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회 전국농아인수어예술제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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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회 전국농아인수어예술제 참가자들
  • 전유정 기자
  • 승인 2021.12.02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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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13일 인천시농아인협회는 제39회 전국농아인수어예술제 행사를 온라인으로 개최했다. 전국 각지에서 총 10개 팀 19명이 참가해 수어를 활용한 연설, 연극, 무대예술, 노래 등 다양한 수어예술을 선보였다. 올해 행사는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비대면으로 유튜브 송출됐으며, 실시간 퀴즈 이벤트를 진행해 시청자와 함께 소통했다. 이번 예술제에서 ‘야생화’라는 곡으로 수어노래 무대를 보여준 임영수 씨, ‘산다는 건’이라는 노래로 무대를 보여준 수어노래 디자이너 정은 씨, ‘봄 사랑을 그리다’ 무용 무대를 보여준 충주성심학교 손울림팀 김민주 씨를 만났다. -전유정 기자

 

“농인, 청인들과 공존할 수 있는 자리, 역할 만들고 싶다”

임영수 수어 프리랜서

 

임영수 씨는 자신을 “손으로 들려주고 손으로 보여주고 싶은 수어 프리랜서 농청년”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이번 예술제에서 직접 수어노래를 하고 싶었지만 비대면으로 진행되어 아쉬움이 컸다고 했다. 이번 예술제에서 박효신의 ‘야생화’라는 곡으로 무대를 보여준 그는 “추운 겨울 들판에 피어난 야생화처럼 그간의 시련과 어려움들을 이겨내고 음악을 통해 다시 한번 비상하겠다는 진정성과 의지가 담겨있는 노래”라고 말했다.

‘야생화’라는 곡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진정성, 의지’를 강조한 그는 “노래 가사 안에 다양한 의미, 감정이 있는데 대중들, 농인들, 청인들 모두에게 수어를 통해 진정성, 의지를 표현하고 전달하고 싶었다.”며, “농인들이 ‘노래’라는 단어와 거리가 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저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좋은 영향을 받아 갔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고도 했다.

임영수 씨는 이번 예술제를 준비하면서 자신이 즐겨 듣고, 다른 사람들에게 수어로 표현하고 싶은 노래를 고른 후 한글파일에 노래 가사와 수어문을 적었다. “한국어를 그대로 대응식 수어로 쓰는 것이 올바르지 않기 때문에 더욱 좋은 의미로 전달하기 위해 한국수어로 번역하고 수정해야 한다. 그 작업이 가장 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그다음, 가사와 한국수어를 다 외우고 감정표현, 장소선정, 의상선정, 영상확인, 영상편집 등의 시간이 많이 소비된 것 같다.”

그는 이번 예술제가 비대면으로 진행된 것에 대해 큰 아쉬움을 내비쳤다. “비대면으로 인해 보여주고 싶었던 것을 전부 보여드리지 못한 것 같아 매우 아쉽다. 과정 안에서는 늘 후회 없이 임하는데 매번 부족함과 아쉬움이 남는다.”며, “한국어를 한국수어로 번역한다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기에 농인들에게 감정과 의미가 잘 전달되었을지 걱정된다.”

그는 이번 예술제 무대를 위해 야외에서 촬영하던 것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사람이 없는 시간대에 촬영하기 위해 밤늦은 시간에 나갔다. 추위를 참고 만족할 때까지 계속해서 영상을 찍었다.” 친누나가 추운 날씨에도 선뜻 촬영을 도와주었다며 누나에 대한 고마움을 나타냈다.

기회가 생긴다면 다음 예술제에도 계속해서 도전하고 싶다는 그는 “무대에 서는 일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다음 예술제에 참여하게 될 팀들에게는 “무대 위에서만큼은 당신들이 주인공이다. 당당하게 마음껏 당신의 모습을 펼쳐달라.”고 당부했다. “앞으로 농인, 청인들과 함께 공존할 수 있는 자리, 역할을 만들고 싶다.”는 그는 대중들에게 장애인의 예술을 보여줄 수 있는 자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자신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행복한 삶을 만들어가길”

정은 수어노래 디자이너

 

울산농아인협회에서 수어 디자이너로 활동 중인 정은 씨는 이번 예술제에서 홍진영의 ‘산다는 건’이라는 노래를 수어로 불렀다. “요즘 같은 시기에 평소보다 지치고 힘들지만 그래도 희망차게 살아가는 모습을 수어로 표현하고 싶었다.”

