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의 역사와 함께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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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역사와 함께이고 싶다
  • 편집부
  • 승인 2008.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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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베이징올림픽이 끝난 후, 국민들은 습관처럼 리모컨을 만지작거리며 텔레비전 채널만 돌리기 일쑤였다. 한국인의 냄비근성이 다시 한 번 끓어오른 탓일까? 사람들은 무엇인가에 ‘열광’하고파 굶주려 있는 것만 같았다. 아마 국민들은 올림픽 기간 동안 방송 3사를 돌려가며 짜릿한 승리의 순간마다 벅차오르는 감동으로 대한민국을 외쳤으리라.


 그리고 며칠 후 국민들의 허한 마음이 고스란히 드러난 ‘올림픽 금단 증후군’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제13회 베이징장애인올림픽의 막이 올랐었다.


 그런데 왜 일까 올림픽이 열리기 한 달 전부터 d-day까지 연일 올림픽보도에 열을 올리던 언론들은 진정제를 먹었는지 잠잠해졌고, 광고사들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들은 올림픽 영웅 모시기에만 급급했다. 올림픽 기간 어느 채널을 돌려도 등장하던 대표 선수들을 장애인올림픽 기간에는 눈을 씻고 찾아도 볼 수 없었다. 선수들의 모습들은 스포츠 뉴스에서나 만나 볼 수 있었으며 그마저도 ‘인간 승리’의 감동 다큐멘터리로만 그려지고 있었다.


 장애인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들의 가족과 친척들마저 볼 수 없는 꿈의 올림픽 무대에서 선수들은 얼마나 쓸쓸하게 싸웠을까? 그들은 투사가 아니다! 그 고된 싸움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선수들의 입에서 ‘앞으로 관심을 가져달라’는 소감이 몇 번이고 되풀이 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우리는 그들이 일궈낸 역사의 현장에 함께 했었노라고 떳떳하게 말할 수 있을까?


 ‘우생순’이라는 영화의 인기와 함께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은 한국의 여자핸드볼 선수들처럼 베이징장애인올림픽에서도 비인기 종목의 설움보다 더 깊은 울림으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태극기를 가장 높이 드리운 진정한 영웅들이 있었음을 다시 새겨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민연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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