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와의 교섭에 임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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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와의 교섭에 임하며…
  • 이인호 위원장/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
  • 승인 2020.11.06 09:27
  • 수정 2020-11-06 09: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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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장애인교원노동조합(이하 장교조)이 출범한 지 벌써 1년이 훌쩍 지났습니다. 장애인교사들은 지난 십수 년간 각자의 교육현장에서 자신의 권리를 지켜내기 위해 외로운 싸움을 벌여야만 했습니다. 다수가 아닌 소수의 삶은 그리 녹록지 않았습니다. 많이 울고 또 스스로를 다독여가며 교사의 소임을 다해 왔습니다. 우리 장교조는 장애인교원의 눈물을 머금고 태어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출범 이후 장교조는 정말 열심히 달려 왔습니다. 각 시도 교육청 소속 장애인교사들의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해 왔고, 교육현안에 대한 장교조의 목소리를 꾸준히 사회와 언론에 전달하였습니다. 장애인교사들의 업무 접근성을 위해 교육부 및 관계기관과 정책팀을 꾸려 웹접근성 개선사업을 벌이고 있으며, 타 교원노조와의 연대 활동도 활발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현재 교육부와 진행하고 있는 교섭의 과정은 장교조가 추진하고 있는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입니다. 노조의 생명은 교섭입니다. 일반 노동자들의 노조도 교섭을 통해 노동자의 권리 향상을 도모합니다. 교원노조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 장교조 또한 교육부와의 교섭을 통해 장애인교사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복지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그간의 교섭 추진 과정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출범 두 달 만인 지난해 9월에 우리 장교조는 교육부에 최초 교섭을 요구했습니다. 이후 50일간의 사전협의 과정을 거쳐 12월에 ‘정당한 편의 제공’ 조항이 들어간 사전교섭 합의서를 체결하였습니다. 이 합의서에는 교섭 과정에 있어서 문자통역 및 수어통역 제공, 물리적 접근성 고려, 점자 혹은 확대문서 등의 편의 제공과 같은 교육부의 전향적인 입장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올해 2월에는 몇 달에 걸쳐 장교조의 모든 선생님들을 만나 만들어 낸 교섭요구안을 교육부에 전달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해 본교섭은 계속 연기되었습니다. 교육부와 장교조 모두 코로나19로 인해 만남을 이어가기가 힘든 상황이었고, 그 와중에도 여러 가지 교육현안이 발생하였기 때문입니다.

결국 8월이 되어서야 장교조와 교육부의 본교섭 개회식이 이루어지게 되었습니다. 본교섭은 두 단체가 만나서 실질적인 교섭 시작을 공표하는 자리입니다. 교육부에서는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을 비롯하여 다수의 교육 인사들이 배석하였고, 많은 기자들도 참석하여 열띤 취재를 해 주었습니다. 우리 장교조 측에서도 위원장인 저와 여러 선생님들이 참석하여 본교섭을 대하는 장애인교사들의 염원을 전달하였습니다. 본교섭 이후 현재는 실무교섭을 진행 중이며, 테이블에 마주 보고 앉아서 협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아마도 내년 상반기 이후가 되어서야 실무교섭이 마무리되고, 마지막 조인식도 이루어질 것입니다.

교섭의 과정은 지난하고 힘든 싸움의 연속입니다. 장교조는 장애인교사의 권리 신장을 위해 물러설 수 없으며, 교육부도 나름의 이유로 장교조의 모든 요구를 들어주지 않습니다. 교섭은 전쟁이 아니지만, 전쟁처럼 치열하게 전개됩니다. 각자의 주장을 고수해 내기 위해 법과 판례를 뒤지고, 여러 가지 교섭 타결의 사례들을 연구합니다. 상대방의 예상되는 논리를 추측하고 그에 대한 반박 의견을 준비하며, 우리의 주장을 거부하지 못할 근거를 찾기 위해 수차례의 토론을 거듭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교섭은 다소 힘들고 지루한 과정의 연속입니다. 그러나 장교조의 존재 이유는 명확합니다. 우리 장교조는 지치지 않을 것이며, 장애인교사의 행복한 교직생활을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여 교섭에 임할 것입니다.

끝으로, 모든 것을 수확하는 추수의 계절처럼, 우리 장교조와 교육부의 교섭도 풍성한 열매로 가득하기를 기도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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