그는 부산농아인협회에서 수어를 배우면서 작은 행사에 참여해 왔는데, 그때의 뿌듯하고 따뜻했던 감정으로 이번 예술제에 참여하게 됐다고 했다. 그는 이번 예술제를 마친 소감에 대해 “올해는 영상으로 무대를 봐야 했지만,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최선을 다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 한편으로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번 예술제를 위해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연습했다는 그는 “어떤 음악을 선택할지 많이 고민했다. 다양한 시도 끝에 요즘 시기에 작은 희망을 줄 수 있는 곡을 선택해 두 달 정도 장소를 가리지 않고 연습했다. 첫째 아이를 등교시키고 연습하고, 설거지하고 연습하고 틈만 나면 계속 연습했다.”고 했다.

예술제를 준비하며 자신의 아이들과 함께 연습한 일화가 기억에 남는다고 소개했다. “연습 중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가 옆에서 같이 따라 했다. 저를 응원하고 옆에서 도와주어 정말 행복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두 아이의 엄마이기에 엄마의 역할을 하며 예술제를 준비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지나고 나니 너무 즐거운 일로 기억된다.”며 힘들었던 준비과정을 언급했다. 자신의 옆에서 매니저처럼, 친자매처럼 도와주었던 친한 언니가 있다며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다음 예술제에도 능력이 닿는 한 계속해서 무대에 서고 싶다는 그는 예술제에 참여하게 될 예비 참가자들에게 “함께 즐기는 예술제가 되도록 우리 함께 힘내길 바란다.”고 했다.

올해 계속해서 수어노래 활동 준비를 하고 있고, 내년에도 좋은 예술제나 수어 행사가 있으면 참여하여 많은 사람과 소통하며 함께 하고 싶다는 정은 씨는 <장애인생활신문> 독자들에게 “하늘의 구름과 땅의 작은 모래 한 톨에도 각자의 역할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며 구독자님들도 저와 같이 행복한 삶을 만들어나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펼쳐 보여줄 기회가 올 땐 놓치지 말고 꼭 잡으시길”

김민주 성심학교 고등2학년 학생회장

 

충주 성심학교 ‘손울림팀’은 이번 예술제에서 무용 동작으로 무대를 꾸몄다. 성심학교 고등2학년 학생회장 김민주 씨는 “코로나로 인해 직접 무대를 보여주지 못하고 영상만 보내야 했던 것이 아쉬웠지만, 올라온 영상을 많은 분들이 봐주어 뿌듯했다고 했다.”

그는 손울림팀의 무대에 대해 “다른 팀에 비해 수화가 적은 편이었지만, 청각장애 학생들이 음악에 맞추어 무용 동작을 다 같이 똑같이 한다는 것에 보람이 있었고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고 자평했다.

손울림팀은 지역사회 공연이나 대회에 적극적으로 참가하는 팀으로, 재작년 인천수어예술제에 참여한 것을 계기로 이번 예술제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한다. 김민주 씨는 “멤버들의 학년이 모두 달라 점심시간에 모여 연습을 하고, 방과 후에 연습을 했다. 전국체전이나 야구부 훈련 등으로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 대부분의 연습은 주말에 학교에 나와서 했다.”며 예술제 준비과정에서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예술제를 준비하며 “아무래도 청각장애인이다 보니 청인과 비교해 정확도가 떨어질 수 있다. 그래도 열심히 연습에 연습을 반복해 노래에 딱 맞게 무용이 끝날 때가 있다. 그럴 때가 가장 뿌듯”했다면서 딱 맞추기가 어려워 계속 반복해서 연습을 많이 하는 것이 힘들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 예술제를 준비하면서 많은 분의 도움을 받았다며, “장경화 선생님, 김은주 선생님께서 안무를 짜주시고, 연습할 때 박자가 맞도록 곁에서 도움을 많이 주셨다. 그리고 교장 수녀님께서는 맛있는 간식을 사주셨다. 모두 감사드린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장애예술인들의 활동이 감소하고 있는 것에 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안타깝다. 하지만 이번 예술제처럼 영상작품 출품으로 방법이 있다는 것이 다행이고, 이 역시 미래를 대비하는 좋은 방법이기도 할 것 같다.”고 답했다.

다음 예술제에도 다른 작품으로 참여하고 싶다는 그는, 다음 예술제 예비 참가자들에게 “열심히 준비하셔서 자신의 재능을 보여드릴 수 있는 기회가 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울림팀은 앞으로도 다른 작품으로 공연 및 대회에 참여할 예정이라며,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펼쳐 보여줄 기회가 올 땐 놓치지 말고 꼭 잡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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