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가 만난 사람) “영유아 단계에서의 교사 역할이 정말 중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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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만난 사람) “영유아 단계에서의 교사 역할이 정말 중요해요”
  • 차미경 기자
  • 승인 2021.08.06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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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 장애인식개선교육 강사

 

현재 우리나라에는 42명의 공식 장애인식개선 강사들이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차별 제거, 장애인의 사회참여와 권리보장 증진을 위한 사회를 조성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기자가 이번에 만난 김현정 강사 역시 보다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이 길에 들어선 42명의 강사 중 한 명이다. 자신이 준비한 수업으로 인해 한 사람만이라도 긍정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한다고 말하는 그녀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차미경 기자

중증장애아이를 양육하면서 블로그에 ‘서연이의 투병일기’를 기록해오던 김현정 강사는 자신과 같은 처지에 있는 가족들에게 응급처치와 음식조리법 등을 공유하면서 얼굴을 알지는 못하지만, 아이들이 건강해진다는 소식에 보람을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장애인식을 변화시키는 일에도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강사의 길로 들어섰다.

김현정 강사는 기업과 학교 등 다양한 교육 이수 기관 중에서도 유독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그녀는 장애가 있는 아이들이 집 밖으로 나와 처음으로 사회생활을 접하는 곳이 이곳인 만큼 교사들의 역할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사실 우리나라의 장애인복지는 ‘요람에서 무덤까지’가 아니라 ‘등급을 받아야만 복지 서비스를 받는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할 거예요. 하지만 또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의 경우 7세 이전에 장애등급을 받는 경우가 드물어요. 엑스레이(X-ray)나 MRI 촬영 등으로 신체나 뇌에 명확한 이상 증거를 찾지 못하면 계속해서 추적관찰만 할 뿐이죠. 그렇다 보니 초기 치료가 절실한 경계선 발달장애나 경증발달장애 아이들의 경우 오히려 치료의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요.”

그녀는 발달장애의 경우 만 4세가 됐음에도 말을 못 하거나 또래 관계가 형성이 안 되고, 질서를 인식하지 못하는가 하면, 상호작용을 잘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는데, 가정 내에서 부모가 이러한 부분을 꼼꼼히 관찰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라며,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에서의 교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육기관 내에서 교사 역할

장애초기 치료에 큰 영향 끼쳐

 

장애인식개선 강사로 활동하고 있지만, 중증장애아이를 가진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김현정 강사는 누구보다 부모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자신의 경험과 주변의 사례를 더 해 전달함으로써 교육 이수자들에게 피부에 와닿는 교육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저도 그 시기의 아이를 키워봤잖아요. 학부모들도 개인마다 회피형과 직면형의 성향을 가지고 있어요. 이미 언어치료실이나, 다른 발달교육을 받고 있음에도 혹시라도 자신의 아이를 편견의 눈으로 볼까 봐 교육기관에 알리지 않는 부모님들도 계시고, 반대로 교사가 먼저 치료와 검사를 권해도 그냥 조금 늦을 뿐이라는 생각으로 받아들이시지 않는 경우도 많고요. 특히 장애란 예민한 부분이기 때문에 교사들이 이상 증후를 관찰하고도 전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수업을 진행할 때 단순히 이러한 모습을 보이면 ‘부모에게 전달한다’와 같이 이론적인 것뿐 아니라, 어떠한 방법으로 전달할지 방법에 관해서도 설명해 드리고 있어요. 그러다 보니 많은 교사분이 실질적으로 도움이 많이 된다고들 말씀하세요.”

 

교사-학부모 신뢰 바탕으로

영유아의 치료내용 공유해야

 

김현정 강사는 장애인식개선 교육은 정보를 얻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바탕으로 실천하는 것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사실 비장애아이들에 대한 교육도 교육기관과 가정이 분리되어서는 제대로 된 효과를 낼 수 없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꼭 학부모들과 소통하라는 말을 강조하고 있어요. 기관 내에서 아이들이 보이는 언어발달이나 행동 특성에 대해 관찰한 후 학부모에게 단순히 ‘아이가 문제가 있어요’라는 접근보다는 ‘아이의 성장발달에 보완과 자질을 키우기 위한 정보를 전달한다는 의미로 학부모님들께 다가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또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외에 다른 치료 교실을 다니고 있다면, 학부모님들도 그곳에서 진행되는 교육과 타 기관의 전문가들이 전달하는 관찰 내용은 물론 집에서 아이들의 특성에 대해 전달함으로써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그녀는 자신도 그랬지만 학부모들은 먼저 마음의 문을 열기가 쉽지 않다고 말하며, 교사들이 먼저 마음을 열고 다가가는 것을 권했다. “부모 다음으로 우리 아이들과 가장 오랜 시간 같이 지내는 분들이잖아요. 나의 관심이 내 눈앞에 있는 아이의 미래를 바꿀 수 있다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관점 바탕으로 수업준비

비장애아-학부모 열린 마음 중요

 

김현정 강사는 앞서도 말했듯이 장애인식개선 교육을 통해 실제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수업 내용을 구상하고 있다. “△장애가 뭐지? △장애아이 어머니들의 요구 △비장애학부모의 컴플레인 △제도적 변화, 이렇게 네 개의 큰 틀을 바탕으로 교육을 진행하고 있어요. 사실 장애에 대한 이해 부족도 크지만 교사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비장애학부모님들에 대한 부분이 많더라고요. 장애를 가진 아이를 케어하느라 혹시 비장애아이들이 제대로 된 교육과 돌봄의 기회를 뺏길까 봐 걱정하시는 부분인 것 같아요. 하지만 수업을 준비하면서 접한 많은 사례와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영유아기 때부터 장애가 있는 아이들과 같은 공간에서 생활한 아이들이 훨씬 배려심도 좋고 정서적으로 안정된다고 나와 있어요. 편견의 시선은 어른들이 갖는 것이지 아이들은 그렇지 않거든요. 그러한 부분을 비장애 아이들의 학부모님들께 말씀드릴 것을 권하고 있어요.”

