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서 발달장애 자녀 돌보던 40대 어머니 양육부담에 스스로 목숨 끊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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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서 발달장애 자녀 돌보던 40대 어머니 양육부담에 스스로 목숨 끊어
  • 이재상 기자
  • 승인 2021.05.10 09:18
  • 수정 2021-05-10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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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활동서비스 하루 8시간 보장 등
실효성있는 ‘발달장애국가책임제’ 촉구

최근 충북 청주에서 발달장애 자녀를 돌보던 40대 어머니가 양육 부담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 또다시 발생하자 충북장애인부모연대는 5월 6일 충청북도 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주간활동서비스 하루 8시간 보장 등 실효성 있는 발달장애인 정책을 촉구했다.

충북장애인부모연대에 따르면 충청북도 청주에서 7살 발달장애자녀를 키우던 40대 여성 A씨가 5월 2일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지난 4월 28일 늦은 밤 차를 타고 집을 나선 뒤 실종됐고, 나흘 만에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서에는 자녀를 혼내는 자신을 혐오하고, 자책하는 내용이 담겨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24시간 지원이 필요한 발달장애인에게는 가족 중 최소 1명이 온전히 자신의 일상을 희생해야 하는 등 어려움이 많은데, A씨도 자녀의 양육에 대한 심리적 부담감을 가지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대부분의 서비스가 중단되었고 사회적 돌봄 기능이 가족에게 전가됐으며, 도전적 행동 심화, 신체적․심리적 소진 등의 이유로 지난해 3월과 6월에는 각각 제주도와 광주에서 발달장애자녀와 그 어머니가 차 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으며, 8월과 9월에 연이어 10월에는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아파트 9층 베란다 창문으로 뛰어내려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올해 2월엔 서울 서대문구에서 어머니가 차 안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는 등 지원체계의 미비로 인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의 죽음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2019년 기준, 전국에 등록된 발달장애인은 241,614명으로 전체 장애인구의 약 9.2%를 차지하고 있으며, 이 비율은 2010년 7.0%에서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2019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체 발달장애인의 약 80%는 일상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일정 정도 이상의 지원이 필요하며, 41%는 일상생활 거의 대부분의 영역에서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발달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1:1 일상생활 및 집단적 낮시간 지원서비스 총 급여량의 부족으로 인해, 사실상 발달장애인의 가족이 지원에 대한 책임을 떠안고 있는 상황.

기자회견에서 충북장애인부모연대는 “현재와 같이 발달장애인 지원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가족에게 전가된 상황에서는 이러한 죽음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면서 △중복중증 장애인 돌봄 추가시간 확대·지원 강화 △장애인가족지원 예산 편성 △주간활동서비스 하루 8시간 보장 △발달장애인 주거체험홈 예산 확보 등 실효성 있는 ‘발달장애국가책임제’ 정책을 거듭 촉구했다.

이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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