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선 전문기자의 기획시리즈]장애 등 조기발견과 삶의 질 4_ADH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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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선 전문기자의 기획시리즈]장애 등 조기발견과 삶의 질 4_ADHD
  • 이창선 기자
  • 승인 2023.02.23 10:20
  • 수정 2023-03-17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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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에 나타나는 장애는 조기발견이 중요하다. 빨리 발견할수록 그에 적절한 재활이나 특수교육 등을 함으로써 당사자와 가족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성인기에 겪는 정신증이나 자살충동, 치매 같은 살면서 종종 부딪는 어려움들도 조기발견을 통해 보다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다. 장애인생활신문에서는 발달장애, 자폐스펙트럼, 정신증, 치매 등 영아기부터 노년기까지 생애주기별로 나타날 수 있는 이상징후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보고자 총 10회에 걸친 시리즈 기획을 연재한다.
기획시리즈를 집필하는 장애인생활신문 이창선 전문기자는 발달과 장애 특징, 인체 관련 연구를 종합분석해 응용점을 찾는 교육과학자이기도 하다. 숙명여대에서 교육심리학 석사학위를 취득했으며, ‘기분장애 유발위험요인과 관련된 정량화 뇌파특징’으로 치료약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심리검사 해석과 중독치료 관련 연수를 받았으며, 정신장애와 뇌 관계 연구, ‘융합과학이 알려주는 장애학생교육방법’ 등의 수업을 개발하기도 했다.
이창선 전문기자는 기자이기 전에 과학자로서 정확한 정보와 가이드를 제시하고자 하며, 이를 통해 독자들의 전 생애에 걸친 건강한 발달을 응원한다. _편집국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발견을 위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에는 ‘주의력 결핍 우세형’과 ‘과잉행동/충동 우세형’ 및 이 두 가지가 복합된 ‘복합형’이 있다. ‘주의력결핍 우세형’의 대표적인 모습은 이렇다. 세부 사항에 대해 면밀하게 주의를 집중하지 못 해 시험에서 부주의로 실수를 자주 하며, 수업이나 숙제를 하는 동안 주의집중을 유지하기 어려워하고, 쉽게 산만해지며, 시간 관리나 계획이 어려워 숙제를 늦게 제출하는 일이 반복되고, 할 일을 끝마치지 못하며, 건망증이 있고, 자주 물건을 잃어버린다. 그러나 충동성과 관련된 증상은 없다. ‘과잉행동/충동 우세형’은 집에서 식사 때 의자에 머물지 못하고, 학교에서는 수업을 방해하며 안절부절하고, 끊임없이 말을 하는 등의 증상이 흔하게 나타난다.

이런 증상은 12세 이전에 나타난다. ADHD 어린이는 7세 이전에 어려서부터 밤낮이 바뀌어 애를 먹이며 까다롭게 굴거나 극성맞게 돌아다니며 다치는 모습이 흔하다. 대개는 ‘철이 없다. 씩씩하다’ 등의 말을 들으며 지내다가,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들어가 단체생활 적응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증상을 주목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흔히 교사가 양육자에게 상담을 권유한다. 가정에서는 증상이 두드러지지 않은 경우가 많지만, 단체생활에서는 지켜야 할 규칙이 있고 비교적 긴 시간 동안 집중해야 하므로 집에서보다 증상이 더 쉽게 발견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ADHD의 주요 특징들은 지적장애, 자폐스펙트럼장애에서도 흔하게 나타나며, ADHD의 주의력결핍 증상은 특정 학습장애, 불안장애인 경우에도 보인다. 생활에 심각한 해로움이 있는 기분과 관련된 증상들이 ADHD 주요 특징인 집중력이 짧고 싫증을 잘 내는 주의산만, 부주의/부산스러운 과잉행동/참을성이 적고 감정 변화가 많은 충동성과 함께 있다면, 단순히 ADHD만이 아닐 수 있다. 예를 들어, 5세 아이가 지속적으로 우울하고, 과민하며, 좌절을 못 견디면서, 만성적으로 좌불안석에 충동적이고 부주의한 모습을 보인다면, 이 아이의 기분 증상은 ADHD만으로 설명되지 않으며, ‘파괴적 기분조절부전장애(DMDD)’라는 장애가 함께 진단될 수 있다.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진단의 정확성이 필수이므로, ADHD와 다른 장애를 감별하는 진단은 매우 중요하다.

