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유 옥순

2012-05-16     편집부

  무명적삼 한 벌 달빛에 빨아 널어
  미명에 축축한 채로 걷어 입으시고
  새벽재단 종치러 가시던 어머니

  여섯 개 양은 도시락
  채워 부뚜막에 나란히
  아버지 밥그릇 수북히 올리고

  육남매 배곯을까 더 얹어
  당신은 주걱 끝에 묻은 밥알 몇 올
  물로 배를 채우시던 어머니
  그땐 어머닌 그래도 되는 줄 알았다

  부뚜막에 앉아
  찬밥 한 덩이 물 말아 드셔도
  헌 옷 입으셔도
  당연한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