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칼럼] 스승의 날과 장애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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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칼럼] 스승의 날과 장애학생
  • 편집부
  • 승인 2023.05.04 09:25
  • 수정 2023-05-04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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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선주_인천서희학교 교장

올해도 어김없이 스승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이날에 즈음하여 원고 하나 써달라는 부탁에 조금 망설여지는 나를 발견하였다. 교사 시절에는 언제나 즐겁게 써왔었는데 교실에서 가르치는 교사가 아닌 교장이라는 신분이어서일까 아니면 나도 모르게 특수교육에 대한 타성이 생겼나 점검해 보았다.

많은 특수교사들은 장애학생들이 그저 좋아서 이 길을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교육현장에서 때때로 보이는 장애학생들의 다양한 문제행동 앞에 손등이 꼬집히고 멍이 들고 안경 낀 얼굴을 가격당해도 웃으며 가려고 한다. 교사의 열정과 사랑을 몰라주고 자신의 자녀만을 유독 사랑하고 관심 가져 달라는 일부 학부모 앞에서도 담담하게 기쁨으로 맞이하려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의 교육상황은 더욱 바뀌어 가는 것 같다. 특히 소통에서 어려움이 생기는 것 같다. 3년의 세월을 마스크를 하고 얼굴도 잘 모르고 지나치며 살아가는 세상 속에서 교사나 학생이나 답답한 마음이 크고 학부모와 소통은 더욱 멀게 느껴지는 것 같다. 마스크를 벗고 생활할 수 있는 올해도 여러 가지 이유로 마스크를 많이 하는 모습들이다.

이렇게 세월이 가고 교육환경이 바뀌어도 장애학생들에게 바라는 한 가지 바람은 학교를 졸업하면 사회의 일원이 되어 당당하게 살아가는 것이다. 하지만 장애학생들의 사회통합을 간절하게 바라며 교육을 하고 있지만 현실의 벽은 너무나도 높기만 하다. 장애의 특성과 정도에 따라 부모님이나 교사의 특성에 따라 장애학생에게 바라며 교육하는 것은 조금씩 달라진다. 변함없는 것은 부모님들이 이 세상에 없을지라도 현재의 모든 교사들이 없을지라도 우리 장애학생들이 살아가야 하는 곳은 학교가 아니라 지역사회이다.

학교는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야 하는 우리 학생들에게 꿈을 주고 용기를 주고 가지고 있는 능력을 최대한 발현하게 하여야 한다. 그래서 큰 나무의 뿌리는 보이는 것보다 더 튼튼해서 잘 버티는 것처럼 우리 학생들도 튼튼하게 잘 길러져야 한다. 그것은 장애가 있는 우리 학생들에게도 예외가 아니다.

예전부터 특수교사는 제자가 없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졸업해서 찾아오고 성공했다 연락 오는 제자가 별로 없다는 뜻이지 정말 제자가 없는 것은 아니다. 스승의 날에 연락 오는 제자가 없어도 뒤돌아보면 생각나는 예쁜 얼굴들이 떠오른다면 미소가 생길 것이다. 떠오르는 학생 얼굴과 열심히 헌신하고 도와주었던 학부모 얼굴도 생각난다면 성공한 교사라고 생각된다.

요즘의 학교는 전보다 더 예민해진 것 같다. 학생들은 예전의 학교생활을 잊었거나 모르는 듯하다. 일부 학부모님들은 나의 장애 자녀만을 바라보며 넘어질까 다칠까 맞을까 적응 못 할까 미움받을까 생각하며, 같은 반 친구들과 담임을 포함한 교사들을 좀 흐리게 느끼는 듯하다. 반 친구들은 같이 어울리고 같이 성장해야 하고 도움 주는 교사는 상대편이 아닌 장애학생 편이라고 생각을 적게 하는 것 같아 아쉽기도 하다.

하지만, 세상은 바뀌고 우리들의 삶은 바빠도 장애학생들을 생각하면 스승의 날이 아니라도 또한 사랑스럽고 기쁘지 아니할 수 없다. 세상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장애학생들을 생각하며 오래전에 적어본 시를 소개한다.

 

네 잎 클로버 

전선주

 

잔디밭을 걸으며

세 잎 클로버 무리를 만났습니다.

 

하지만 세 잎 클로버엔

눈길을 주지 않았습니다.

 

단지 그 무리 속에

네 잎 클로버가 있는지

살펴볼 뿐입니다.

 

일반적인 클로버가 아닌

돌연변이 네 잎 클로버에

애정을 주고 싶습니다.

 

소년 시절 네 잎 클로버가

행운을 준다는

의미가 생각나서가 아닙니다.

 

세 잎 클로버 속의 돌연변이는

몇 만분의 일이란

확률을 가진 귀한 존재랍니다.

 

클로버 세계의

스타를 찾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도

네 잎 클로버의 모습들이

귀하게 여겨지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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