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의 더 나은 삶, 안내견 분양이 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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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각장애인의 더 나은 삶, 안내견 분양이 답이 될 수 있다
  • 편집부
  • 승인 2022.10.06 09:52
  • 수정 2022-10-06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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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충_한국열린사이버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교수 겸 장애학생지원센터장, 한국복지경영학회 학회장

최근 모 신문에서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생전 사회공헌 활동을 소개하는 글을 읽으면서 몇 자 적는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은 1993년에 체계적인 안내견 양성기관인 ‘삼성화재 안내견학교’를 설립했다. 안내견학교는 1994년 시각장애인에게 안내견을 처음 분양한 후 2022년 현재까지 총 267마리를 분양했고, 현재 70마리가 안내견으로 활약하고 있다고 한다.

안내견과 함께 한 시각장애인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의 일원으로 맹활약하고 있는 사례를 독자 여러분도 여러모로 접했을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는 2012년 개정된 장애인복지법 40조 장애인보조견에 대한 규정 개정과 2015년 농림부 동물검역본부의 안내견 검역의 간소화 및 2017년 환경부의 자연공원법 개정을 통한 국립공원 안내견 출입 허용 등의 제도적 뒷받침을 통해서 더한층 가깝게 다가올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장애인복지법 개정이 이루어지고 10년이 지난 현시점에도 장애인보조견에 대한 인식 부족과 예절에 어긋난 행동을 하는 모습들이 심심찮게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안내견의 출입을 거절하거나, 무조건 다가가 만지기도 하고, 부르기도 하고, 먹을 것도 주고, 사진을 찍는 등의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독자 여러분들은 정확히 알고 있습니까? 안내견들은 장애인복지법에 의해 대중교통·식당·숙박업소 등에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으며, 비행기와 기차도 탈 수 있다. 사전 동의 없이 안내견에게 절대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이 있다. ‘만지지 말기’, ‘부르지 말기’, ‘먹을 것 주지 말기’, ‘사진 찍지 말기’를 꼭 기억해야 한다. 길 안내를 해야 할 안내견들의 주의력을 저하시킬 수 있는 주요 요인이기 때문이다.

시각장애인에게는 수많은 장애물을 피해서 걷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 시각장애인과 안내견은 함께 걷는 동행자의 관계이다. 시각장애인이 걸음을 옮기면 목적지까지 안내견이 그의 눈이 되어 장애물을 피해 간다. 시각장애인이 연습을 통해 익힌 길을 안전히 걸을 수 있도록 안내견이 장애물을 피하게 해주는 것이다. 안내견과 사람이 각각 2개의 역할을 나눠 가지므로 훨씬 안전하고 올곧게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시각장애인들은 7년마다 새로운 안내견을 배정받는데 안내견은 일반적으로 2년 동안 사회화 과정, 복종훈련, 위험대비 훈련 등을 거치게 된다. 안내견으로 분양되어 활동하기까지는 상당한 예산이 투입될 수밖에 없다. 기업의 사회공헌기금 지원이나 시민의 자원봉사 활동으로 더 많은 관심과 참여,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다.

다가오는 10월 15일은 세계시각장애인협회가 시각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지정한 흰지팡이의 날이다. 흰지팡이의 날 취지를 되돌아보면서 현재 정부 및 지자체를 중심으로 안내견 인식개선을 위한 교육과 안내견 거부 사례 개선을 위해 제출된 법안이 조속히 통과될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구성원 모두가 동력을 모아야 할 것이다. 안내견 분양이 시각장애인의 더 나은 삶을 지원하는 또 하나의 대안이며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관심과 노력으로 사회적 인식을 변화시킬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배려하고, 안내견도 거리낌 없이 받아들이는 사회 구성원들의 따뜻한 마음이 복지 선진국의 척도는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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