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With) 코로나와 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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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With) 코로나와 장애인
  • 김귀득 /인천광역시장애인재활협회 사무총장
  • 승인 2021.01.21 10:35
  • 수정 2021-01-21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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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넘이와 해돋이의 설렘과 기대감으로 부풀어 있을 연말연시에 긴장감으로 한산해진 신축년 새해 분위기는 여느 때보다 씁쓸한 마음을 금할 수 없게 한다.

2019년 12월 중국 후베이성에서 호흡기 질환(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 환자가 첫 보고 된 이후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한 팬데믹 선언까지 이루어지고, 코로나가 발생한 지 어느덧 1년이 넘어서 3차 유행 조짐이 보이고 있는 지금 장애가 없는 사람들도 힘들고 답답한데 코로나19 상황을 인지하기 어려운 장애인들게는 이 순간순간이 얼마나 힘들고 고생스러울까 하는 생각이 먼저 앞선다.

처음에는 마스크 착용하는 것조차 불편하고 어색했던 코로나19가 단기간 내 종식이 어렵다는 여러 전문가의 의견이 있는 가운데 비대면, 언택트를 의미하는 포스트(Post) 코로나에 이은 위드(With) 코로나로 ‘코로나와 함께’ 지내야 하는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

국가위기 상황일수록 약자들의 고통에 대한 목소리를 내는 데는 더욱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고 그 고통의 상황 또한 상상하기도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동에 제한을 두고 사회적 거리 두기와 원격수업, 재택근무, 비대면 사업 등으로 감염자 예방에 대한 각종 대책을 쏟아 내고 있지만, 장애인은 장애라는 특수성 때문에 예방수칙을 이행하거나 감염으로부터 위험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보조인의 도움이 필요하다. 또한, 코로나로 인하여 모든 사람들이 어려움을 겪어도 세상의 일은 철저하게 비장애인을 위주로 예방대책이 세워지고 약자들을 위한 예방시스템이나 대안은 눈에 띄지 않는 것 또한 현실이다. 하루에 수백 명씩 감염되는 날이 연일 이어지는 코로나19 감염 상황에서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장애인들을 위한 대안책이 필요하다

본 협회는 2020년 4월 20일 제40회 장애인의 날 행사 추진 선정 기관으로서 장애인식개선과 장애인을 주제로 한 여러 행사를 준비하였으나, 코로나로 인하여 순연되었다가 결국 올해 장애인의 날 행사를 치르지 못하고 사업비를 반납하는 상황이 되었다. 장애인에 대한 국민의 인식과 이해를 널리 알리고 장애인 재활에 대한 의욕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장애인 관련 행사는 최소한의 조건 속에서라도 진행이 되어야 하는 것이 장애인에 대한 작은 배려이다.

사회적 거리 두기에 참여하기 위해서 많은 장애인 이용시설이 패쇄 또는 장기간 휴원 상태이며 이로 인하여 근로장애인들의 수입마저 위태롭게 되었고, 맞벌이 장애가정들은 양육부담의 공백이 발생하여 복지서비스가 중단하게 되는 상황도 간과할 수 없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하여 집에 머물고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불규칙적인 생활패턴과 정서적 불안정으로 인하여 비장애인보다 장애인들의 힘든 시간이 더 염려되는 것 또한 현실이다.

컴퓨터나 스마트 기기를 활용하여 감염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비대면 소통이 일반화 되고 있으나 스마트 기기를 다루는 데 일상적이지 못한 발달장애인과 중증장애인 그리고 시각장애인들에게 별도의 대책이 마련되지 않으면 역차별적으로 소외 받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수화로 대화해야 하는 청각장애인들에게는 손 모양과 입 모양으로 대화가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 또한 마스크 착용의 의무화로 인하여 소통의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으며, 마스크 미착용으로 인한 과태료 부과는 청각장애인에게 또 다른 차별적인 제도 모순이 아닐까 싶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심리적 불안과 고립감이 더해지면서 나타난 ‘코로나 블루’ 현상은 우리 모두가 함께 극복해야 할 과제이며, 포스트(Post) 코로나에서 위드(With) 코로나로 더불어 함께 사는 세상에서 사회적 약자라서 차별 받고 취약계층이어서 소외 받는 일이 없도록 모두의 지혜가 필요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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