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신장장애인들의 변화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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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신장장애인들의 변화된 삶
  • 이영정 사무총장/한국신장장애인협회
  • 승인 2020.10.23 09:15
  • 수정 2020-10-23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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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2월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들 가운데 신장장애인들의 생활 어려움과 문제점, 그리고 대응 방안에 대해 사례별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첫 번째, 신장장애인 자가격리자, 의심환자, 자가격리 가족인 신장장애인, 해외에서 입국하는 신장장애인들의 격리투석병원이 마련되어 있지 않아 투석 받지 못함에 대한 불안감을 호소했다.

 

사례1(국내자가격리)

2020.03.09. 성남에 거주하는 여성신장장애인 A 씨는 성남00병원 진료를 갔다 보건소 자가격리 통보를 받고 자가격리가 됐다. A 씨는 자가격리 통보를 받고 다음날 투석을 하려고 자신이 다니는 병원에 연락을 취했으나 투석병원으로부터 3주 이후 투석이 가능하다는 통보를 받고, 투석을 받지 못했다. 이후 여성신장장애인 A 씨는 성남보건소에 자신의 처지를 알리고 투석을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아 달라고 의뢰했다. 성남보건소에서는 성남지역 투석실(인공신장실)에 연락을 취했으나 전부 거절당해 마지막으로 성남00병원과 이야기해 화요일 야간 투석을 진행했다. 이후 성남00병원 스케줄에 따라 투석시간을 조정해 투석을 받았지만 결국 A 씨는 자가격리 해제 하루 전(2020.03.19.)에 투석을 끝내고 지혈 중 갑자기 심정지가 와서 사망했다.

 

사례2(해외 입국 자가격리)

남아메리카 니카라과에 거주하는 B 씨는 한 달 전 갑자기 쓰러져 긴급투석(카테터 삽입술)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2020년 10월 24일 새벽 4~8시에 투석을 받고 10월 27일 5시경 한국에 입국할 예정이다. 10월 16일 B 씨의 보호자(여동생)는 관할 보건소에 자가격리 투석병원을 알아보기 위해 연락을 했으나, 관할 보건소에서는 그 지역 인공신장실(투석병원) 리스트를 주며 개인이 격리투석병원을 알아봐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격리투석병원을 알아보기 위해 리스트에 있는 인공신장실에 연락했으나. 격리투석이 불가능하다고 연락을 받아 다시 관할 보건소에 연락해 격리투석병원을 찾는 것이 어렵다고 이야기했으나, 관할 보건소에서는 자가격리병원은 개인이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만 반복해서 들었다고 한다. 10월 16일 본 협회(한국신장장애인협회)에 보호자가 연락을 취해 왔으며, 본 협회에서 관할 보건소에 연락해 현재 서울지역에서는 00의료원에서 해외 입국자들의 격리투석이 가능하며 카테터 삽입술을 받은 자로 개인병원에서 투석이 불가함으로 00의료원에게 협의해 격리투석 일정을 잡아 줄 것을 요청했다.

10월 20일 00의료원에서 회의를 거친 결과 코로나19 검사 후 음성이 나온다는 가정 하에 28일 17시부터 격리투석을 진행하도록 결정됐다고 한다. 자가격리 투석병원은 확보했으나 2주의 격리기간 동안 주3회(왕복 12회)의 이동수단이 확보되지 않아 방역택시(1회 8만 원, 12회 96만 원)를 이용하거나 별도의 방법을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코로나19 대응지침(인공신장실용)에 의거 의심환자 발생 시 대응방법으로 원칙적으로 혈액투석이 가능한 국가 지정 입원병상 또는 음압병상이 있는 병원으로 이송과 이송수단을 결정해 이송 조치한다. 장애인재난대응매뉴얼 중 감염병 예방관리 및 필수 의료지원 강화에 의거 투석환자인 경우 격리자 시차투석, 요일지정 투석 등 마련이라고 명시돼 있으나 전국 지자체에서 격리투석병원이 마련돼 있지 않아 집에서 대기하다 위급상황으로 긴급투석에 들어가거나 해외에서 입국하는 신장장애인들은 개인이 격리투석병원을 알아봐야 하는 현실이다.

현재 한국은 격리투석이 가능한 병원을 찾는 것이 광장히 어려우며, 격리투석병원을 국가에서 지정해 안전하게 투석할 수 있도록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

사례 1, 2와 같이 코로나19로 인해 자가격리되는 신장장애인들이 안전하게 투석을 받을 수 있는 격리투석병원이 마련돼야 한다.

두 번째, 신장장애인 특성을 고려한 응급이송수단이 없다.

 

사례3

2020년 2월 27일 서울 은평구 00종합병원에서 코로나19 발생으로 병원 전체 폐쇄로 00종합병원에서 투석을 받던 신장장애인 160여 명은 인근 투석병원으로 전원을 희망했으나 인근 투석병원마다 14일 이후 가능하다고 이야기했다. 결국 신장장애인 160여 명은 코로나19 발생 00종합병원에서 투석을 받아야 했다.

서울시에 거주하는 신장장애인들은 대다수 이동수단으로 장애인콜택시, 시각장애인이동지원센터, 바우처 택시 등을 이용하고 있었다. 문제는 00종합병원 감염이 발생되자 그 지역으로 운행을 꺼려했으며, 그 이유는 운전자들이 코로나19 감염의 위험 때문이었다.

이로 인해 신장장애인들, 특히 고령 신장장애인들이 교통약자 이동차량을 이용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남성 신장장애인에 비해 마땅한 이동수단을 가지고 있지 않은 신장장애인은 정해진 투석일정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많은 사람들과 접촉할 수밖에 없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대다수 신장장애인들은 병원으로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이동수단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외부인과의 접촉으로 감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대중교통 이용을 꺼리고 있다. 장애인들이 만족할 수 있는 신장장애인 응급이동 서비스 제도가 필요하다.

얼마 전에 월드가이드에서 본 기사의 내용이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코로나19 환자 가운데 신부전증질환자가 급증하고 있다’는 보도와 예일대 앨런클리거 박사 인용 ‘코로나19 환자들 가운데 20~40%가 신장기능장애로 고통을 겪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 통계로 보면 신장장애인은 2019년 기준 장애등록률이 9만2천여 명이며, 만성신부전환자의 수가 2017년 20만6000명이 넘어서고 있으며 신장장애인은 41%(약 3만8천여 명)을 차지하고 있다.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신장장애인들에 대해 지원체계가 많이 부족하다. 투석병원 및 의료진 수급부족, 신장장애인 응급이동지원서비스 체계 미흡, 코로나블루-심리치료 지원 필요, 신장장애인 조혈제 수가 상향조정, 신장장애인 재판정 문제, 신장장애인 고용지원서비스부족, 신장장애인 출산지원 체계 등 지원체계 마련이 필요하다. 또한 신장장애인들의 복지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며 지속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연구진과 신장장애인 복지서비스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코로나19 예방으로 고생하신 투석병원 의료진과 모든 의료진들의 노고에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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