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가 ‘차별’로 인식되지 않는 사회가 되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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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가 ‘차별’로 인식되지 않는 사회가 되길 바라”
  • 차미경 기자
  • 승인 2022.04.07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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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를 바라보는 비장애인들의 인식과 사회적 인식은 더디지만 변화하고 있다.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이 이번에 개최한 제31회 장애인고용 콘텐츠 공모전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다양한 감성과 아이디어로 메시지를 전달한 수상자들 중 스토리텔링 분야는 박성근 씨 <누가 앉은뱅이 꽃을 꺾는가>가 최우수상을 받았다.

영상 분야 최우수상은 임상일·최수현·차영우·이민우 씨의 <놓치지 마세요>가 수상했다. <놓치지 마세요>는 면접이라는 간단한 소재를 통해 편견이 능력을 어떻게 배제하는지를 묘사한다.

포스터디자인 분야 최우수상작은 진서영, 진서현 자매가 제작한 <한 글자만 지워도 능력이 보입니다>이다. 이 포스터는 아기자기하고 기발하지만 강렬하다. ‘장애인’이란 단어에서 ‘애’를 버리고 ‘장인’이라는 단어로 재발굴해냈다. 사라진 애 부분에는 그림을 그리거나, 연주를 하거나, 사진을 찍거나 아니면 요리를 하는 사람의 모습으로 채워졌다. 이런 아이디어는 어디서 오는 걸까? <장애인생활신문>은 3개 분야 수상자들을 만났다. - 차미경, 배재민 기자

 

제31회 장애인고용 콘텐츠 공모전
스토리텔링 부문 최우수상 박성근씨

 

* 박성근 씨의 요청에 따라 본인 사진을 게재하지 않았습니다

“어느 바람 부는 날 구름 한 점 유독 너에게 가까이 오거든 나인 줄 알아라.” 어머님의 유언을 선명하게 기억하고 있는 박성근 씨는 하늘나라로 주소를 이전한 어머니께 이 상을 부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먼저 부족한 글을 뽑아주신 고용노동부와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어요. 오래도록 문학은 제 장미였어요. 덕분에 이번 콘텐츠에도 문학이라는 배경을 끼워 넣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시각장애를 가지고 있던 어머니와의 가슴 따뜻한 지난 삶은 박성근 씨에게 자연스럽게 장애인에 대한 남다른 인식을 심어주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번 공모전에 참여한 것 역시 그의 어머니 덕분이라고 했다.

그 시대에 풍금을 연주하고 가수 같다는 평을 받을 정도로 노래를 잘하는 등 유독 예술적 성향이 깊으셨던 어머니의 감수성을 8형제 중 유일하게 물려받은 것이 박성근 씨 자신이라며, 그래서 그런지 어머님에 대한 애틋한 감정이 더 컸다고 회상했다.

“이번 공모전을 위해 글을 쓰는 동안 많이 울었어요. 어머니 생각을 하면 자연스럽게 눈물이 나곤 하는데, 하필 이번 공모전은 제출해야 할 분량 기준이 길어서 더 많이 울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제 와 생각해 보면 20매 이내가 아닌 100매 이내였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많이 울었지만 글을 쓰는 내내 너무 행복했어요. 글을 쓰는 시간이 어머니와 만나는 시간이었으니까요. 그 힘으로 글을 완성지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앞서 말했던 박성근 씨의 어머니는 시각장애인이었다. 하지만 그에게 어머니의 장애는 단 한 번도 불편했던 적이 없었다고 했다. 어머님과 박성근 씨 가족 사이에는 장애를 넘어서는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추억했다.

“저희 자식들은 그 무렵 어머니께 어머니로서의 행복을 한 가지라도 안겨드리고 싶어 했어요. 저희 집은 가을이면 광 가득 홍시를 저장해두었고 어머니께서는 자식들이 외출할 때마다 미리 마루에 꺼내두신 그 홍시들을 건네주시며 참 행복해하셨어요. 저희들은 어머니께 사전에 늘 외출 시간을 알려드렸거든요. 자식들을 챙겨주실 때 느끼는 행복을 어머님이 놓치지 않으시길 바라는 마음이었던 것 같아요. 사실 저희들은 어머니께서 꺼내 놓으신 마루의 홍시를 외출 전에 보며 어머니의 사랑을 온전히 느끼면서도 어머님께서 자신의 장애 때문에 저희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한정돼 있었고, 그럼에도 그 안에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최선을 다하신 모습에 가슴 한 켠이 먹먹해 짐을 느꼈던 것 같아요. 그런 어머니에 대한 마음 때문에 지금도 거리에서 장애인분들을 뵈면 어머니가 오버랩 되어 가슴이 아립니다.”

박성근 씨는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가 ‘차이’를 ‘차별’로 인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분명 장애인은 비장애인과 차이가 있어요. 그러나 그 ‘차이’가 ‘차별’로 바뀌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것을 막기 위해서는 장애인의 권익과 행복을 담보하는 법령과 제도는 끊임없이 제정하고 정비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장애인을 바라보는 비장애인들의 따뜻한 가슴과 양심이 우선일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장애인 이동권’은 정치적 진영이나 모든 가치를 뛰어넘어 보장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은 ‘나치의 피’에만 흐르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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