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 소개] 『늙어감을 사랑하게 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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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책 소개] 『늙어감을 사랑하게 된 사람들』
  • 정은경 기자
  • 승인 2023.05.10 11:01
  • 수정 2023-05-10 1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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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김영옥
펴낸날: 2023년 4월 19일
펴낸곳: 위즈덤하우스

‘늙음’이란 무엇일가? 초고령사회에서 ‘멋있게 늙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나라는 내년이면 인구의 20%가 고령자인 초고령사회가 된다. 그 가운데에서 노년을 눈앞에 둔 많은 사람들이 ‘노년’의 의미를 곱새겨볼 때 떠올리는 질문들이 이 두 가지가 아닐까.

이 두 질문에 나름의 ‘답안’을 제공하는 책이 나왔다. 이 사회에서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이야기하는 ‘늙음’을 엮은 책이다. 저자 김영옥은 생애문화연구소 옥희살롱의 공동대표이며, 그와 늙음을 주제로 대화를 나눈 사람들은 농부, 주거복지 서비스 관리자, 요양보호사, 예술가, 환경운동연구가, 장애여성단체 대표, 인권운동과 반빈곤운동 활동가. 트랜스젠더이자 퀴어 아카이빙 활동가, 생애구술사 작가 등 열한 사람이다. 이들의 이야기를 2부로 나누어 엮었다.

1부 '다리 놓는 사람들'에는 노년을 만나 우정을 쌓고 새로운 일을 시작한 이들이 소개된다. 이주노동자 운동을 하다가 두물머리의 ‘데레사 농민’이 된 김현숙, 2019년에 시작돼 노년·청년의 통합 사례로 주목받은 서울 성북구 고령친화 맞춤형 주거관리서비스사업단의 김진구, 『나는 신들의 요양보호사입니다』의 저자이자 말기 중증 치매환자를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돌봄을 해온 이은주, ‘노년의 이야기’를 소재로 문화예술 작업을 이어나가는 이야기청 프로젝트의 육끼, 전국 팔도 씨앗 지킴이 할머니들과 교류하며 제철밥상을 누리는 환경운동연구가 김신효정이다.

2부 ‘테두리를 넓히는 사람들’에는 한국 사회의 차별과 혐오, 사회경제적 불평등과 싸우고 있는 이들이 나온다. 이들을 따라가보면 노년이 되어 겪는 차별 혐오 불평등은 한국 사회의 그것과 전혀 무관하지 않다. 중증 골형성부전증 장애인이자 장애여성공감의 공동대표인 조미경,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 어쓰, 홈리스행동 활동가 이동현과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김윤영, 트랜스젠더이자 한국퀴어아카이브 퀴어락 활동가 루인, 노년 생애 구술을 하면서 작가의 정체성을 갖게 된 생애구술사 작가이자 소설가 최현숙이 소개된다.

『늙어감을 사랑하게 된 사람들』의 글은 대개 “어떤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고 싶나요?”라는 저자의 질문과 그에 대한 상대의 답으로 맺는다. 두물머리 농부 김현숙은 참견하는 ‘어른’ 할머니, 주거관리서비스사업단 김진구는 아이들과 노인들이 왕래하는 케어팜을 운영하는 할아버지, 요양보호사 이은주는 어린이들의 성장을 돕는 할머니, 이야기청 프로젝트의 육끼는 이야기하는 할머니, 환경운동연구가 김신효정은 무언가를 살리는 할머니, 장애여성공감 대표 조미경은 공동체를 만드는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답한다. 모두 발 디디고 있는 바로 그 자리, 지금 하고 있는 일들, 관계 맺는 노년들과 연결되는 답들이다.

심화하는 장애를 ‘진화’라고 표현한 조미경의 말에 기대자면 ‘늙어감’도 ‘진화’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매일 ‘진화’하는 모두를 위한 급진적이고 미래지향적인 책이다. 초고령화사회를 맞는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 모두 ‘진화’하는 인류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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