재정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연간 8,000억~1조원 정도로 추산한 연구결과도 나왔다. 우리나라 경제규모에서 감당하지 못 할 정도로 부담되는 규모라고는 보지 않는다. 빈곤문제 해결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목돼 온 부양의무자 기준 폐지는 대선후보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항으로서 장애계 등 소외계층의 숙원 과제이기도 하다. 수많은 사람들을 복지 사각지대에 내몰고 있는 부양의무자 기준은 전면 폐지돼야 한다. 당장 생계유지가 곤란한 사람들의 최저생활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된 기초생활보장제도가 빈곤 그 자체를 기준으로 수급이 결정되지 않고 국가재정에 좌우돼서야 어찌 제도 본연의 목적을 살릴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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