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를 추모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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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 베이더 긴즈버그를 추모하며
  • 배재민 기자
  • 승인 2020.09.2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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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8일, 미국 연방대법관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의 사망 소식이 보도되었다. 우리나라도 아닌 지구 반대편의 연방대법관의 사망이 뭐가 그리 중요하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루스의 판결은 세계 인권운동가들의 지침이었으며 지향점이었다.

루스는 그를 다룬 다큐멘터리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 나는 반대한다’(2018년 개봉), 극 영화 ‘세상을 바꾼 변호인’(2019년 개봉)을 통해 한국에서도 유명해졌다. 다만 영화는 루스의 남녀평등에 관한 판결들을 주로 조명해 다른 판결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는 남녀평등을 넘어서 모든 종류의 소수자들과 차별을 위한 변론과 판결을 내렸다. 특히 장애인에 대한 그의 판결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다. 루스와 늘 대립각을 세웠던 트럼프 대통령마저 추모사에서 “긴즈버그 대법관은 동료나 다른 관점에 대해 불쾌해 하지 않고도 반대 의견을 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람이며 그는 여성과 장애인의 권리 확보에 공헌했다.”고 말하며 조기 게양을 지시할 정도였다.

루스가 1999년, “국가가 불필요하게 장애인을 시설에 격리하는 것은 차별이며 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권리를 보장하라”고 선고한 옴스테드 판결은 오하이오주의 시설 중심 장애인정책이 지역사회 중심의 서비스로 전환하는 데 큰 역할을 하며 미국의 탈시설 자립운동에 전환점을 가져다 주었다. 이어 옴스테드 판결문은 한국에도 번역되어 우리나라의 탈시설 운동가들 또한 한국에서 적용해 볼 만한 명판결이라는 평을 내리며 그 파급력을 보여주었다.

루스는 죽기 직전까지도 “은퇴에는 관심 없다.”고 말하며 대법관의 자리를 지켰다. 그는 죽을 때까지 소수자들을 위해 싸웠다. 트럼프는 루스의 후임으로 발탁될 대법관은 여성이 될 것이라 말했으나 지금까지 루스가 보여주고 행동한 소수자들을 위한 의식과 투쟁들을 계승하게 될지 추측은 할 수 있으나 확신할 수 없다. 하지만 루스가 내린 판결들과 그의 모습들은 시간이 지나서도 수많은 인권운동가의 지침으로 생명력을 이어나갈 것이다. 

 

배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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