무엇보다 그녀의 수업이 특별한 이유는 자신의 경험담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그 진정성이 전해지기 때문이다. “제가 아이를 키우면서 보고, 듣고, 느꼈던 것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례를 전하고 있어요. 때로는 말로 설명되지 않는 것들은 관련 영상을 보여드리기도 하고요. 장애를 이해하는 것은 이론적인 정의나 문구로 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결국 사람의 마음에서부터 시작하는 거잖아요. 제 아이가 먹는 것, 수업하는 것, 치료받는 현장을 영상으로 보여드리고, 또 조금씩 성장해 나가는 모습과 이야기를 들으시면 많은 분들이 진심으로 응원하고 조금 더 친근하게 장애를 받아들이는 모습을 보이더라고요.”

그러면서 그녀는 통합교육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전하기도 했다. “아직도 많은 비장애아이 학부모들이 자신들의 아이와 장애아이가 함께 교육을 받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세요. 그러면서 몇몇 부모님들은 ‘장애를 가진 아이는 다른 곳으로 가야 하는 거 아니냐’는 말씀을 하시는 경우도 있고요. 참 그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저 역시 장애아이의 부모로서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아요. 그분들이 말씀하시는 다른 곳은 곧 시설을 뜻하는 건데, 자신과 다르다고 해서, 불편하다고 해서 그들을 세상과 분리해야 한다는 인식은 옮지 않다고 봐요. 장애아이들도 염연히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교육을 받을 권리가 있잖아요. 조금은 더 이타심을 가지고 아이들을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녀는 이어 “장애와 비장애를 나누고 구분 짓는 것에서부터 모든 편견과 차별이 생긴다고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통합교육은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첫 단계라고 생각하고요. 현재 우리나라의 교육환경은 과도기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결국은 천천히 통합의 길로 가게 되겠죠. 그리고 그 과정에서 교사들의 역할은 중요할 수밖에 없고요. 그래서 그 첫 단계가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을 수 있길 바라는 바람으로 항상 수업을 준비하게 되는 것 같아요.”라고 이야기했다.

장애인식개선교육, 1~2번으로 부족

형식적 아닌 구체적 교육 진행돼야

 

인터뷰 내내 어린이집과 유치원 내에서의 장애아이를 위한 교육과 관찰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강조한 김현정 강사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1년에 1~2번 진행되는 의무교육을 좀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치원의 경우 1년에 1번, 어린이집은 2번 의무적으로 교육을 받도록 되어 있어요. 1년 내내 1시간 남짓의 교육으로 어떠한 정보를 전달하고, 그것을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건 사실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해요. 정부가 통합교육을 목표로 교육환경과 제도를 변경하고 있다면 그에 따른 장애인식개선 교육에 대한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녀는 교육의 커리큘럼 역시 ‘장애란 무엇인가?’와 같은 형식적이고 이론적인 것이 아닌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내용으로 꾸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들은 각각의 개성을 가지고 있잖아요. 그런데 그것을 발달장애, 신체장애, 정신장애로 나눠서 이론적인 수업을 한다면 그것이 진정한 교육이 될 수 있을까요? 그렇기 때문에 저는 보다 교육 프로그램이 구체적이고 세분화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장애의 유형별, 그 유형 중에서도 개인과 성별에 따른 특성을 구분해서 사례 중심으로 수업을 해야 현장에서 교사들이 적용할 수 있으니까요. 제가 만나본 선생님들 역시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가장 많이 갖고 계세요. 이런 부분을 해결해 줘야 교사들도 수업을 원활히 진행할 수 있고, 이는 곧 비장애아이 학부모님들 걱정거리도 해결해 줄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김현정 강사는 장애아이를 바라보는 교육의 마인드가 변화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다른 아이들에게 피해를 준다는 것보다, 다른 사람을 도와줌으로써 비장애아이들이 배우고 익힐 수 있는 효과가 더욱 크다는 가치 있는 교육철학을 교사들과 교육기관이 지니길 바라고 있어요. 그리고 장애아이를 둔 어머님들께는 아이의 성장을 위해서라도 아이의 문제를 오픈하고 사회에 도움을 청하라고 말씀드리고 싶고요. 교사와 부모가 현실을 외면할수록 아이들은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계속 잃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주셨으면 좋겠어요.”

누구보다 장애아이와 그 가족의 삶을 잘 알고 있기에, 그녀의 강의에는 항상 이론적인 정보를 뛰어넘는 진심이 담겨있다. 자신의 말 한마디가 어떤 아이에게는 또 다른 세상을 열어주고, 또 다른 교사에게는 장애를 가진 아이를 바라보는 시선을 변화할 수 있게 돕기 때문이다.

그녀의 오늘의 한마디가 당장 세상을 바꿀 수는 없겠지만 작은 변화의 씨앗이 되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장애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갖고, 그로 인해 더 많은 장애인과 가족들이 보다 함께 살기 좋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길 바라며, 응원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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