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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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사회
  • 편집부
  • 승인 2010.01.14 00:00
  • 수정 2013-02-05 14: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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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경 / 장애우대학 8기, 제2기심화연구과 수료생

 저는 장애우대학 8기를 수료하고, 작년에 이어 올해 심화연구과정을 수료하게 되었습니다. 장애는 나와 상관없는 것처럼 무관심 속에 아주 거만하고 도도하게 사십년을 넘게 살아온 저는 장애우대학을 접하면서 또 다른 세계를 알게 됐습니다.


 생존권, 노동권, 교육권, 참정권, 자기옹호운동, 장애인차별금지법제정운동, 이동권 등 여러 가지의 운동을 통해 장애인들의 생존권을 얻기 위해선 교육을 받아야만 사회적 일자리가 마련되고, 사회에 참여함으로써 권리 또한 주장할 수 있다는 것 등을 배웠습니다.


 무엇보다 살아가면서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 교육이라 생각합니다. 교육을 통해 배우고 알게 됨으로써 권리를 주장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이동권 문제가 뒤따르게 되는데 여기에 필요한 것은 교통편입니다. 지금은 그나마 장애인콜택시를 이용할 수 있어서 이동권이 편리해지기는 했습니다만?그것 또한 이용하는 분들에게 불편한 점들이 있겠지요. 그러나 불편함을 느끼는 그분들이 다 권리를 행세하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아닐 것이라 생각합니다. 약자는 어쩔 수 없는 약자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앞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해결해나가야 할 것들이 참으로 많다는 것에 마음이 조급하기는 하지만 저 역시 아직 약자일 뿐입니다.


 예전보다 거리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전동휠체어를 탄 분들을 보면 마음이 참으로 포근합니다. 그 전동휠체어마저 없었더라면 그 분들의 바깥출입이 어려웠을 것이고 계절의 변함도 날씨의 변함도 피부로 직접 느끼지 못하고 지내야 했을 분들에게 얼마나 큰 희망이었겠습니까! 그분들에게도 희망이 있고, 밝은 미소가 있고, 사랑할 수 있는 순수한 마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비록 몸은 부자연스럽고 말조차 마음을 다 표현할 수 없는 어눌한 말투이긴 하지만 그분들에게도 따뜻한 마음, 나누고 싶은 마음, 주고 싶은 마음, 받고 싶은 마음, 아프면 아프다고, 슬프면 슬프다고, 사랑하면 사랑한다고, 예쁘면 예쁘다고, 멋지면 멋지다고, 말하고 싶은 표현의 자유가 있음을, 생명이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늘 그분들을 보면서 또한 이렇게 글을 쓰면서 제 가슴에 눈물로 되어가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분들에게 사람답게 살 권리를 주장할 수 있게, 나아가서는 사랑하고 따뜻한 가슴을 나눌 수 있도록 도움의 발판이 되어드리고 싶습니다.


 어떤 모습으로든 개인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부모님들의 관심이 제일 중요하겠지요.거주환경 역시 장애인들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주차, 현관, 문손잡이 높이조절, 싱크대 높이조절, 화장실 좌변기구조, 이런 사소한 것들이 이제는 머릿속에 생각하게 되고 구상하게 됩니다. 비장애인 위주로 설계되고 지어지는 주거환경이 아닌 장애인들을 위해 설계되고 지어지는 주거환경으로서 생활의 편리함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또한 지금까지는 비장애인이 장애인에게 도움을 주는 사회 분위기에서 바뀌어 앞으로는 오히려 장애인들에게 비장애인인 우리가 더 편리한 생활의 윤택함을 도움받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제가 원하는 것은 지금까지의 설계가 장애인들의 불편함을 고려해 설계가 바뀌어 주거환경을 개선할 수 있다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장애인이 편리하면, 윤택하면, 행복하면 함께 편리하고 함께 윤택하고, 함께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우리가 함께 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행복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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