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마음으로 그리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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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마음으로 그리는 세상
  • 편집부
  • 승인 2009.12.28 00:00
  • 수정 2013-02-05 14: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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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혜연 / 경인여대 3학년
▲ 임혜연 / 경인여대 3학년

2009년 6월 30일 32명으로 이루어진 경인여대 사회봉사센터 재학생들이 더운 여름을 안고 캄보디아 씨엠립 공항으로 항했다. 여섯 시간의 비행 끝에 도착한 캄보디아는 짙은 어둠이 내려앉았고, 캄보디아 나라 특유의 신비로움을 말해주듯 어둠 뒤에 감추어져 있는 모든 것들이 설레고, 이곳에서 보낼 열흘의 시간이 기대되었다.

7월 캄보디아의 날씨는 연일 4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였다. 대한민국의 한 여름 날씨에 담요를 두르고 있다면 아하! 하고 고개를 끄덕일 날씨. 여름이라면 그저 한숨만 나오는 내게 어디서 나온 것인지 웃으면서 견뎌낼 수 있는 인내력을 얻게 되었다.

우리 봉사단원 일행이 처음으로 사랑을 나누기 위해 발걸음을 옮긴 곳은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밥퍼’ 다일공동체였다.

 

사랑 팍팍! 양념을 담아 드립니다

점심시간이 되면 이곳 다일공동체는 한 끼의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아이들이 모여든다. 좀 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오는 곳도, 그리고 다시 가는 행선지도 정확하지 않은 길 위의 아이들이었다. 점심배식을 위해 우리가 한 일은 오이 썰기와 수박 다듬기, 볶음밥과 빵 만들기 였다. 식사 전에 아이들은 다함께 노래 부르고 박수치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간혹 앞자리를 맡기 위해 아이들끼리 다툼이 일기도 했지만 중재에 나서면 곧 수긍하고 잘못을 인정했다. 동생을 안고 오는 아이들은 손이 부족해 자리까지 식판을 함께 들어주었다. 몰려드는 아이들이 많아질수록 식당은 복잡해졌지만 나의 이런 생각을 부끄럽게 만드는 장면이 있었다. 한 아이가 눈치를 보며 밥을 봉지에 모두 담고 있어, 통역을 통하여 물어보니 집에 가져가서 굶고 있는 나머지 식구들과 함께 먹기 위해서라고 하였다. 아이들에게는 생존을 위한 한 끼였다. 밥을 담아가기에 바쁜 아이이게 따로 식판을 가져와 밥을 먹여 주었다. 어찌 그리도 잘 먹는지… 식탁보다 작은 키로 손도 닿지 않지만 가족들을 위한 마음은 이미 어른이 되어 있었다. 아이가 밥을 가슴에 품고 돌아가는 모습을 멀어질 때까지 바라보았다. 아이들은 모두 떠나고 설거지까지 끝내고 다일공동체를 나왔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사랑양념에 배부른 점심식사가 되었길 바란다.

 

캄보디아, 마음으로 그리는 세상

캄보디아 씨엠립 외곽에 위치한 ‘반데쩌흐 찌레이 초등학교’에서 일주일간의 교육봉사활동이 시작되었다. <한국어동요, 영어동요, 율동, 체육, 크레파스미술, 물감미술, 혈액검사, 구강교육> 활동이었고, 내가 맡게 된 부분은 물감미술팀이었다. 화려한 물감색에 아이들이 웃는 모습은 너무도 자연스러운 천연미소 그 자체였다. 큰 눈망울을 굴리면서 아이들은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라고 내게 인사를 건넸다. 그러면 나도 아이들의 말인 ‘오쿤’으로 대답해주었다. 아이들은 신발이 닳는 것이 아까워 맨발로 다니고, 배부르게 밥을 먹는 것이 소원이라고 말했다. 우리에겐 평범한 일상이 누군가에겐 소중한 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 풍족한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살고 있다는 것에 새삼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아이들은 그림 속에 자신의 미래와 캄보디아의 미래를 그렸다. 아이들은 꿈을 꾸고, 그 꿈을 먹고 자란다. 아이들이 그려낸 다양한 세상 모습에서 캄보디아의 밝은 미래를 만날 수 있었다. 작은 꽃 한 송이를 심어놓고 간다. 꽃이 피어나고 자라는 동안 이곳에서 함께 한 나의 마음도 함께 뿌리내리고 있을 것이다. 캄보디아, 안녕! 오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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