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컬럼/ 장애인과 레크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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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컬럼/ 장애인과 레크레이션
  • 편집부
  • 승인 2006.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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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에 레크레이션이란 재창출이란 뜻이며, 일도 중요하지만 충분한 휴식과 여가생활을 잘하는 것도 소중하다고 배웠다. 막상 결혼을 하고 직장생활을 하다보니 장애인은 더욱 이것을 잘해야만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는 주말이 되면 가족들과 나들이를 어디로 갈것 인가 고민하게 된다. 휠체어와 목발에 의존해야 하기에 방문할 장소의 편의시설은 어떤 상태인지를 직접  알아보고 결정한다. 대부분 식당은 계단 서너개는 기본이고, 신발을 벗고 방으로 들어가야 하며, 화장실 바닥은 물기가 있어 미끄러운 것을 고려해야만 한다.

얼마전 설악산 국립공원으로 가족과 다녀온 적이 있는데 정말 스트레스의 연속이었다. 빼어난 절경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케이블 카를 타기위해 매표소에서 줄을 섰다. 한참을 기다리다 근무자로부터 엘리베이터가 없다는 얘기를 듣고 큰아들 등에 업혀 케이블카 입구까지 가야만 했다. 나 혼자 놀러 갔다면 자존심 상하지 않으려고 케이블카 타는 것을 포기했을 것이다. 미국의 백악관과 국회의사당은 장애인에겐 줄을 서서 기다리는 고통을 주지 않기 위해 우선 입장을 시킨다. 주말에 백악관 구경은 서너 시간은 기다려야만 하지만 장애인은 바로 입장이 된다. 나는 길게 늘어선 관광객들을 뒤로 하고 입장할 때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였다.

미국에서 몇년간 유학생활을 하며 부러워했던 것 중 하나가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이 너무도 잘되어 있다는 것이다. 특히 깊은 산속이나 바닷가에 놀러가도 휠체어를 타고 마음껏 다닐 수 있어 가족들과 편한 마음으로 놀다올 수 있었다. 호텔이나 콘도는 굳이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을 미리 파악할 필요도 없다.

프랑스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인 루블 박물관은 지은 지 수 백년이 되었지만 휠체어를 타고 명작들을 감상할 수 있도록 개조를 잘 해놓았다. 입구부터 상상을 초월한 설계를 하여 비장애인은 나선형 계단을 통해 내려가고, 장애인은 그 계단사이에 위치한 투명유리 엘리베이터를 타고 경관을 보며 내려가면 된다. 뿐만 아니고 전시관 내부에 서너개의 계단이 있는 곳마다 리프트시설을 하여 휠체어를 타고 모든 곳을 관람할 수 있다.

우리나라도 우선 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 관리하는 산악의 산책로와 화장실 및 식당을 의무적으로 장애인 편의시설을 설치하도록 한다면 장애인들이 가족들과 즐거운 휴식을 취하고 그 결과 보다 나은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장애인을 위한 스포츠도 훌륭한 레크레이션으로 소홀하기 쉬운 장애인의 체력관리에 절대적인 효과가 있다. 문제는 너무 많은 돈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휠체어 테니스나 배드민턴은 연습할 장소 구하기가 쉽게 않고, 전문적인 장비를 구입해야 효과가 있어 경제적으로 형편이 되지 않는 장애인에겐 그림의 떡이 될 수 있다. 경제성이 좋은 수영은 편의시설이 완비된 곳이 몇개 되지 않아 아직도 중증장애인에겐 접근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우리나라 장애인도 주말엔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관광명소나 운동행사에 편안한 마음으로 나들이 할 수 있는 그날이 빨리 오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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