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인지적 정책’ 도입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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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 인지적 정책’ 도입 서둘러야
  • 임우진 국장
  • 승인 2020.09.11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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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가 정책 수립과정과 시행에 장애인의 동등한 참여를 보장함으로써 의도하지 않은 차별을 사전에 방지하는 제도인 ‘장애 인지적 정책 조례’를 전국 최초로 제정했다. 이 조례안에 따라 춘천시는 모든 정책을 입안할 때 장애 인지적 정책을 의무적으로 반영해야 된다. 춘천시가 주관하고 춘천시민이 참여하는 모든 행사와 교육, 공청회, 박람회 등 제반 분야에 장애 인지적 정책이 적용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시의 각종 행사 시 행사장 내 이동 편의, 장애인 화장실 제공, 장애인 참여 프로그램 구성, 장애체험 부스 운영 등의 설치 여부를 미리 시 장애인복지 부서와 협의해야 한다. 이 조례를 통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상생하는 인식개선은 물론 장애인의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되기를 기대한다.

장애 인지적 정책을 얘기하려면 먼저 장애 인지적 관점의 개념부터 알아야 한다. 장애 인지적 관점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정책수립과 집행 과정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에게 미치는 효과를 고려해 자원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에게 평등하게 쓰이도록 배분구조와 규칙을 변화시키기 위한 관점을 말한다. 이는 장애인정책은 물론 제반 정책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평등성이 어느 정도 적용되는지를 파악하고, 평등을 보다 강화하는 정책수립을 가능케 한다는 점에서 꼭 필요하다. 모든 정책이 장애인에게 의도하지 않은 불평등을 초래하지 않도록 장애인과 비장애인에게 미치는 정책의 효과성을 평가하는 장애영향 분석평가를 통해 예산이 평등하게 편성되도록 배분구조를 변화시켜야 한다.

우리나라는 2006년 10월 제정된 국가재정법 제26조(성인지 예산서의 작성) ①항에 따라 예산이 여성과 남성에게 미칠 영향을 미리 분석한 보고서(성인지/性認知예산서)를 작성해야 하고, 2010년 예산안부터 예산안 국회 제출시 첨부해 제출하도록 규정(동법 제34조)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장애인개발원을 비롯해 장애계는 수년 전부터 국가 예산 수립에 ‘성인지 예산’ 개념을 장애인 예산과 결부시킨 ‘장애 인지적 예산제도’ 도입을 요구해 왔다. 국가가 예산을 수립하면서 그 예산 집행이 장애인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장애인에게 적절한 혜택이 돌아가도록 배정하자는 주장이다. ‘장애 인지적 예산’ 원칙을 적용해 장애인이 배제되지 않도록 예산 집행에서 장애인의 영향 평가를 하는 것은 타당하다 하겠다.

이미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도 장애 인지적 관점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빈곤 해결을 위해 필수적으로 논의돼야 할 국제개발에 ‘장애포괄적 개발협력’과 ‘장애주류화’란 용어를 써 왔다. 2012년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사회개발 의제에서의 장애주류화’ 회의에서 새천년개발목표(MDGs) 달성을 위해서는 장애인의 빈곤문제 해결이 우선시돼야 하며 장애를 국제개발의 이슈로 간주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8월 국회 소통관 수어통역 시행 후 기자회견에서 “‘장애 인지적 감수성’은 장애를 불행한 것 또는 극복해야 할 것으로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불평등’의 문제에서 인식하는 것에서 시작해야 한다.”며 “장애포괄적 국회로 거듭나야” 함을 주장했다. 국가 차원에서 ‘장애 인지적 정책’ 도입을 서둘러야 할 때다.

 

임우진 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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