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사회복지 활동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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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사회복지 활동가들
  • 김해영/장애가족단체 해피링크 이사, 김해영커넥트(주)
  • 승인 2020.10.23 09:24
  • 수정 2020-10-23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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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개발’ 하면 떠오르는 것이 무엇일까? 일반적으로 외국, 가난한 나라, 의료와 교육 개발, 아프리카 등을 들 수 있다. 낭만적인 것도 있다. 외국에서 살아보기, 가난한 아이를 도와서 학교 보내기, 외국어를 사용하면서 일하기, 어느 멋진 바다에서 휴식 취하기 등. 국제개발에 관심 있다면, 유엔, 코이카, 월드프랜즈, 엔지오 등 몇 군데의 기관명 정도는 떠올릴 수 있다. 국제개발 현장에서 깊이 일한 전문가들은 직접 일해 보았던 나라, 같이 일했던 사람들, 고생하면서 개발한 사업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를 것이다.

이 세상에 대한 이해는 각자가 습득한 다양한 지식과 경험으로 확대되어 간다고 보면, 국제개발에 대한 이해도 각자의 경험과 지식의 범위 내에서 조금씩 나아가고 있을 것이다. 이 칼럼은 국제개발 현장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에 대한 것으로 국제개발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필자는 ‘국제사회복지사’란 직업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국제사회복지개발을 전공한 것 위에다 아프리카권에서 약 22년간 사회복지와 관련한 일들을 한 경력이 있다. 필자의 경우, 처음부터 사회복지사로 교육받고 외국으로 나간 것은 아니다. 1990년 초, 해외 봉사의 기회가 생겨 기술을 가르치러 간 것이 국제사회복지개발 현장에 들어선 계기다. 처음 나간 국가, 남부 아프리카의 보츠와나에서 14년을 보내고, 이후 미국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했다. 이때쯤이 국제사회복지사로서의 역량이 마련된 시기라고 본다. 2012년 다시 아프리카 동부, 케냐로 가서 본격적인 국제개발 현장에서 복지개발 사업을 했다.

사회복지사가 되는 첫 번째 단추가 자원봉사 활동이다. 착한 일을 하고 어려운 친구를 돕고, 이웃의 일에 조금 더 신경 쓰다 보니, 직업을 정할 때, ‘어려운 사람을 돕는’ 직업으로 사회복지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더 효과적이고 전문성을 갖추어 일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있다. 여기서 한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사회복지사의 직업적 전문성 개발이다. 직업적 전문성은 모든 직업인에게 해당하는 것이기도 하다. 교육기관을 통한 전문적 교과과정 이수, 자격증 취득, 전문기관에서의 경력 등이 종합적으로 더해지면서 한 사람의 전문사회복지사로 성장하는 것이다. 한국은 1982년부터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발급하고 있다. 2019년 7월 기준으로 사회복지사 자격증 취득자는 백만 명이 넘었다. 자료를 살펴보면, 그중 약 절반 정도가 공공 및 민간에서 일하고 있고, 나머지는 자격증만 취득한 채 일할 기회를 엿보고 있다.

국제개발 현장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자들, 어떻게 해외로 나갔을까? 필자가 알고 있는 경우를 예로 들어 본다. 사회복지 공무원으로 일하던 S 씨는 잠시 해외 자원봉사를 다녀왔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 기관의 요청으로 엔지오 직원으로 영입되어 국제개발 현장에 들어섰다. 복지관의 장을 역임하던 T 씨도 해외 국가의 지부장을 맡으면서 국제사회복지 현장에 들어섰다. 국제개발 현장에는 다양한 교육과 전공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사회복지를 전공한 사람들이야말로 가장 적합한 현장이 아닐까 한다. 한국에서 하던 일의 연장으로 해당 국가에서 사회복지사의 일을 하는 것이다. 해외로 나가려고 하면 겁이 나기도 한다. 해외=외국어라는 부담감이다. 위에 언급한 S 씨와 T 씨의 경우, 현장에서 언어를 익히면서 일하면서 적응했다. 물론 사전에 언어적 역량과 해외 무대에서 일할 수 있는 국제적 역량을 갖추면 더 좋을 것이다.

필자는 민간단체와 공동으로 국제사회복지 활동가 강좌를 올해 하반기에 열고 있다. 주 1회, 총 12강의 이 강좌는 국제개발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활동가, 혹은 가까운 미래에 국제개발 현장에서 일하고 싶은 활동가들이 수강하고 있다. 국제사회복지사의 정체성, 현장가 이야기, 다종교와 다문화 이해, 국제사회복지 이슈, 국제평화와 인권, 국제협력개발과 ODA, 언어역량 강화, 프로젝트 기획역량 강화, 글로벌 리더십 등의 주제로 진행하고 있다. 수강생 중에 3명의 청각장애를 가진 활동가들이 포함되어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화상으로 개강한 이 강좌는 청각장애인의 접근성이 문제가 되지 않았다. 서울시에서 지원하는 문자통역서비스가 쉐어타이핑으로 지원이 되고, 이 서비스는 에이유디 사회적협동조합을 비롯한 서울시, 시립서대문농아인복지관, 청각장애인학습지원센터에서 함께 지원해서 진행하기 때문이다.

문자통역서비스라는 프로그램을 처음 접해 본 필자가 당장에 한 생각은 이 프로그램을 아프리카로 가져가야겠다는 것이었다. 한국에는 잘 발전된 복지프로그램과 전문성을 갖춘 사회복지 콘텐츠와 네트워크가 있다. 이러한 콘텐츠를 바탕으로 사회복지사들의 미래가 국제사회복지개발 현장에서 꽃피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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