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차법 시행후 뭐가 달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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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차법 시행후 뭐가 달라졌나?
  • 편집부
  • 승인 2008.09.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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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장애인차별금지법이 시행된지 5개월째로 접어들었음에도 뭐가 바뀌었으며 과연 장차법이 시행 중인지도 의문이다. 기자가 접한 취재현장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이 장애인은 투쟁하며 차별에 대한 시정을 요구한다.

 

 인천의 한 전철역은 스크린도어를 제외한 교통약자 전용 엘리베이터, 전용 개찰구 등의 설치가 완비돼 있어 편의시설 단체 등에서 그토록 요구했던 승강장에서 역 광장까지 엘리베이터로 이동이 가능하다.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부터다. 교통약자용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마자 엄청난 계단으로 쌓인 피라미드 같은 벽을 만난다. 그 계단은 지상으로 또 다른 곳은 지하로 연결돼 도시의 특성상 그곳을 지나야만 목적지로의 이동이 가능하다.

 

  예를 하나 더 들어보자. 최근 기자는 취재현장에서 낯익은 장면을 다시 한 번 목격했다. 행사를 마치고 나온 장애인들을 태운 전동휠체어가 한꺼번에 10대 정도 나오자 혼잡하고 막힌 상태였다. 그때 한 꼬마가 용기 있게 나와 팔을 툭툭 쳐가며 “오라이~, 오라이”를 외쳤다. 시간이 갈수록 그 어린 가해자는 놀림의 정도를 더해 갔으며 전동휠체어에서 흐트러진 시선으로 뒤틀리는 몸을 억제해가며 그러지 말라는 뜻의 “야”, “야” 만을 내뱉는 30대 여성장애인의 되뇌임만이 계속될 뿐이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거리의 많은 비장애인들은 그냥 구경만 하고 있을 뿐 누구하나 나서지 않았다. 활동보조인이 옆에 있었더라면 그런 수모를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컸다.

 

 우리 사회가 장애인에 대한 편견이나 차별철폐를 외치고는 있지만 어릴 때부터 장애인과 더불어 사는 사회임을 가르치는 교육보다 나은 것은 없다. 그것이 장애인으로 하여금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지역사회에서 당당히 살 수 있도록 하는 복지정책의 시작이며 멀리 있는 장차법보다 더 중요한 해결책이다.    <이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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