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함께 목소리를 내면 사회가 변해요…와이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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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 함께 목소리를 내면 사회가 변해요…와이낫?
  • 편집부
  • 승인 2023.02.23 09:42
  • 수정 2023-02-24 15: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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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누리_부모자조모임 '와이낫' 회원

안녕하세요? 와이낫은 전국에서 SNS를 통해 뭉친 발달장애자녀 부모 자조모임이에요. 자녀의 장애로 인한 차별과 삶에 대해 깊이 소통하고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람이 가까이에는 잘 없거든요. SNS에서 공감대를 갖고 일상을 나누던 부모 두 명에서 출발해 지금은(말뿐인 행사를 마치고 충원해) 작업치료사 선생님과 ABA 선생님 두 분까지 더해 18명으로 이루어진 모임이 되었어요.

‘와이낫’이라는 이름은 사회와 교육기관으로부터 안 된다는 말만 들어온 아이들과 부모들이 “왜 안 되나요? 왜 안 하는 거죠?”라고 반문함으로써 “할 수 있다. 가능하다.”란 뜻을 전달한다는 의미와 “함께 하자”고 제안하는 중의적인 뜻을 갖고 있어요. 우리 부모들은 어디를 가든 긍정적인 말을 듣는 곳이 거의 없어요. “못 해요, 안 돼요, 어렵습니다, 힘들어요, 불가능해요, 억지세요, 지나치시네요” 등, 법에 규정되어 있는 당연한 것들을 요구해도 교육자들과 행정기관 모두 안 된다는 말들만 하죠. 부모들 중에서도 “해도 안 된다, 그걸 뭐하러 하냐”고 부정적인 사람들도 많고요. 그런 분들에게 “할 수 있다.”고, “함께 하자”고 말하며 보여주고 싶은 모임이에요.

우리는 한 달에 한 번 줌에서 두 시간 정도 미팅을 하고, 대부분은 카톡과 인스타그램으로 일상을 나누고 있어요. 평소의 어려움을 수시로 나누고 도움을 받으며 모두에게 공평하게 주어지지 않는 각종 자료들을 공유해 주변에 널리 퍼트리지요. 톡도 바쁘면 한꺼번에 읽기도 하고 여유가 되거나 관련되는 분이 적극적으로 글을 올려주시기도 하고요.

지난 1월 28일에는 서울 이룸센터에서 ‘말뿐인 통합교육은 거부한다!’ 강연을 열기도 했습니다. 우리도 처음 대면으로 만나는 시간이었어요. 서울, 경기도, 강원도, 전주, 울산, 제주도에 계신 분들이 함께하느라 직접 만나는 일은 드물지만, 각자 처한 곳에서 치열하게 요구하고 외치며 소소한 변화를 일으키시는 분들이 함께 하고 계세요. 내 아이, 내 것만 챙기시는 분들은 이 활동이나 시간이 아까울 수 있는데, 이분들은 ‘나’의 이익보다 ‘함께’의 가치를 아시는 분들인 거죠. 그래서 잠을 줄이고 사비와 시간을 들여 듣고 싶은 강의, 열고 싶은 북토크 등 누구나 자유롭게 원하는 것을 열고 함께 알리는 데 열심이시죠.

 내가 있는 곳에서, 그곳이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마음 맞는 두세 명이 모이면 하나일 때보다 힘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이번 강연 자리를 통해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우리는 지극히 평범한 엄마와 아빠, 치료사들이거든요. 혼자일 때는 어렵고 두려운 일이 두 명이 세 명 되고, 세 명이 네 명이 될 때 그 힘이 커지는 것을 느껴 보셨으면 좋겠어요.

학교에서 장애에 따른 적절한 지원을 외면한 채 한 가정에 비난과 차별을 쏟아내고 그것을 온전히 온몸으로 견뎌내야 하는 부모들이 뜻을 함께하며 서로를 돕는다면 큰 힘이 된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의 경험을 다른 누군가에게 전달해줄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싶은 겁니다. 장애가 있는 아이와 함께 살아가는 것은 혼자서는 너무 외로운 길이지만, 두세 가족만 함께 하면 두려울 게 적어지는 것 같아요.

누가 만들어 주길 기다리지 말고 여기저기서 뭐라도 만들어서 함께 목소리 냈을 때 사회가 변화하는 경험을 느껴 보자고요. 와이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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