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내할 수 없는 안내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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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할 수 없는 안내견들
  • 배재민 기자
  • 승인 2020.12.04 09: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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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 중국의 시각장애인은 약 1,700만 명임에도 불구하고 전문 훈련을 마친 안내견은 200마리뿐이라는 CNN의 기사가 화제가 되었다. 이는 시각장애인 8만5000명당 한 마리 꼴이라며 기사는 안내견이 중국내 자이언트 판다보다 더 희귀한 수준이라고 비꼬았다.

CNN이 중국의 시각장애인 안내견에 대한 뉴스를 게재함과 비슷한 시기에 각종 커뮤니티 사이트에 한국의 어느 식당에서 촬영된 안내견의 모습이 회자됐다. 식당 주인이 “동물은 안됩니다.”라고 말하자마자 안내견의 몸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문밖으로 향하던 영상이었다. 며칠 전, 롯데마트가 훈련 중인 안내견의 출입을 거부해 큰 비판을 받았다. 롯데 측은 바로 다음 날 사과문을 게시했지만, 일각에선 불매운동의 목소리까지 나오는 등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몇 달 전, 김예지 의원이 안내견 조이와 TVN 토크프로그램 ‘유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해 안내견에 대한 기본 정보들을 설명했다. 당시 시청률은 2.7%로 양호했으며 해당 출연 씬의 유튜브 조회수는 19만6000회를 기록했다.

이제 길거리 곳곳에서 안내견은 어디든 출입할 수 있다는 스티커가 부착된 가게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그렇다면 왜, 아직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내견의 정당한 출입을 거부하는 가게들이 많은 걸까. 인터넷 글들 댓글에는 수백 수천 개의 비판 리플들이 달렸지만 그 중, 해당 글을 읽기 전까지 이에 대해 무지했던 사람들의 비율은 몇이었을까.

몇 년 전, 스치는 인연으로 만났던 시각장애인분은 안내견과 같이 다니면 들어갈 수 있는 건물이 별로 없다고 털어놓았다. 안내견이 있어서 식당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안내견이 부족한 중국의 상황과, 안내견이 있어도 출입 불가능한 한국의 상황이랑 무엇이 다른가. 안내하고 싶어도 안내할 수 없는 안내견은 아이러니하다.

국민이 가진 안내견에 대한 기본 상식은 한국 내 자이언트 판다보다 희귀한 수준은 아닐까. 그나마 다행히(?)도, 이번 롯데마트의 안내견 출입 거부사태는 큰 기삿거리가 되었다. 그만큼 많은 국민들이 안내견은 어디든 출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이번 계기로 안내견을 거부하는 업장은 없었으면 한다.

배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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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a kueon 2020-12-10 12:11:56
안내견이 있어서 식당에 들어가지 못한다면 안내견이 부족한 중국의 상황과, 안내견이 있어도 출입 불가능한 한국의 상황이랑 무엇이 다른가. 안내하고 싶어도 안내할 수 없는 안내견은 아이러니하다
좋은 지적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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