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아름다운 동행-서로의 눈이 돼 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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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아름다운 동행-서로의 눈이 돼 주다
  • 편집부
  • 승인 2008.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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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전국체전에서 잊을 못할 장면을 눈과 가슴에 담고 왔다.

 

 “50m 지점이에요.”, “왼쪽으로 너무 기울어졌어요. 이쪽으로 오세요.” 안대를 한 시각장애인에게 쉴 새 없이 말을 하며 길을 안내하는 가이드 러너(비장애인 선수). 그들은 손목에 줄을 묶어 한 몸이 되어 트랙을 돌고 있었다.

 

 육상트랙 중 T11은 전맹 시각장애인과 가이드 러너가 함께 뛰는 종목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앞이 보이지 않는 선수와의 의사소통이다. 안내를 자칫 잘못 하거나 호흡이 맞지 않으면 안전사고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장애인 선수가 달리는 동안 가이드 러너도 같은 속도로 달린다. 비록 장애인일지라도 전국대회나 올림픽에 출전하는 선수라면 얼마나 빠를까. 하지만 가이드 러너는 절대 끈을 놓지 않고 선수와 나란히 뛴다.

 

 이번 전국장애인체전에 가이드 러너로 참가한 이안수(인천시장애인체육회 순회지도자) 씨는 너무도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던 선수가 경기를 끝내고 흰 지팡이에 의지해 돌아가는 모습을 보고 가슴 한 쪽이 뭉클해지더라는 소감을 밝힌 적이 있다. 아마도 이 씨는 세상을 살아가며 다시는 느껴보지 못할 소중한 경험을 했을지도 모른다.

 

 함께 있다는 믿음 하나로 서로를 의지하며 나란히 달리는 그들의 모습에서 진정 아름다운 동행이란 서로의 눈이 돼 주는 모습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했다. 기록갱신과 메달의 유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함께 뛰는 그 자체가 목적인 그 곳에서는 따뜻한 기운이 감돌았다.

 

 우리는 흔히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벽은 허물어져야 한다고들 말한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허물어야 할 벽을 더 탄탄히 쌓고 있지는 않을까. <황혜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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