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인간이 해야 하는 의무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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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는 인간이 해야 하는 의무라고 생각해요”
  • 차미경 기자
  • 승인 2021.03.2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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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영 / 지적장애(중증)

김태영 씨는 지난 3월 3일 국민추천포상을 통해 그간의 봉사와 선행의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중증 지적장애를 가지고 있고, 처음 봉사를 시작한 2009년 이전까지 30여 연간 노숙 생활을 해오던 고단한 삶 속에서도 자신의 편익보단 나눔을 실천하는 데 망설임이 없었던 그를 지난 3월의 끝자락에 만났다.

현재 보증금 240만 원에 월 6만 원의 임대 아파트에 사는 김태영 씨는 기초생활수급자다. 이러한 조건만 들으면 누군가에 도움을 받아야 하는 대상자로 생각되기 쉽지만, 그는 오늘도 다른 누군가에 도움을 주려는 생각으로 머릿속이 가득해 보였다.

“17살 때부터 헌혈을 했었어요. 이유는 단순했죠. 어려운 사람을 돕고 싶다는 마음 하나였어요.”

건강한 청년으로 군에 입대한 김태영 씨는 군에서의 구타와 폭언 등으로 정신병이 생기면서 군 제대 후에는 30여 년 동안 노숙 생활을 해왔다.

건강하지 못한 몸과 마음, 그리고 경제적으로 어려웠지만, 그 기간에도 태영 씨의 봉사에 관한 생각은 한결같았다고 말했다.

그렇게 스스로 2009년 강화도에 있는 푸드뱅크를 찾아가 봉사를 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고, 그때부터 그의 봉사와 함께하는 삶이 시작됐다.

그의 봉사는 마치 ‘아낌없이 주는 나무’와도 같다. 강화군기초푸드뱅크에서 7년간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오던 그는 2015년 신촌세브란스 병원을 찾아 신장기증을 신청하게 된다.

가족에게도 기증하기가 쉽지 않다는 장기 기증을 행동으로 옮긴 그에게 그 이유를 묻자, 이번에도 어려움 사람을 돕고 싶어서라는 간단한 답이 돌아왔다.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으니 제가 가지고 있는 것 중에서 나누는 것이 가장 쉬운 나눔의 방법이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신장을 기증한 분은 8년간 투석을 받으시던 분이었는데, 그분에게는 새로움 삶을 선물한 거잖아요. 얼마나 의미 있는 일이에요.”

이 밖에도 김태영 씨는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인연금으로 받은 돈을 제한 몽골 자녀와 탈북자, 사단법인 복지단체 등에 꾸준히 기부하고 있으며, 독거노인, 결손·결식아동 가정의 방문을 통한 반찬 나눔 및 배분 등의 활동도 이어오고 있다.

또한, 10대 때부터 계속해 오는 헌혈은 물론 사후 시신 기증도 이미 신청해 둔 상태다.

“장기 기증은 물론 헌혈, 그리고 사후 시신 기증을 위해 몸 관리에도 신경 쓰고 있어요. 마라톤도 꾸준히 하고 있고, 몸에 좋지 않은 음식 등은 피하고 있고요.”

김태영씨는 지난 3월 3일 국민추천포상을 통해 그간의 봉사와 선행의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김태영씨는 지난 3월 3일 국민추천포상을 통해 그간의 봉사와 선행의 공로를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넉넉지 않은 생활 속에서도 끊임없이 나눔을 베푸는 힘의 원동력을 묻는 기자에게 김태영 씨는 ‘상대방의 미소와 말 한마디’라고 답했다.

“도시락을 배달했을 때도, 신장을 기증했을 때도 상대방이 ‘감사합니다, 수고가 많으십니다’라고 한마디 해주는 것만으로도 모든 것을 다 보상받는 느낌이에요. 그리고 그 미소를 다시 보고 싶어 봉사를 그만할 수 없는 것 같고요.”

태영 씨는 봉사와 나눔에 대해 ‘인간으로서 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건강한 남성이 군대에 가야 하는 것처럼 나눌 수 있다면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도 당연한 일이라고 말이다.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고도 ‘나중에 여유가 되면 도와야지’라는 마음을 떠올리는 사람은 우리 주변에 너무나도 많다. 기자 역시 그러한 사람 중 한 명이다. 하지만 그것을 실천하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무엇인가가 ‘더’ 생기면 나누는 것이 아닌 지금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누는 ‘진짜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태영 씨의 수줍은 미소가 더욱 환하게 느껴지는 것은 아마도 그가 지닌 나누고자 하는 마음이 누구보다 순수한 진심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건강하고 따뜻한 마음이 많은 곳으로 전파돼, 올해 봄은 그 어느 때 보다 따뜻한 날들이 되길 기대해 본다.

차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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