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소개] 사이코패스? 캔디? 아니 그냥 보통의 청춘! 『안녕, 열여덟 어른』
상태바
[새책소개] 사이코패스? 캔디? 아니 그냥 보통의 청춘! 『안녕, 열여덟 어른』
  • 정은경 기자
  • 승인 2023.01.12 15:08
  • 수정 2023-01-12 18: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은이: 김성식
펴낸곳: 파지트
펴낸날: 2023년 1월 23일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의 두 주인공, 박새로이와 오수아, 그들은 모두 고아다. 아버지와 단둘이 살던 박새로이는 아버지가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나 고아가 됐고, 오수아는, 그야말로 보육시설을 거쳐 열여덟에는 자립을 해야 했던(다시 말해 ‘자립준비청년’기를 거친) 고아다.

우리 사회에서 ‘고아’라는 말이 지닌 이미지는 대체로 부정적이다. 앞에서 예를 든 드라마 속의 오수아도 그렇다. 똑똑하고 예쁜데, 드라마 속에서는 야망을 좇아 사랑도 우정도 배신할 수 있는 부정적인 캐릭터로 나온다. 그래도 오수아는 자립기에 나름 후원을 받은 운이 좋은 케이스다.

우리 사회의 ‘고아’에 대한 인식이 어떤지 보여주는 조사가 있다. 자립준비청년(보호종료아동)의 자립지원 캠페인 ‘열여덟 어른’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아름다운재단과 <경향신문>이 함께 제작한 인터랙티브뉴스 “캔디, 야심가, 사이코패스… 고아의 공식: 미디어는 그들을 어떻게 그리는가”가 분석한 결과다. 기사는 40여 편의 영화와 드라마에 등장한 ‘고아’ 설정의 인물을 분석해 대중매체가 어떻게 이들을 그려내는가를 도출해냈다.

기사가 도출한 ‘고아’의 캐릭터성은 모두 6개. 이 중 부정적인 그룹은 악인과 악녀그룹, 범죄자그룹이 있고, 그다음 야심가그룹, 복수를 꿈꾸는 복수파그룹으로 나뉜다. 마지막으로는 불운한 일을 반복적으로 겪는 동정의 대상그룹, 매사에 긍정적인 캔디 같은 비현실적 긍정그룹이 있다.

얼마나 지독한 편견인가. 이 책은 그 편견의 대상을 따듯한 눈으로 바라보고, 우리 사회의 편견을 깨고 그들을 위한 사회 안전망을 갖추어야 함을 조용히 이야기한다.

흔히 ‘고아’라고 불리는 그들, 자립준비청년 혹은 보호종료아동은 아동복지시설(보육원, 그룹홈, 가정위탁)에서 보호받다 만 18세가 되면 퇴소해 홀로 살아가는 이들을 말한다. 매년 약 2400명의 자립준비청년들이 세상 밖으로 나온다. 열여덟, 부모가 있는 가정의 아이라면 아직도 어리광을 부릴 나이에 살 집을 구하고 공과금을 내며 ‘어른’으로 살아가야 하는 그들에게 우리 사회는 앞서 살펴본 것처럼 지독한 편견을 갖고 있다. 정녕 그들이 이 사회에서 가슴 따듯하게 살아갈 방안을 없는 것일까.

이 책의 저자 김성식은 그 방법을 찾기 위해 고민하는 사람이다. 아름다운재단 ‘열여덟 어른’ 캠페인 담당 팀장인 자립준비청년들의 어린시절은 어땠는지, 퇴소 후 어떻게 집을 구하고, 어떻게 진로를 결정하는지 그리고 어떤 말들이 상처가 됐는지 등 우리가 미처 알지 못하는 그들의 삶을 보여준다. 그리고 자립준비청년 앞에 놓인 현실과 지원 정책 및 해외 사례를 소개함으로써 우리 사회가 그들을 위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를 함께 고민해볼 것을 제안한다. 특히 ‘자립준비청년 인터뷰’ 코너에서는 자립준비청년들의 생생한 목소리로 이들의 삶과 생각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책이 답이 되진 않겠지만 우리가 어떤 시선으로, 그리고 어떤 방향으로 ‘열여덟 어른’들을 만나고 함께가야 할지를 숙고할 수 있게는 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그들에게 낮은 목소리가 아닌, 밝고 희망찬 목소리로 인사를 할 수 있는 날을 그려보길...“안녕, 열여덟 어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