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립생활운동에 대한 평가와 향후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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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생활운동에 대한 평가와 향후과제
  • 편집부
  • 승인 2010.03.22 00:00
  • 수정 2013-02-05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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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기 / 목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 김동기 / 목원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자립생활운동은 장애인 당사자가 스스로 자신의 삶의 방식을 결정하고 그 생활 전반에 걸쳐 스스로의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 뿐만 아니라 사회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운동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자립생활운동이 중요한 것은 장애가 의료적(medical)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social) 가공물이기 때문이다. 즉, 신체적 및 정신적 장애 그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장애인을 집단적으로 가치절하하고 체계적으로 배제하는 구조화된 사회적 의식과 제도들이 문제이며, 자립생활운동이야말로 그와 같은 사회구조와 의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가장 실효성 있는 대안이기에 매우 중요하다. 이와 같은 자립생활운동을 주도하는 단체가 바로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이다. 따라서 자립생활운동을 평가하고 향후과제를 탐색하는 것은 자립생활센터의 운동을 평가하고 자립생활센터의 향후과제를 탐색하는 것과 동일한 과업임을 알 수 있다. 지난 2000년 국내에서 최초로 자립생활운동을 실현하는 센터로서 ‘우리이웃 장애인자립생활센터’와 ‘피노키오 장애인자립생활센터’가 개소되었는데, 이처럼 국내에서 자립생활운동이 시작된 지 10년째인 올해 2010년은 우리나라 자립생활운동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시기이다. 왜냐하면, 지난 10년의 자립생활운동에 대한 냉엄한 평가가 앞으로 100년의 자립생활운동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년의 자립생활센터의 자립생활운동을 평가한다면 크게 두 가지고 요약할 수 있는데, 첫째는 자립생활이념 및 자립생활실천의 저변확대라는 긍정적인 측면과, 둘째는 자립생활센터의 ‘성장통(成長痛)’경험이란 안타까운 측면이다. 자립생활운동의 가장 큰 성과는 지역사회의 많은 재가장애인 또는 시설장애인에게 자립생활의 개념을 전파하고 자립생활을 실현할 수 있도록 계기를 마련해 준 것이며, 이것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바로 자립생활센터의 급격한 증대이다. 반면,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에 이르기까지 자립생활센터는 성장통을 경험하고 있는 것 같아 보인다. 즉, 2000년대 초반부터 갑작스럽게 양적으로 성장하면서 생기는 통증을 경험하고 있는 데, 그 통증이 바로 자립생활센터의 기능에 대한 방향성 상실이다. 자립생활센터는 서비스전달체임과 동시에 사회 운동체의 기능을 수행해야 하지만, 지금의 많은 자립생활센터는 사회운동체로서의 기능을 많은 부분 상실하였다는 것이다. 이는 자립생활센터를 대표하는 “한국장애인자립생활단체총연합회”(이하 한자연이라 함)도 별반 다르지 않다. 운동 없는 자립생활센터. 그것은 반쪽짜리 센터에 불과하며, 좀 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한국의 장애인복지 서비스 전달체계 내에서 운동 없는 반쪽짜리 센터는 굳이 없어도 상관없다. 왜냐하면 다소 비약적인 표현일 수도 있겠지만 기존의 장애인복지전달체계에서 반쪽짜리 센터의 기능을 대부분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립생활운동의 향후 과제는 한자연이 주도적으로 앞장서서 자립생활운동의 장기적인 로드맵(road map)을 세우고, 정례적, 체계적 그리고 조직적으로 운동을 이어나가는 것이다. 그리고 이 부분에서 중요한 것은 자립생활운동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하는 것이며, 그 1순위가 바로 자립생활센터의 제도화라고 생각한다. 자립생활정책의 큰 틀에서 자립생활센터가 먼저 제도화되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장애인권리에 기반한 자립생활을 구현하는 지름길이자 정공법이라고 생각한다. 뿐만 아니라 개별센터들도 마찬가지로 지역사회에서 자립생활운동의 장기적인 road map을 세우는 운동을 지속시켜 나가야 한다.

앞으로 한국의 자립생활운동의 미래는 매우 밝은 것이라고 저자는 기대하며, 이 기대가 헛된 기대가 아님을 확신하며 본고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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