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 있는 ‘장애인고용방안’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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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성 있는 ‘장애인고용방안’이 아쉽다
  • 임우진 국장
  • 승인 2016.05.09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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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침체가 지속되면서 서민들의 취업난이 심각한 가운데 장애인도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20대의 실업률이 가장 높은가 하면, 전체 장애인취업자수는 급감하고 실업자수는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민들은 물론 장애인들의 생계가 더욱 막막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장애인의 높은 실업률과 낮은 임금 등 열악한 고용·노동 현실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대책이 너무 성의 없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 4월 ‘장애인고용 촉진 방안’을 내놨지만 2015년 1월 장애계로부터 ‘식상한 대책’이라는 비판을 받은 ‘장애인고용종합대책’의 ‘재탕’ 수준이라는 지적을 받은 것이다. 장애인도 어디서나 동등하게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고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직장생활에 잘 적응해 장기적으로 고용을 유지할 수 있는 효율적인 새로운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장애인고용 문제의 심각성은 통계수치를 봐도 알 수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내놓은 ‘장애인경제활동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장애인취업자수는 84만9517명으로 2014년 90만6267명보다 6.3% 감소한 반면, 장애인실업자수는 2014년 6만4333명에서 작년 7만2463명으로 12.6%나 늘었다. 장애인고용률은 작년 34.8%로 2014년 37%보다 2.2% 포인트 하락했고, 실업률은 작년 7.9%로 2014년 6.6%보다 1.3% 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변용찬 선임연구위원이 2014년 우리나라 20~59세 청장년장애인집단 115만6853명의 경제활동실태를 분석한 연구보고서를 보더라도 경제활동참여율이 56.9%로 전체 인구집단의 경제활동참가율 74.7%보다 17.8% 포인트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4년 청장년장애인집단의 실업률은 7.8%로 전국 실업률 3.7%보다 2배 이상이었다. 무엇보다 20대 장애인의 실업률이 22%로 전 연령대 중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장애인들에게 취업문턱은 높기만 하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따르면 몇 년째 장애인 취업률은 50~56%에 머물고 있다. 그나마, 장애인취업자 중 58.5%는 한시적 고용이나 시간제 아르바이트 등 비정규직으로 고용이 불안한 상태다. 게다가, 장애인들이 직장생활에서 가장 크게 느끼는 애로사항은 낮은 임금이라고 한다. 실제 남성 청장년의 월평균 소득은 209만원이고 여성은 110만원에 불과하다. 장애인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223만원으로, 전체 가구의 월평균 소득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장애인들이 자립하려면 무엇보다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돼야 하지만, 이를 뒷받침할 제도가 미비한 것이 현실이다. 장애인고용의무제도가 도입된 지 20여년이 지났지만 나 몰라라 하는 업체들이 허다하다. 하물며 공공기관조차 이를 지키지 않는데 민간기업 탓해봐야 뭘 하겠는가.
 그런데, 고용노동부가 내놓은 ‘장애인고용 촉진 방안’을 뜯어보면 보도자료 제목 ‘자회사형 표준사업장과 직업능력개발 활성화로 장애인고용 촉진’으로 요약된다.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이니 ‘직업능력개발’이니, 장애인고용공단이 이미 벌이고 있는 사업들이 아닌가. 정부가 일개 산하기관에서 이미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을 재탕해 내놓은 셈이니 장애계가 골이 날 수밖에. ‘장애인이 일반기업에 고용될 수 있는 대책은 고민하지 않고, 표준사업장만으로 대체하겠다는 것은 전형적인 생색내기이며, 대기업에게 직접고용을 면피하는 방향을 제시해 주는 것’이라는 장애계의 지적을 정부는 곱씹어봐야 한다. 사업주에게 지급되는 고용장려금의 실용성에 대한 의심점도 풀어줘야 한다. 진정성 있는 장애인고용방안이 절박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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