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루션, “신장장애 특수성 반영한 재난 대응 매뉴얼 제작·배포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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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루션, “신장장애 특수성 반영한 재난 대응 매뉴얼 제작·배포돼야”
  • 이재상 기자
  • 승인 2023.04.10 09:14
  • 수정 2023-04-10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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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발생 시 투석 중단 방법·
식단·상비약 종류·의료기관
연락망 등 숙지해야 할 사항
다수 존재···복지부에 건의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솔루션)은 보건복지부에 신장장애 특수성을 반영한 재난 대응 매뉴얼을 제작하고, 투석 병원 및 관공서 등에 배포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고 4월 6일 밝혔다.

신장장애인은 외향상 비장애인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오히려 더욱 취약하다. 작년 경기도 투석병원 화재로 대피 못한 신장장애인 4명이 사망했으며 코로나19 감염병 재난으로 격리된 동안 식단관리가 어려워 4일 동안 다른 음식 없이 캔 영양식으로만 식사해야 하는 상황도 있었다.

문제는 재난 상황에서 의료기관 종사자뿐만 아니라 당사자도 대응 방식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위험에 처하게 된다는 것으로 당사자와 의료기관 모두가 쉽게 숙지 가능한 매뉴얼이 배포되어 재난 상황에 잘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한국신장장애인협회 이영정 사무총장은 “재난이 일어났을 때 가장 큰 문제가 투석환자 40명이 동시에 5분 안에 바늘을 빼고 나와야 한다.”면서 “간호사가 지원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개인이 숙지를 하고 바늘을 빼고 나올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난 상황이 발생하면 신장장애인은 평소처럼 투석하는 것이 불가한 상태가 되며,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생명에 큰 위협이 된다. 투석 중 재난이 발생하면, 과다 출혈이나 바늘의 세균 감염 등을 방지하기 위한 처치가 필요하다. 외부에서 제공되는 식단은 함부로 섭취할 수 없다. 바나나나 땅콩, 우유같이 칼륨이 풍부한 식품은 고칼륨혈증을 유발해 사망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속적으로 투석해주어야 생존할 수 있는데, 재난 시 한 병원에 투석해야 하는 사람들이 몰려 지체되거나 거부당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장애인 건강보건통계(2022)에 따르면, 신장장애인의 1인당 입·내원 일수는 평균 145.8일로, 2.5일에 한 번꼴로 병원을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유형 기준 평균 입·내원 일수가 54.9일임을 고려하면 모든 장애유형 중 가장 많이 입·내원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입·내원해 단순 진료를 받는 것이 아니라 3~4시간을 투석하는 데 시간을 보낸다.

한편, 전국 1234개소의 투석병원 중 신장장애의 특수성을 반영한 매뉴얼을 소지한 병원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전체 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재난 대응 매뉴얼은 있다.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 제작한 ‘재난 취약 유형별 재난안전 가이드’나 보건복지부에서 발간한 ‘의료기관 화재안전 매뉴얼’ 등이다.

필수적이기는 하나 대부분 공통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신장장애 특수 고려사항(상비약, 식단, 투석병원 연락망 등)만 따로 정리한 매뉴얼은 없다.

참고로 지진 등 재난이 자주 일어나는 옆 나라 일본에서는 이미 투석환자 대상 매뉴얼을 병원에서 배포하고 있다. 투석 중 정전 발생 시 수동으로 자가 수혈하는 방법, 고칼륨혈증 대비 소지해야 할 약품 종류와 복용 시기, 보건소 및 병원 등 긴급연락망 등을 포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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