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등 취약계층과 공공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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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등 취약계층과 공공의료
  • 편집부
  • 승인 2021.02.04 09:06
  • 수정 2021.02.0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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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연/인천광역시의료원장

 

공공의료란 무엇일까요? 쉬운 듯 보이나 설명하기 어려운 말입니다. ‘공공’이란 민간에서 하기는 어렵지만 사회를 유지하는 데 꼭 필요한 일이므로 정부가 수행해야 하는 분야를 일컫습니다. 도로건설, 대기오염, 태풍이나 폭설, 전쟁이나 치안 같이 꼭 필요하지만 큰 돈이 들거나, 개인보다 모두의 이익을 위해 정부가 하는 일이 공공적인 일입니다. 공공성이 필요한 분야를 독점하거나 영리를 위해 쓴다면 어떻게 될까요? 어려운 사람은 더욱 어렵게 되고 결국은 나라를 유지하기 힘들게 될 겁니다. 그래서 국민들은 공공분야를 유지·발전하도록 기꺼이 세금을 내고 잘 쓰이는지 감시를 합니다.

사람은 태어나면 누구나 늙고 병이 듭니다. 건강한 삶은 모두의 소망이며 사회의 유지를 위해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질병을 원해서 걸리는 사람은 없고 스스로 해결하는 것도 어렵기 때문에 가장 공공성이 필요하지요. 공공의료란 우리 사회가 유지·발전하는 데 필수적인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정부가 제공해야 하는 의료를 말합니다.

올해 발표한 OECD 통계에서 우리 국민의 평균 기대수명은 82.7년으로 세계 최고수준입니다. 세계에서 인구당 가장 많은 병상을 가지고 있고, 가장 자주 병원을 이용하며, 가장 오래 입원하는 나라입니다. 하지만 정작 본인이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비율은 32.0%로 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꼴찌 수준입니다. 특히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건강하지 못한 비율이 훨씬 높습니다. 장애인이 병원을 이용하기 또한 너무나 어렵습니다. 발달장애 어린이는 1년을 넘게 기다려야 치료가 가능합니다. 장애친화건강검진기관은 찾아보기 어려워 우리 인천에는 인천의료원 한 군데에 불과합니다. 각종 질병에 더 취약한 장애인을 위한 의료서비스는 세계 10위권 안에 든 국가경제력에 비해 너무나 초라합니다.

공공의료는 지역, 계층, 분야에 관계 없이 국가가 모든 국민에게 필수의료서비스를 형평성 있게 제공하는 것을 말합니다. 장애인 등 의료취약계층이 다른 사람과 같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게 하는 것은 국가의 책무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공공의료를 확대하는 것이 그 해답입니다. 이윤보다 환자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하는 의료, 과도한 검사와 투약, 수술을 권하지 않고 신체적, 경제적, 사회적 조건에 차별받지 않고 필요한 진료를 적정하게 받을 수 있는 의료제도가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 아래의 것이 꼭 필요합니다.

첫째, 주치의제도가 필요합니다. 누구보다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주치의입니다. 언제든 만날 수 있고, 찾아와 주고, 병이 나면 치료 방안을 마련해 주는 내 주치의가 필요합니다.

둘째, 동네에서 포괄적인 건강서비스를 하는 통합돌봄서비스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건강관리는 내가 사는 지역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입니다.

셋째, 큰 병이 생길 때를 대비해 공공병원의 수와 규모를 늘려야 합니다. 응급, 외상, 중증질환 등 필수의료를 제때 할 수 있고 과잉진료나 과소진료가 아닌 적정진료를 제공할 수 있는 큰 공공병원을 많이 세워야 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이란 단지 질병이나 병약함이 없는 상태만을 의미하지 않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좋은, 완전한 상태”라고 하였습니다. 코로나19로 건강과 경제와 생활 모두가 위협받고 있는 이때 어느 누구라도 병에 걸리거나 취약계층이 될 수 있습니다. 장애인 등 취약계층은 물론 모든 국민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고, 내 병으로 인해 가족이 어려워지지 않는 사회를 위해 공공의료의 확충과 강화는 바로 지금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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