ADHD로 진단되려면, 증상이 두 가지 이상의 상황에서 함께 일어나야 한다. 예를 들어 가정에서만 증상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학교나 기타 상황에서도 일어나는지 보아야 한다. 따라서 정확하게 ADHD를 진단하려면, 각 상황에서 관찰해온 사람들에게 물어 정보를 모으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교사의 관찰이 유용한데, 진단 과정에서 교사와의 면담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드물어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ADHD의 중요한 진단 방법은 일반적으로 면담, 의학적 검사, 행동평가척도이며, 그중 면담이 가장 중요하다. 면담에는 학교생활 관련 정보와 부모 및 가정에 대한 정보, 부모와 자녀의 상호 관계를 알아보는 다음 질문들도 포함돼야 한다. 물론 이 질문들은 여러 상황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양육자들이 알아두면 더 잘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1) 다른 아동과 같이 놀 때, 식사할 때: 그 상황에서 자녀의 어떤 행동이 가장 신경에 거슬리나요?

2) 숙제를 할 때: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조치하나요?

3) 아침에 옷을 입을 때: 자녀가 어떻게 하나요?

4) 세수, 목욕할 때: 문제가 계속되면 다음 단계에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5) 텔레비전을 볼 때, 집에 손님이 있을 때: 실랑이를 한 후 대체로 어떻게 결말이 납니까? 6) 다른 집에 갔을 때: 문제가 얼마나 자주 일어납니까?

7) 식품점이나 백화점 등 공공장소에서: 어떤 기분이 되십니까?

8) 어머니가 다른 일로 바쁠 때, 아버지가 집에 있을 때: 어떤 문제가 얼마나 심각하게 생각되는지 0부터 9까지의 숫자로 표현해 보세요(0점=문제 안 됨, 9점=심각한 문제).

9) 기타 상황(자동차 안이나 교회 등): 부모와 자녀 사이에 어떤 일이 있나요?

면담 다음으로 중요한 자료인 평가척도에는 아동과 청소년 대상 척도와 성인의 ADHD 평가 척도가 있다. 나이가 많아짐에 따라 ADHD의 주요 특징 양상이 달라질 수 있어서다. 다양한 환경에서의 모습을 관찰해야 하기 때문에 아동/청소년의 평가척도도 부모와 교사용 응답양식이 구별되어 있다. 아동행동 체크리스트(CBCL), 가정환경 설문지, 학교환경 평가척도, 코너스 부모평정 척도, 코너스 교사평정 척도, 학업수행 평가척도 등이 있다. 일부 청소년은 자기 상태를 스스로 평가할 수 있으므로 자기보고형 척도도 있다. 척도의 점수 해석에서는 면담과 더불어 성적표, 생활기록부, 적성검사 소견, 알림장이나 공책, 일기장 등을 함께 참고하는 것이 좋다. 이런 종합적인 해석은 진단뿐만 아니라 치료 과정에서도 유용하다. 이외에 컴퓨터를 사용한 지속수행검사(CPT) 등으로 주의집중력을 측정하거나 지속수행검사의 오반응 수 확인이나 같은 그림 찾기 검사 등으로 충동성 측정을 하는 방법들도 있다.

 

이같이 다양한 평가방법과 감별진단의 중요성을 소개한 이유는 ‘가만히 있지 못하고 쉽게 산만해진다’ 등의 특징을 ADHD로 단순하게 규정하는 경향이 학부모를 포함한 일반인에게 있기 때문이다. 또한 다양한 상황에서 자녀를 관찰하는 이들이 함께 진단 전문가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ADHD 진단과 치료를 위해 얼마나 중요한지를 양육자가 알아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교사 등이 상담을 권유할 때 언짢게 여기지 말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교사에게 자녀의 학교생활 모습을 묻고 경청하는 것이 자녀의 건강한 발달을 위해 중요하다.

*부주의 및 과잉행동-충동성 영역에서, 다음 9개 번호의 증상 중 6개 이상이 적어도 6개월 동안 대인관계나 학업, 직업 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정도로 지속되면(‘종종’에 응답) ADHD로 본다. 17세 이상의 청소년이나 성인은 5개 이상이 ADHD 진단 기준이다. 평가에서 주의할 점이 있다. 이해를 못 했거나, 적대감이나 반항으로 일어난 행동이 아니어야만 한다. 또한 가정, 학교 등 두 가지 이상의 상황에서 함께 나타나야 하며, 전문가의 감별진단 등을 거쳐야 한다.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의 진단기준 (DSM-5)

 

[이럴 때는 미루지 않고 전문가를 만나세요! ]
 ADHD를 진단받은 어린이들이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에 많이 보인 것으로 알려진 다음 행동들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아래 증상들은 ADHD 이외에 다른 정신적인 병리들과도 관련이 있는 주요 특징을 꼽은 것이므로, 건강한 발달을 돕기 위해 발견될 때 바로 전문가와 상담함이 좋다. 

*생후 1~3년 기간에 
-소음이나 빛, 온도 등의 변화에 지나치게 민감하다. 
-신체 이상이 없으나 쉽게 잠들지 못하고 운다.
-부산하고 위험한 행동을 한다. 

*유치원 입학 전 연령대에   
-사소한 자극에 감정이 폭발하고 정서가 불안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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