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 소개] 『누구를 위해 특수교육은 존재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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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책 소개] 『누구를 위해 특수교육은 존재하는가』
  • 정은경 기자
  • 승인 2023.05.23 11:46
  • 수정 2023-05-23 11: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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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윤상원
펴낸날: 2023년 4월 20일
펴낸곳: 교육공동체 벗

저자 윤상원은 시각장애인 특수교사다. 저자는 자신이 시각장애라 ‘명명’됐다고 주장한다. 나아가 세상의 모두 장애는 ‘장애’라고 명명됨으로써 차별을 이끌어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시각장애라 명명된 특수 교사’라는 저자의 정체성에서 비롯된다. 대학 때 장애운동을 만나 장애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임을 인식하게 된 저자는 특수학교 교사로 장애라 명명된 학생들을 만나며 장애학의 관점으로 특수학교와 특수교육의 문제를 바라보며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이 책은 저자의 치열한 자기 성찰적 비판의 결실이다. 장애 차별 없는 학교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지 함께 고민할 수 있게 한다.

이 책은 특수교사인 저자가 던지는 여덟 가지 질문과 그에 대한 저자의 주장과 제안으로 구성된다.

첫째 질문은 “누구를 위해 ‘장애’ 명명은 존재하는가”다. ‘장애’ 명명은, 특정 손상 내지는 차이를 지닌 한 학생을 ‘할 수 없도록’ 만드는 학교 사회 구조를 은폐하고 그 책임을 학생 개인에게 전가하기 위해 그 학생에게 부여된 것은 아닌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둘째 질문은 “누구를 위해 ‘특수학교’는 존재하는가”다. 줄어들지 않는 특수학교 내의 폭력 사건의 해결책은 무엇인가. 구성원에 대한 감시와 운영 구조 개선으로 해결되는 문제인지 저자는 묻고 있다.

셋째 질문은 “누구를 위해 ‘특수교사’는 존재하는가”이다. 능력주의에 기반한 학교 제도하에서 특수 교사의 역할에 대한 성찰이다. 넷째 “누구를 위해 ‘개별화교육계획’은 존재하는가”를 묻는다. 개별 장애 학생의 특성에 맞춘 종합적 지원계획으로서의 개별화교육계획이 자리잡지 못하는 이유를 찾아본다.

다섯째 “누구를 위해 ‘장애이해교육’은 존재하는가”란 질문을 던지며, 장애이해 교육의 실태를 냉정하게 점검한다. 여섯째 질문은 “누구를 위해 ‘특수교육법’은 존재하는가”다. 특수교육법 제정의 의의 및 한계, 분리 교육 중심의 현행 특수교육법의 문제점을 정리하고 실질적인 통합 교육 지원을 위해 특수교육법이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안들을 제안한다.

일곱째 질문은 “누구를 위해 ‘직업 교육’은 존재하는가”다. 장애 고등학생을 위한 진로와 직업 교육의 열악한 현실과, 그 열악한 현실의 배후에 있는 학교 사회의 구조적 문제점을 들여다본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누구를 위해 ‘약물’은 존재하는가”라고 묻고 발달장애 학생들에게 약물을 권하는 학교 사회를 통렬하게 비판한다.

저자는 특수학교 설립 취지나 특수교육의 목적과는 별개로 ‘특수’라는 꼬리표가 일상에서 어떻게 장애라 명명된 학생을 무시하고 배제하는 기제로 작용하는지를 특수 교사로서 경험과 학자로서 연구를 통해 깊이 있게 분석해낸다. 그리고 하나의 결론, ‘평등한 분리 교육은 없다’는 데 다다른다. 그리고 통합교육의 실현을 위해 ‘선량한 분리주의자’를 넘어 ‘적극적 통합주의자’가 될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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